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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PLE/APPLE Geek Bible

애플의 정체성, 'Mac is Mac'

 '애플은 어떤 기업일까요?'라는 질문에 대부분의 사람들은 '혁신적인 기업', '선두주자', '디자인이 좋은 회사'라거나 '독종'이라고 말할 것입니다. 필자에게 이런 질문이 들어온다면 이렇게 대답할 것입니다.

 '몽상의 기업'






애플의 정체성, 'Mac is Mac'


 '몽상의 기업'이 꿈같은 기업이라거나 환상적인 기업이라는 것은 아닙니다. 애플의 정체성이 어찌보면 꿈에서나 생각하거나 혹은 애초 많은 사람들이 실현 가능성을 염두해두지 않는 것을 현실적으로 만들려고 하기 때문입니다.

 놀라운 제품을 실현시키는 것을 말하냐고요? 그렇지 않습니다. 애플의 정체성은 'Mac is Mac'에 있습니다.




Mac + PC





 애플 사이트에서 아이튠즈를 다운로드 받으려고 하면 이런 다운로드 페이지에서 이런 이미지를 볼 수 있습니다. 'Mac과 PC용'으로 나뉘어져있죠. 맥은 애플의 맥이고, PC는 윈도우를 의미합니다. 그런데 이 문구에는 모순이 있죠. 맥은 PC가 아니라는 걸까요?


 애플은 맥은 맥으로만 불리길 원합니다. 다른 제품과는 분리 된 자신들만의 카테고리를 만드는 것에 집중하죠. 애플이 원하는 것은 자신들의 제품이 시장의 타 제픔들과 다르게 보이는 겁니다. 그렇기 때문에 'Mac + Windows'가 아니라 'Mac + PC'라고 싸잡아서 얘기하죠. 맥이 다른 PC들과는 특별하다는 걸 강조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것은 꽤나 성공했어요. 대부분의 맥 사용자들은 다른 PC군과 맥을 구분해서 명명하거나 그렇게 인식하고 있습니다. 아이팟이나 아이폰이나 아이패드도 마찬가지죠.


 애플의 정체성 거기에 있습니다.




정체성




 예전에 미국에 살던 친구를 통해 재미있는 이야기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자기 지인이 카페에서 있었던 일을 들려준 것이라고 하더군요.


 '내가 카페에 들어서서 가방에 있는 노트북을 꺼내려다 주위를 둘러봤어. 나말고 6명이 있었는데 죄다 사과더라고. 그래서 난 내 가방에 있는 델 노트북을 다시 밀어넣었어. 그리고 그냥 앉아있다 나왔지.'


 친구는 이 얘길하더니 저보고 그랬어요. '역시 맥빠는 안돼!' 전 물었습니다.

 '그 사람은 델 제품을 사용하고 있었다는데 왜 맥빠냐?'

 '맥을 특별하게 생각한다는 것 자체가 비정상적이고 맥빠라는거야.'


 이 일화를 통해 맥이 아니면 안된다고 말하고 싶은게 아닙니다. 저 사람이 델 제품이 허접해서 밀어넣은 것이 아니라 맥과 다르다는 것에서 혼자 소외감을 느낀 것입니다.  어처구니 없는 이야기지만 인식 자체가 그렇게 되어 있었다는 겁니다.

 애플은 이런 부분을 계속해서 소비자에게 강조하고 소비자에게 있어 애플 제품을 특별한 것으로 만들려고 합니다. 그 덕분에 다른 제품을 쓰는 사람들은 '맥 PC와 윈도우 PC를 쓰는 사람'으로 구분하지만 애플 사용자는 '맥을 쓰는 사람과 맥을 쓰지 않는 사람'으로 구분하는 탓으로 서로 맞질 않습니다.


 그건 애플의 정체성이고, 소비자에도 영향을 준 부분입니다. 그래서 애플을 좋아하는 사람과 애플에 반감을 가지는 사람이 존재를 하는 것이죠. 너무 정체성이 뚜렷하고 독종처럼 보이니 말입니다. 다만, 그걸 가능하게 하는 것은 굉장히 어려운 일이며 애플은 해냈습니다. 필자가 애플을 몽상의 기업이라고 얘기하는 그 때문입니다.


