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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IT일반

네이버 폴라, 생존 방법을 얘기하진 않았다


 새로운 소셜 미디어 서비스는 지금도 계속 등장하고 있습니다. 광고가 없음을 표방한 '엘로(Ello)'나 콘텐츠를 전염병처럼 주변으로 확산하는 '플레이그(Plag)'는 간단한 아이디어로 주목받았죠. 하지만 아이디어만으로 성장이 쉬운 건 아닙니다. 이미 강자들이 시장을 지배하고 있으니까요.
 


네이버 폴라, 생존 방법을 얘기하진 않았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엘로나 플레이그가 기존 소셜 미디어와 다른 차별적인 모습으로 사용자를 끌어들이고 있다는 점이며, 기존 서비스와 차별화했다는 것이 병행해서 사용할 여지를 만듭니다. 꽉 막힌 시장에서 신규 서비스들이 찾고 있는 전형적인 활로입니다.
 
 


 네이버는 관심사 SNS라는 '폴라(Pholar)'를 출시했습니다. 사진과 동영상을 공유할 수 있는 이 서비스는 해시태그를 중심으로 콘텐츠를 모으고, 시간에 따라서 주목받는 해시 태그를 전면에 내세워서 다양한 콘텐츠를 둘러볼 수 있게 했습니다.
 
 23가지의 사진 필터와 13가지의 동영상 필터를 제공하고, 위치 정보를 입력하여 촬영한 곳을 표시할 수 있습니다. 5장 이상 사진이 모인 해시태그는 자동으로 하나의 앨범에 들어가며, 해당 해시태그가 인기를 얻으면 전면에 올라갈 가능성이 커집니다. 즉, 해시태그를 어떻게 활용하느냐가 관심 분야를 늘리고, 폴라로 제대로 소통하는 방법이라고 할 수 있겠죠.
 
 이렇게 보면 우리는 다른 서비스 하나를 떠올릴 수 있습니다. 인스타그램입니다. 이미 한 달 동안 진행한 베타테스트에서부터 '인스타그램과 비슷하다.'라는 의견이 지배적이었고, 정식 서비스를 시작한 뒤로도 인스타그램의 그림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여태 다른 비슷한 서비스들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문제는 폴라가 비슷한 것 외 어떤 서비스임을 제대로 얘기하지 않았다는 데 있습니다.
 
 


 '관심사 SNS라고 했잖아?'
 
 다른 서비스와 비교하자면 가장 비슷하다는 인스타그램의 첫 출발은 '모바일에 맞춰 쉽게 촬영하고, 몇 가지 필터만으로 사진을 보정하여 공유하는 것'이 전부였습니다. 인터페이스나 기능에 차이는 있으나 관심사를 공유한다는 점에서 핀터레스트를 보더라도 핀터레스트의 첫 출발은 자체적인 콘텐츠가 아니라 '다른 웹 사이트에서 본 정보를 핀터레스트로 끌고 오는 것'이었습니다.
 
 이를 토대로 콘텐츠가 쌓이다 보니 인스타그램은 해시태그를 도입하여 검색에 용이하도록 하여 관심 있는 분야의 사진을 찾을 수 있도록 했고, 핀터레스트는 카테고리를 늘리면서 각 보드가 특징을 가질 수 있도록 했습니다. 덕분에 자체적인 콘텐츠도 계속 증가했죠. 단지 인스타그램이나 핀터레스트가 처음 등장한 시점에서 간단히 내세웠던 핵심은 당시 다른 서비스에서 찾을 수 없던 것입니다.
 
 페이스북이나 트위터는 계속 인기였고, 두 서비스에도 사진을 올릴 수 있기에 사진만 올리는 서비스가 성공하리라는 쉽게 생각할 수 없었습니다. 또한, 인스타그램은 처음에는 많은 기능을 넣고자 계획했었지만, 나중에 기능을 줄이면서 사진을 간단히 보정하여 공유하는 핵심을 내세우게 되었으며, 핀터레스트는 오직 새로운 인터페이스 디자인이 상황을 바꿔 줄 것이라 믿었습니다. 그리고 그런 핵심은 적중했죠.
 
 반면, 폴라는 '관심사를 공유할 수 있다.'를 핵심으로 내세웠습니다. 이는 '관심사만 공유할 수 있다.'라거나 '관심사를 공유할 수 있다.'라거나 너무 범위가 넓습니다. 사실 어떤 소셜 미디어도 관심사를 기반에 둔 게시물이 증가하는 건 당연합니다. 당장 페이스북의 사용자가 어떤 페이지나 그룹에 가입했는지만 보더라도 공유하는 게시물이 특정 관심사에 집중했음을 파악할 수 있죠.
 
 해시태그를 전면에 내세운 걸 차별화라고 주장하는 듯하지만, 이는 콘텐츠를 보는 사람의 시선만 대변할 뿐 소셜 미디어의 주체가 될 작성자가 왜 관심사를 공유해야 하는지에 대한 목적성을 제대로 전달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앞서 상기한 두 서비스가 '사람들이 콘텐츠를 어떻게 공유하고, 전달하는가'에 중점을 두면서 이후 해시태그 기능을 추가하거나 인터페이스를 보조적으로 활용했다면, 폴라는 여타 소셜 미디어의 콘텐츠 공유와 별반 다를 것 없이 구성했으면서 보여주는 방식에 이미 있던 요소의 위치를 바꾸는 것만으로 정체성을 얘기하고자 합니다.
 
 그리니 여타 서비스보다 더욱 인스타그램의 느낌이 많이 나고, 인스타그램 사용자가 폴라를 이용해야 할, 혹은 병행할 이유를 남기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초기 목표는 다른 사진 기반 소셜 미디어를 이용하지 않는 사용자가 되겠으나 이미 그런 서비스에 관심을 두지 않았던 사용자를 다른 서비스의 요소 위치를 바꿨다고 꿰어낼 만큼 쉬웠다면 여전히 소셜 미디어 시장에 새로 진입하는 업체들이 기존 서비스들과 다른 차별화를 고민하는데 힘을 들일 필요도 없을 겁니다.
 
 


 '결국, 인스타그램과 비슷하다는 소리 아닌가?'
 
 맞습니다. 단지 인스타그램과 비슷한 것이 왜 문제인가 하는 얘기이며, 크게 봤을 때 사용자가 폴라를 이용해야 하는 것보다 네이버가 폴라를 서비스한 목적성이 무엇인가를 느끼기 어렵다는 데 있습니다. 서비스가 큰 차별성을 두지 않고 있는데, 이것으로 네이버가 어떤 득을 보려는 것인지 말한 건 없다는 거죠.
 
 그것은 지난해 서비스를 종료한 미투데이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돈을 벌 방법에 대한 것이라기보다 폴라가 계속 어떤 서비스로 거듭할 수 있겠다는 게 아닌 인스타그램이나 핀터레스트의 발길을 그대로 따라가는 것처럼 보이기에 그것이 폴라의 지속 가능성을 의심하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