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과 NYT는 애플이 새로운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를 선보일 것이라고 보도했습니다. 9월에 열리는 애플의 이벤트가 여지껏 음악 관련으로 꾸려졌던만큼 음악이라는 컨텐츠를 앞세운 새로운 서비스를 선보이는게 어색해보이진 않습니다.
애플의 이런 계획은 꽤나 선명하며, 실현된다면 컨텐츠 시장과 애플에 있어서도 커다란 의미를 지니게 됩니다.
애플,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 계획과 의미
주요 해외 언론이 보도하고 있는 애플이 계획 중인 새로운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는 '웹라디오'입니다. 이미 판도라로 익숙한 이 서비스는 애플 사용자가 선호하는 음악을 자동으로 고르거나 검색하여 무료로 들을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보도되었습니다.
아마 애플이 웹라디오 시장에 진출하게 되면 판도라나 스포티파이와 맞붙게 될 것이며, 음악시장 뿐 아니라 디바이스 시장에서 영향을 끼칠 중요 계획입니다. '단지 스트리밍 서비스 일뿐인데 애플이 한다고 영향을 끼칠까?'라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여러방면으로 영향력을 보일 것이며 의미가 확실해보이기도 하기에 주목할만한 사안이 아닌가 싶습니다.
라라
애플의 이런 스트리밍 시장 진출 이야기는 낯설지 않습니다. 이미 2009년 12월에 애플은 음악 스트리밍 업체인 '라라(LaLa)'를 인하면서 스트리밍 시장 진출을 인수로써 시사한 바 있습니다. 라라 인수건은 구글에 뺐긴 애드몹에 대한 자존심 승부였기도 했지만, 아이튠즈라는 세계 최대 음악 플랫폼을 지닌 애플이기에 스트리밍 과다 경쟁이 일어난 2009년 디지털 음빈시장에 밀리지 않기 위한 스트리밍 음원 판권과 서비스 기반을 한번에 사들여 판도라, 스포티파이, 알디오, 모그, 스카이송 등과 경쟁하기 위해 라라를 인수했다고 볼 수 있었습니다. 라라가 재정위기를 겪으면서 투자 부분도 반분이나 줄어 판도라 등에 밀려 망하는거 아니냐는 여론일 일던 때에 애플이 내민 손이라 서로 윈윈한 인수건으로 유명하기도 합니다.
애플은 음원에 대한 클라우드 지원이나 아이튠즈매치 같은 서비스를 제공하고는 있지만, 대놓고 스트리밍 서비스의 체계를 갖추고 시장에 발을 들인 적은 없기 때문에 라라 인수가 이제서야 효력을 발휘하는 것이 아닌가라고 볼 수 있습니다. 라라는 인수 당시 EMI, 워너 뮤직, 소니 같은 대형 레이블로부터 800만곡의 스트리밍 음원을 공급받았으며, 애플은 이것을 고스란히 가져왔습니다.
협상
애플이 준비 중으로 가정 된 '웹라디오' 서비스를 위한 음원 협상은 라라 판권과 달리 비즈니스적인 협상이 오가고 있기 때문에 실제 서비스가 진행되는데 수개월이 걸릴 수 있다고 NYT는 보도했습니다.
이 비즈니스적인 문제가 무엇인가 하면, 스트리밍을 통한 수익요건의 문제입니다. 약 1억명의 회원을 보유한 판도라의 경우도 서비스 자체는 좋았지만, 스트리밍만으로 흑자를 내기에는 힘이 들었습니다. 1위 스트리밍 업체였지만 10년간 적자만을 달성했으며, 흑자를 달성한 2009년 4분기까지 회사가 사라질뻔 한 위기가 수차례 반복되기 일쑤였습니다. 광고플랫폼도 사용해봤지만 흑자를 내기엔 힘들었고, 궁극적으로 아이폰의 등장으로 인한 모바일시장 진출로 회원수가 급등한 것과 이에 맞물려 외부 회사와의 음원 지원 등이 발판되어 사업의 전략구성을 잘 선회하며 살아남았던 것입니다. 그마저도 판도라가 스스로 이뤄냈던 것이지 플랫폼 아이디어가 성공을 이뤄낸 것은 아니었습니다. 덕분에 애플이 인수한 라라도 재정위기를 겪었고, 스포티파이도 투자에 애를 먹기도 했습니다.
