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패드용 한글이 4월 중 출시 될 것이라고 합니다.
한글과 컴퓨터는 어제 기자간담회를 열고 2012년의 목표와 전략을 내비치며 아이패드용 한글을 공개했습니다. 아이패드로 '.hwp' 수정 할 수 있게 된 것은 기쁘지만 꼭 그렇지만도 않은 것 같습니다.
한글과 컴퓨터는 어제 기자간담회를 열고 2012년의 목표와 전략을 내비치며 아이패드용 한글을 공개했습니다. 아이패드로 '.hwp' 수정 할 수 있게 된 것은 기쁘지만 꼭 그렇지만도 않은 것 같습니다.
아이패드용 '한글'이 씁쓸한 이유
아이패드용 '한글'은 PC버전인 '한글2010SE’의 편집 기능의 90% 구현하였다고 합니다. 텍스트입력부터 표나 이미지 삽입은 기본이고 효과를 주고 문서 설정을 간편하게 직관적으로 할 수 있도록 제작되었다는 것이 한글과 컴퓨터(이하 한컴)의 설명입니다.
강력한 문서도구이며, 국산 소프트웨어라는 점에 있어서 아이패드용 출시는 굉장히 반갑습니다. 뷰어만 제공되어 오류 등을 수정하는데 있어 빠르게 아이패드를 이용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기존의 한글파일을 편집하지 못했던 불편함을 해소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왜 '불편함'이죠?
.hwp
'한글'은 '.hwp'라는 포맷을 사용합니다. 포토샵의 '.psd' 같은 수정이 가능한 포맷이죠. 그리고 우리나라에서는 이 '.hwp'를 마구잡이로 사용합니다.
필자는 주로 맥을 사용합니다. 그런데 정부 기관의 공문서를 다운로드 받아 읽을때는 난감했습니다. 죄다 '.hwp'였기 때문입니다. 그것도 한글뷰어가 생기면서 편해졌습니다. 하지만 '참가양식'이나 '서류작성'까지도 대부분 '.hwp'를 사용합니다. 이걸 어떻게 작성 해야하죠? 비단 맥의 문제만은 아닙니다. 윈도우 사용자에게 있어서도 한글의 구입을 강요하는 것인가요? 혹 불법다운로드를 부추긴건 아닌가요? '.doc'만이라고 같이 제공을 한다면 덜 불편하겠지만, 완전히 폐쇄적인 'hwp'만을 강요하는 것은 정말 웃긴 일입니다.
대학생들도 그렇습니다. 대부분의 학교들이 과제물을 '.hwp'를 요구합니다. PDF가 산업표준으로 자리잡은 마당에, 어떤 것으로도 작성가능한 뷰어용 포맷인 PDF가 있는데도 왜 '.hwp'로 제출을 해야하는 걸까요? 학생들의 과제를 수정하기 위해서 '.hwp'를 사용하라고 하는 것일까요?
원래 '.hwp'가 뷰어목적으로 사용되지 않는 것은 아닙니다. 애시당초 한컴이 '.hwp'의 코드를 공개하지 않았고, 이 문서형식은 한글로만 사용을 할 수 있었습니다. 뒤늦게 몇몇 도구들이 '.hwp'를 사용할 수 있도록 했지만 제대로 문서를 불러오진 못했습니다. 한글은 대부분 한국에서 사용되어지고 있으며, '.hwp'도 한국에서만 사용을 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문서 포맷으로써 완전히 아웃사이더가 되었습니다. 결국에는 작성을 위한 포맷으로만 사용되어지게 된거죠.
이런식으로 강요 아닌 강요가 지속되다보니 한국에서는 한글을 사용하는 것이 당연시 되고 문서도구의 표준인냥 되버렸습니다. 초기 한글의 경우에는 제대로 한국어를 지원하는 문서도구도 없었고, 기능마저도 차별적이였기에 한컴의 한글은 단비같은 존재였습니다. 완벽히 한국어를 입력하는데 적합한 문서도구였고, 기능도 막강했습니다. 한글을 사용하는 것은 당연했습니다. 하지만 시대가 변했습니다. 한국어를 완벽히 지원하고 더 막강한 기능들을 가진 문서도구는 많습니다. 그렇다면 시장경쟁을 통해 한글이 살아남아야하는 것이고, 폐쇄적인 '.hwp' 사용의 강요가 이뤄져서는 안됩니다.
