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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IT일반

MWC 2015, 저가 스마트폰이 강세임을 증명하다


 올해 MWC 2015에서 스마트폰은 자투리와 같았습니다. 삼성이 차세대 플래그쉽 모델을 내놓긴 했으나 주목할 곳은 웨어러블, 네트워크 기술, 그리고 커넥티드 카에 몰려있었죠. 스마트폰 시장이 고착화하면서 새로운 먹거리를 찾기에 당연할 수 있으나 여전히 스마트폰이 주요 산업이라는 게 변하지 않았음에도 관심에서 밀린 건 중요한 부분입니다.
 


MWC 2015, 저가 스마트폰이 강세임을 증명하다
 
 ABI 리서치의 보고서를 보면 2014년 1분기 아이폰의 평균 판매 가격은 687달러였지만,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은 254달러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리고 샤오미의 평균 가격은 220달러로 안드로이드 평균보다 낮았죠. 재미있는 건 샤오미의 평균 가격은 내려가지 않고 낮은 상태인데, 안드로이드는 고가 시장이 거의 전멸하면서 평균 가격이 계속 낮아졌고, 254달러까지 내려앉았다는 점입니다.
 
 


 ABI 리서치의 보고서에 대해서 '샤오미는 본래 저가 시장을 노렸고, 안드로이드 전체 시장에서 저가 브랜드가 늘면서 비율상 평균 가격이 내려간 것 아닌가?'라고 생각할 수는 있습니다. 전혀 아니라고 할 순 없다는 것이죠. 다만 샤오미를 자료에 포함한 건 최근 샤오미의 성적 탓이 아닙니다.
 
 ABI 리서치는 4분기 2억 6,000만 대의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을 출하했고, 이전 분기보다 5% 감소했다고 발표했습니다. 반면 변종 안드로이드 제품의 출하량은 8,500만 대로 이전 분기보다 1% 감소했는데, 그건 감소 폭을 유지할 때 출하량의 격차가 줄어들 가능성을 말합니다.
 
 변종 안드로이드는 구글 인증을 받지 않은 오픈소스 자체의 안드로이드로 구글 서비스를 탑재하지 않고 있는데, 샤오미가 대표격이니 ABI 리서치는 보고서에 따로 포함한 것이죠. 기존 시장에서는 경쟁력을 가지기 어려웠던 변종 안드로이드가 중국과 인도 등 신흥 시장에서 저렴한 가격으로 급성장하면서 자체적인 경쟁력을 가지고, 기존 업체들이 신흥 시장에 대응해야 하는 시기가 오자 안드로이드 제품의 평균 가격이 점점 더 낮아지기 시작한 겁니다.
 
 여기서 갤럭시 S6와 갤럭시 S6 엣지의 역할은 매우 중요했습니다. 공고해지는 저가 시장에서 고가 제품으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느냐, 없느냐의 문제였으니까요. 그러나 저가 스마트폰이 강세라는 점까지 바꾸긴 어려워 보입니다.
 
 


 MWC 2015에서 스마트폰은 뒷전이었고, 갤럭시 S6가 가장 주목받은 제품이 되긴 했으나 스마트폰이 전혀 없진 않았습니다. 오히려 과도기였던 스마트폰 동향과 다르게 일관적이라는 것이 스마트폰 동향을 더욱 뚜렷하게 했고, 올해 스마트폰 시장을 파악하기에 적절한 행사가 되었다고 봅니다. 되레 웨어러블이나 커넥티드 카 등은 동향을 파악하기보다는 얼마나 발전했는가였죠.
 
 레노버는 스마트폰 '바이브샷(Vibe Shot)'과 'A7000'를 공개했습니다. 바이브샷은 특이한 디자인이 눈길을 끌었으나 349달러라는 저렴한 가격이 더 중요했습니다. 가격이 제품을 쉽게 선택할 수 있게 했으니까요. 그리고 A7000의 가격은 170달러로 책정했습니다. 그렇다고 사양이 기존 저가 스마트폰처럼 떨어지는 것도 아니고, 안드로이드 생태계를 그대로 포함했다는 점에서 부담이 적은 제품입니다.
 
 그러나 핵심은 안드로이드가 아닙니다. 레노버처럼 저가 안드로이드 제품도 많긴 했습니다. 에이서나 소니도 제품을 가격을 낮추는 데 집중한 모습이었죠.
 
 블랙베리는 5인치의 저가 스마트폰인 '리프(Leap)'를 발표했습니다. 스냅드래곤 S4 Plus 듀얼코어, 2GB 메모리, 16GB 저장공간, 800만 화소 카메라 등 애매한 사양이지만, 가격은 275달러입니다. 그렇지 않아도 블랙베리에 회의적인 소비자라면 사양에서도 고개를 흔들겠으나 블랙베리가 리프를 내놓을 수 있는 건 여전히 인도네시아 등의 시장에서 파이를 유지해야 하는 탓입니다. 블랙베리의 인도네시아 점유율은 떨어지고 있지만, 한때 50% 가까운 점유율을 기록한 만큼 중요한 시장이고, 북미나 유럽 외 전력할 제품이 꾸준해야 하는 건 당연하죠.
 
 마이크로소프트도 MWC 2015에서 저가 윈도폰을 선보였습니다. 루미아 640XL는 3G 버전이 210달러, LTE 버전이 240달러에 출시할 예정입니다. 모질라는 체리모바일이 내놓은 '에이스(Ace)'를 공개했는데, 이 제품의 가격은 25달러로 매우 극단적입니다.
 
 여기까지만 보더라도 스마트폰 동향이 기능이나 플랫폼이 아닌 가격으로 완전히 넘어갔음을 알 수 있습니다. 물론 이전에도 여러 플랫폼 제품이 한 번에 공개되긴 했었지만, 전략이 가격으로 같았던 적은 없었으니까요. 달리 말하면 가격이 플랫폼에 끼치는 영향이 예전보다 커졌고, 그만큼 가격과 일부 특화한 기능이 스마트폰을 이끌 실마리가 될지 지켜봐야겠습니다.
 
 


 이 밖에 변종 안드로이드를 탑재한 스마트폰도 눈여겨봐야 하는 데, 안드로이드 출하량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하긴 어렵지만, 안드로이드 점유율에서 변종 안드로이드가 차지하는 비중이 느는 만큼 플랫폼 경쟁보다 가격 경쟁으로 심화할 가능성이 큰 탓입니다.
 
 그래서 구글이 '안드로이드 원(Android One)을 내놓은 것이겠으나 가격이 플랫폼을 유지하는 핵심이 되었다는 점은 전체 스마트폰에 영향을 줄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