 팀 쿡은 D10컨퍼런스에서 처음 애플에 입사할 당시에 대해 이렇게 말합니다.


 '제가 당시에 본 것은 애플의 제품이 아닙니다. 애플의 소비자였어요. 그들은 애플에 대해 마음에 들지 않는 점이 있으면 그 불만을 표시하면서도 계속 애플 제품을 구입해서 사용한다는 것이였죠. 만약 HP컴팩의 제품이 마음에 들지 않는 점이 있다면 델 제품을 살 것이고, 델 제품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IBM 제품을 구입할 것입니다. 하지만 애플 사용자는 특별해요.'


 애플 제품이 마땅한 대체가 없고, 맥은 맥이기 때문에 HP, 델, IBM을 사용하는 사용자들과 공존하지 않는 물과 기름처럼 분리 된 시장을 애플은 가지고 있습니다. 그건 분명 애플입장에서도 원하고 있는 바이고 그를 위한 제품을 만들고 있음도 분명합니다. 다른 회사들과 다른 제품을 만들 것을 고민하죠. 딱히 규격도 없습니다. (선구자라는 뜻은 아닙니다. 예를 들어 소니가 씬 노트북을 만들기 위해 오래전부터 선구자적 역활을 해왔지만, 애플은 맥북 에어를 내놓죠. 그렇다고 해서 맥북에어가 소니를 닮기 위해 만든 것으로 보여지진 않습니다. 그러나 젠북은 맥북에어를 아주 많이 닮아있죠.)




소송




 필자는 현재 벌이고 있는 애플의 소송도 이런 맥락에 의한 것이라고 생각하곤 합니다. 무슨 말인가 하면 아이폰이 스마트폰의 창조적 입장은 분명히 아닙니다. 그 전에 노키아도 RIM도 팜도 스마트폰을 만들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모두 쿼티키보드를 장착하거나 스타일러스펜을 지니고 있는 등 지금의 스마트폰과는 달라있었습니다.

 거기 떨어진 것이 아이폰이고, 애플은 분명 아이폰이 새로운 자신들의 카테고리라고 얘기하고 싶었나봅니다. 결국 이후에 나온 풀터치 스마트폰 자체가 자신들의 정체성을 베낀 제품이라고 판단하고 소송을 걸기 시작한 것이죠. '기존처럼 쿼티키보드나 달고 스타일러스펜이나 장착해서 예전 모습으로 우리랑 싸워!'라는 어리광인건지도 모릅니다. 그런 부분에서 보면 애플의 소송이 어느정도 이해가 가긴 합니다.


 물론 그들의 소송 방식 자체는 마음에 들진 않지만...


 누군가는 이를 독점하기 위해서라고 말하기도 하지만 애플의 점유율을 생각하면 웃긴 것이고, 애초 애플이 1위도 아니거니와 그렇게 될 수도 없습니다. 그리고 애플 소비자들도 그걸 알고 있어요. 만약 1위를 하고 싶었다면 제품 라인을 늘리고 미니 패드니 미니 아이폰이니 수두룩한 라인업으로 팬심을 자극했어야 합니다.

 독자적인 시장 안에서 PC지만 PC가 아닌 맥과 스마트폰이지만 스마트폰이 아닌 아이폰을 가지고 새로운 카테고리 영역에서 다르게 가려는게 애플이 하고 싶은 것이고 하고 있는 것들 입니다. 오히려 그랬기 때문에 팬 덤이 생겼다고 생각합니. 라인업을 수두룩하게 했다면 HP나 델의 입장이 되었을지도 모릅니다.


 이게 올바른지 아닌지는 필자는 잘 모르겠습니다. 다만, 애플만의 정체성과 특별함이 있다는 것은 인정합니다. 이런 정체성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애플이 어떤 제품을 만들지에 대한 기대감이 나오는 것이고 좋은 제품을 만들 수 있는 역량을 발휘 할 수 있는 것이라고도 인정합니다.


 그리고 경쟁사가 애플을 꺾기 위해서는 애플의 카테고리에 들어갈 것이 아니라 다른 카테고리에서 애플의 역량을 어떻게 꺾을 수 있을지를 반대로도 생각해볼 수 있어야할 것입니다. 애플의 정체성을 무너뜨리지 않는 이상 애플 사용자는 또 애플 제품을 구입할테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