아이패드용 한글
맥용 알집을 보는 것 같습니다.
분명 맥용 알집은 필요한 것이였습니다. 따로 유틸리티 등의 압축을 해제할 일이 없는 맥이지만 간혹 이미지 등을 .egg로 받아야하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필자는 외주로 디자인컨셉을 '.egg'로 받은 적도 있습니다.) 이것을 풀려면 맥에도 알집이 필요했고 등장했습니다. 그런데 애초에 '.egg'로 압축을 하지 않으면 그만입니다. 하지만 알집을 많이 사용하게 되면서 우리나라에서는 '.egg' 또한 필수사항인듯이 사용되고 있습니다.
한글도 마찬가지입니다. 아이패드용 한글은 필요합니다. 왜냐면 한국에서는 정부기관부터 기업이나 재단들도 전부 한글을 사용하고 공모전이나 서류 작성도 '.hwp'로 해야합니다. 그렇다면 필요합니다. 하지만 '.hwp'를 사용할 이유가 크게 없는데, '단지 PDF로 제출하라는 한마디'면 굳이 한글을 사용하지 않고 다양한 문서도구를 사용할 수 있음에도 '.hwp'를 요구합니다.
한글은 분명 좋은 문서도구입니다. 맥용 한글을 왜 안만들어주냐고 하지만 일각에서는 맥용 한글이 나와서는 안된다는 의견도 많습니다. 만약 '맥 사용자가 늘어나는데 '.hwp'만을 강요하면 한글이 없는 맥은 작성이 불가능해지니까 'hwp'로 제출하라는 관습이 사라지고 다양한 문서도구를 사용하도록 해주지 않을까'해서 입니다. 꿈같은 이야기지만 가능하다면 맥유저뿐 아니라 우분투 사용자들도 반길 수 있는 일입니다. 그렇게되면 정당하게 한글이 시장에서 평가를 받을 수 있을 것입니다.
갈라파고스
IT강국이라 불리던 한국은 점점 세계시장에서 추락을 하고 있습니다. 그것은 한국 안에서만의 갈라파고스화가 가장 큰 문제였습니다. 어찌보면 스마트폰의 보급과 트위터, 페이스북의 사용 확대 등으로 어느정도 해소되었지만, 세계 시장에서 한국이 얼마나 축소되고 있는지를 절실히 보여줬습니다. 그리고 세계 시장에 발맞추기 위한 가장 큰 과제로써 세계적 표준을 받아들이고 그것을 쫓아간뒤 넘어서고 주도할 수 있는 영향력을 키워야한다는 것입니다.
한글은 뛰어난 소프트웨어지만 한국은 이의 사용을 관습처럼 강요하고 있고, 세계 시장에서의 경쟁을 피하고 있습니다. 당연히 한국의 IT 경쟁력은 점점 도태되어가는 것이죠. 한글만 보면 확대해석이라고 할 수 있지만 이런 갈라파고스적 문제는 여기저기서 나타납니다. 싸이월드의 경우만 보더라도 얼마나 고립되어 있었는지 알 수 있었습니다. 마치 일본의 IT시장을 보는 듯하니 말이죠. 정부 기관에서만이라도 '.hwp'뿐 아니라 '.doc'나 '.pages' 같은 다양한 문서 형식을 제공해줘야 이런 문제가 해결 될 것이고, 한국이 세계 시장과 발을 맞출 수 있습니다.
현재 한국의 실정에 따라 한글이 아이패드용으로 나온 것은 환영합니다. 하지만 갈라파고스화 되어가는 한국의 IT시장을 또 돌아보게 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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