본문 바로가기

IT/IT일반

SXSW, '행사 기간 중 드론은 금지!'


 드론 기술이 대중화하면서 주요 행사장의 모습을 일반인들도 항공에서 촬영하는 모습을 많이 볼 수 있습니다. 행사장 전경, 모인 사람들, 주변의 분위기까지 한 번에 담아내기 좋기 때문이죠. 그러나 드론의 수가 늘어나고, 행사장을 까맣게 채우게 되는 걸 반기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을 겁니다.
 


SXSW, '행사 기간 중 드론은 금지!'
 
 SXSW(South by Southwest)는 매년 봄, 텍사스 주 오스틴에서 개최하는 음악, 영화, 인터랙티브 컨퍼런스 입니다. 그래서 대부분 내용이 가수나 영화인들로 채워지지만, 인터넷과 소셜 미디어의 발달, 인간과 기술의 상호작용이 중요한 가치를 지니게 되면서 SXSW는 기술 업계에서도 주목받는 행사로 매년 거듭나고 있습니다. 대신 부작용이 생겼죠.
 
 


 SXSW 측은 공식 채널을 통해서 '엄격한 드론 정책을 펼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드론 조종에 사용하는 전파 및 주파수가 혼잡한 행사를 방해하여 안전한 운영을 보장할 수 없다.'는 것이 SXSW의 설명으로 특정 지역에서는 드론을 이용할 수 없다는 게 정책의 골자입니다.
 
 이어 드론이 공공의 안전에 위험을 초래할 수 있으므로 혼잡하거나 공공장소에서 드론을 이용하면 오스틴 경찰에 압류되거나 사용자는 벌금 또는 체포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그러니 용감하지 않다면 SXSW 기간에 드론을 띄우는 것 자체를 해선 안 된다는 겁니다.
 
 SXSW가 이런 정책을 내세운 건 당연한 순서입니다. SXSW는 실내뿐만 아니라 야외 행사도 많고, 최근 기술 업계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관련한 섹션을 관람하기 위한 관람객이 늘면서 드론 사용 비중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증가세로 보면 올해는 더 심해질 것을 염두에 두니 드론을 금지하는 정책이 나오는 게 이상한 일은 아니죠.
 
 


 미국 내 드론 관련 제도 마련은 큰 관심사입니다. 미국 연방 항공국(Federal Aviation Administration ; FAA)은 지난달에 조종사가 있는 드론에 대한 새로운 규제안을 제시했으며, 이는 기존 규제보다 약해진 것으로 본래 취미 수준의 드론 비행은 허용되었으나 상용 드론에 대한 규제보다 자유로웠기에 논란된 부분인데, 이를 약화하여 수준을 비슷하게 함으로써 항공 촬영 등이 자유로워졌습니다.
 
 그럼에도 SXSW의 조치는 안전에 대한 보장을 위해서 드론을 전면 거부하고 나선 것입니다. 체포나 벌금까지 경고하면서 말입니다.
 
 오스틴시가 SXSW와 제휴하고 있는 것도 있지만, 이것이 드론 규제안과 관련지어 보자는 것보단 SXSW처럼 제재하는 상황이 규제안과 별개로 대단히 자연스러운 것이 되리라는 겁니다. 오스틴 경찰청장 오스틴의 지역 방송인 KEYE와의 인터뷰에서 '텍사스 사람들은 드론을 싫어한다.'면서 '누군가 드론을 조작한다는 전화가 오는 순간 몰수 대상이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것은 박차를 가하고 있는 규제안과 별개로 드론에 대한 인식 개선이 쉽지 않고, 드론의 수가 늘어날수록 SXSW처럼 드론을 규제하는 방안도 늘어날 것이라는 얘기입니다. 텍사스가 개인정보보호법에 따라서 드론 감시에 대한 법안을 유지하고 있긴 하지만, 가령 유명 관광지에 일반 촬영만 아니라 드론 금지 구역이 늘어나거나 아파트 등 인구가 밀집하고, 사생활 공간에 대한 금지도 늘어날 테죠.
 
 고로 FAA의 규제안이 마련되더라도 실질적인 효과가 있을지 모른다는 쪽으로 해석하는 게 가능합니다. 예를 들어서 아마존의 드론 배송이 가능해졌으나 특정한 주거 지역에서 드론 이용이 금지된다면 배송지까지 드론은 도달할 수 없습니다. 피자 배달을 준비 중인 도미노 피자도 배송 가능 지역까지 드론을 띄우고, 다시 사람이 받아서 배달하는 곳까지 걸어가야 할지 모릅니다.
 
 단순히 행사 안전 차원의 드론 금지라기에는 SXSW의 조치가 얘기하는 건 꽤 크죠.
 
 


 당장은 SXSW에서 하늘에 떠 있는 드론을 만날 수 없다는 것이며, SXSW는 특별한 상황이라면 허용할 수 있다고 밝혔으나 쉽진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주최 측의 드론이라면 모를까요.
 
 SXSW의 이런 빠른 조치도 재미있지만, 그만큼 드론이 해결해야 할 문제가 법적인 것만 아니라 인식에 대한 매우 인간적이고, 근본적인 문제라는 점을 규제안 마련에서도 얘기할 수 있어야 하는 게 아닐까 싶습니다.
 
 그건 비단 미국만의 이야기는 아니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