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유아 어린이들의 스마트폰 중독이 문제라고 얘기하지만, 이런 사실을 우리는 금새 망각하나봅니다. 아마 주머니에서 가장 아이를 달래기 쉬운 물건이 스마트폰이기 때문인가봅니다. 꺼내서 주기만 하면 알아서 잘하니까요. 혹시 우리 아이가 영재가 아닐까 착각할 정도입니다.
하지만 반대로 아이를 망칠 수 있는 가장 쉬운 물건이라는 점을 절대 놓쳐서는 안됩니다.
스마트폰을 아이 달래기용으로 절대 사용해선 안된다
필자가 이 글을 쓰고 있는 이유는 어제 끔찍한 장면을 보았기 때문입니다. 뭐가 끔찍하냐 할 수 있겠지만 필자에겐 글로 옮겨 적어야 할만큼 심각한 모습이었습니다.
길거리를 걷고 있었는데 아이는 울고 있고 엄마는 울지마라며 애를 데려가고 있었는데, 아이가 우는 이유가 스마트폰을 뺏아갔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엄마는 길에서 휴대폰을 사용하면 안된다며 아이의 엉덩이를 때렸는데 더 크게 울고 사람들이 쳐다보자 울음을 그치게 해야했는지 스마트폰을 쥐어줬습니다. 아이가 길바닥에 앉더니 화면을 들여다 보는겁니다. 필자는 거길 지나가는 중이였는데 엄마가 스마트폰을 쥔 아이를 안고 필자와 지나쳐 갔습니다.
심각성
'스마트폰 이전에는 아이의 TV 중독 문제도 있었고, 컴퓨터 중독 문제도 있었는데 그것이 뭐가 문제인건가. 단지 대상이 스마트폰으로 넘어갔을 뿐이다.'
필자가 끔찍했던 것은 그 상황이 아니라 지나쳤을 때 봤던 방금까지 울고 있던 아이의 표정이였습니다. 해맑게 순수해야 할 아이의 얼굴은 좋은 패를 얻은 겜블러의 미소였습니다. 그걸 보면서 '저 아이 엄마는 이런 상황이 얼마나 괴로울까?'라는 생각을 했는데, 그러면서도 어쩔 수 없이 스마트폰으로 아이를 달래야 하는 상황에 대해서 곰곰히 생각해봤습니다.
TV 중독이나 스마트폰 중독이나 비슷하지 않은가? 그런데 아이들을 달랬 때 흔히 상상하는 '딸랑이 중독'은 들어 본적이 없습니다. 그리고 생각해봤습니다. 스마트폰 중독이 TV 중독보다 더 문제가 있을까? TV를 들고 다닐 순 없는 노릇이고, 딸랑이의 대용품이 스마트폰이라면 여태까지 없었던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이동성이 가미 된 '모바일 중독'이라는 영역이 생긴 것인데 이게 TV와 비교가 될 문제인가가 제 결론이였습니다.
그렇다면 이 영유아 스마트폰 중독은 굉장히 심각한 문제가 아닌가. 왜? 언제 어디서든을 표방한 모바일 중독이니까.
스마트폰
스마트폰을 아이에게 쥐어주면서 착각하는 것이 있는데, 의외로 얘가 어려움 없이 잘 사용하는 것처럼 보인다는 겁니다. 알아서 앱도 실행하고, 게임을 즐기기도 하고 말이죠. 아이의 천재성이 스마트폰을 통해 나타나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아이는 처음에는 그냥 화면에 보이는 것을 누를 뿐입니다. 그리고 눌렀을 때 일어나는 반응을 계속해서 기억합니다. 그 기억 된 사고를 바탕으로 스마트폰을 동작하기 시작하는데, 그건 이해를 통한 행동이 아니라 반복적인 기억을 통한 행동이라는 겁니다. 그게 뭐가 문제인가. 스마트폰이라는 하나의 매개체에서 습득할 수 있는 반복 기억은 매우 많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아이가 흥미를 가지고 계속 반복적인 학습을 하다보니 거기에 중독이 되는 것이죠. 아이가 천재라서가 아닙니다.
결정적으로 스마트폰을 사용하기 위한 반복 기억은 다른 행동을 발달시키는데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칩니다. 스마트폰이 없다면 다른걸 붙자고 스마트폰과 같은 효과를 보려할테니까요. 왜냐하면 자신이 얻은 반복적 기억이 스마트폰에 집중되어 있기 때문이죠.
그것은 아이가 스마트폰을 이해할 수 있는 단계가 아니라는 것과 어째서 심각한 중독성을 낳는지를 증명하는 것입니다. 딸랑이에게서 얻을 수 있는 반복 기억은 흔드는 것 밖에 없지만, 스마트폰은 거의 무한적이기 때문에 흥미를 잃을 수가 없고 흥미를 잃을 수 없다면 중독성만 악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합니다. 결국 다른 학습적인 걸 할 수가 없는 것이죠.
아이가 스마트폰에 빠져서 Thomas Suarez처럼 12살에 개발자로 활동 할 수 있을꺼라는 믿음이 있다면 스마트폰을 쥐어주면 됩니다. 그게 진짜 천재니까요.
교육용
스마트폰의 중독이 부정적이라고만 얘기했는데, 필자는 스마트폰의 부정적인면만 우려로 나타나는 것이 매우 안타깝습니다.
가만히 생각해봅시다. 아이에게 책을 주면 아이가 알아서 책을 읽을까요? 누구하나 옆에 붙어서 읽어줘야 합니다. 아이가 혼자서 그림을 보면서 좋아할 수 있다고 합시다. 그런데 책을 집어던져 흉기로 사용할 수도 있는 일입니다. 아이에게 있어선 어떤 물건이든 아이가 혼자서 터득해서 올바르게 행한다는게 가능한가요?
스마트폰을 교육용으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적어도 교육용 앱을 부모가 아이와 함께 사용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림 보이고 음악 나오는 걸 보고 듣게 놔두면 책을 흉기로 인식해버리듯 단순한 반복 기억을 통한 중독만 불러올 뿐 아무런 교육 효과를 나타낼 수 없습니다. 교육용 앱은 교육에 함께 사용하기 위한 앱이지 부모 대신 교육을 시켜주는 앱이 아닙니다.
아이에게 스마트폰을 맡기고 계신 부모라면 정말 가만히 생각해봅시다. 아이가 스마트폰을 만질 때 같이 봐주고 있는지, 아니면 스마트폰을 쥐게 놔두고 친구랑 수다 떨고 있진 않은지 말입니다.
달래기용
노르웨이에서는 벌써 유아의 40%가 터치스크린 제품을 사용하고 있다고 합니다. 아이들이 어릴 때부터 터치스크린 인터페이스에 적응하여 향후 교육이나 산업에서도 빠르게 적응시키도록 하기 위함이라고 하는데요, 어찌보면 이 노르웨이의 영유아들보다 더 많은 터치스크린에 그것도 무방비로 노출 된 아이들이 우리나라 아이들이 아닌가 싶습니다.
노르웨이의 경우 영유아에게 직접 터치스크린을 권하고 있고 유치원에서도 정부차원에서 지원해주면서 미래 인력 양성을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고 하는데, 이들의 터치스크린 사용 시간은 굉장히 절제 되어 있습니다. 유치원에서 그것도 터치스크린을 활용한 수업시간에만 사용하며, 가정에 터치스크린 사용을 자제시키기도록 권고하기도 한다고 합니다.
정해진 체계가 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노르웨이의 사례는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이 영유아의 교육에 얼마나 영향을 미칠 것인지에 대한 연구 자료로도 쓰일 만큼 굉장히 긍정적인 여론이 일고 있습니다.
아이의 중독 문제의 심각성만 들고 일어나는 우리나라의 현실과는 정반대입니다. 이유는 무차별적으로 스마트폰을 아이 달래기용으로 사용한다는 겁니다. 딸랑이처럼 말이죠. 그러나 딸랑이는 중독 사례가 파악되진 않지만, 스마트폰의 중독은 사회 현상이 되었을만큼 심각합니다.
한 연구 사례에 따르면 스마트폰에 중독 된 영유아기 아이의 경우 오른쪽 전두엽의 발달이 저해되며, 산만하고 부모를 멀리하게 되며 학습장애와 성격장애가 나타날 수 있다고 합니다. 이렇게 말로만 하면 사실 받아들이기 힘듭니다. 그러나 생각해봅시다. 내 아이가 정말 스마트폰을 이해하기에 사용하도록 하는 것인지, 아니면 아이 울음을 달래기 위해 딸랑이처럼 쥐어주는 것인지 말입니다. 그것을 생각했다면 부모 스스로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 판단도 할 수 있어야 합니다.
스마트폰은 달래기용 장난감이 아닙니다. 노르웨이의 사례처럼 스마트폰이 교육용으로써 좋은 역할을 하도록 하기 위해서는 부모 스스로 교육용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해야하며, 아이에게 조금 더 관심을 둘 수 있길 바랍니다. IT를 얘기하는 한 사람으로써 스마트폰이라는 물건이 좋은 방향 긍정적인 방향으로 발달 할 수 있길 정말 진심으로 바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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