그렇기때문에 애플이 이 사업에 뛰어든다고 해서 판도라처럼 수익을 낼 수 있다고 보기는 힘듭니다. 자사 광고모델인 iAD를 이용해 라디오 광고를 형성한다고 한들 판도라의 위기에 경험이 있는 음반레이블들 상대로 매력적인 딜을 하지 않으면 협상이 이뤄지지 않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서비스를 시작하는데만도 여러가지 문제를 안고 가야하며, 실패 가능성도 다분한 이런 스트리밍 서비스가 애플에게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
의미
가장 기본적인 이유는 '음악시장 지배력'입니다. 애플은 항상 아이튠즈가 '#1 뮤직 리셀러 스토어'라고 추켜세웠는데, 실제 세계에서 가장 큰 디지털 음반 시장인 것은 여전히 변함없습니다. 다만, 판도라 등의 스트리밍 서비스가 인기를 얻기 시작하던 당시 아이튠즈 위기론이 고개를 들었으며, 아이튠즈가 지속적으로 지배력을 가지고 음원을 판매하려 한다면 스트리밍 서비스에 맞선 새로운 서비스를 진행 할 수 있어야 한다는 의견이 계속 흘러나오면서 차츰 아이튠즈가 힘을 잃지 않을까하는 위기론에 애플은 9월 음악 이벤트부터 '#1 뮤직 리셀러 스토어'를 강조했습니다. 그리고 2009년 12월에 라라를 인수했죠.
아이튠즈가 '#1'를 계속 유지하기 위한 방안으로 이런 스트리밍 서비스는 과거부터 필수불가결로 꼽히곤 했습니다.
두번째 이유는 '아이팟'입니다. 아이팟의 판매량은 계속해서 떨어지고 있습니다. 아직까지 분기당 600~700만대를 팔아치우며 MP3플레이어 1위 자리에 있지만, 1천만대를 가뿐히 넘었던 과거와는 확실히 대조되는 모습으로 분기당 10%~15%씩 판매량이 감소하고 있습니다. 그렇기때문에 '아이팟을 팔기 위해 스트리밍 서비스를 할 것이다'라는 것인데, 애초 아이팟을 팔기 위해 아이튠즈와 상호작용을 이뤘던 전략이라 색다르진 않습니다. 아이폰을 팔기 위한 iOS나 맥북을 팔기 위한 OS X나 소프트웨어와 컨텐츠로 하드웨어 판매량을 올렸던 애플의 전형적인 전략으로 볼 수 있는 것이죠. 그런데 이 스트리밍 서비스만으로 아이팟을 팔 수 있을까에 대한 의문이 생깁니다. 현재 스트리밍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는 아이팟 기기는 나노와 터치로 나노의 경우 루머로 떠돌고 있는 '블루투스 브릿지'나 '하이파이 에어플레이'가 함께 포함되었을때 스트리밍 활용을 극대화하여 힘을 잃어가는 아이팟 라인을 다시 원상태로 돌려놓는다기 보다는 유지할 수 있도록하는 전략으로 봐야 합니다.
세번째는 '아이튠즈'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애플을 선택하는 이유 중 하나가 아이튠즈입니다. '느려터지고 불편한 아이튠즈가 선택하는 이유라고?' 반박하는 국내 유저가 있을진 모르겠지만, 컨텐츠 시장이 활성화되어 있는 미국이나 일본 등지에서는 아이튠즈를 통한 컨텐츠 단일 유통이 컨텐츠에 대한 접근성을 높히고 애플 디바이스 간의 연동을 매끄럽게 이끌기 때문에 굉장히 중요한 소프트웨어입니다. 아이튠즈의 개편은 6월 부터 블룸버그 등이 보도하고 있는데다, 2년동안 메이저 업데이트가 멈춰있었던 아이튠즈이기 때문에 공유기능 등 굵직굵직한 기능을 포함하여 컨텐츠 시장을 견고하게 하여 디바이스 판매에 차질이 없도록 하기 위해선 스트리밍 서비스는 필요에 의한 선택이 될 것이라는 얘기입니다. 삼성은 스트리밍 업체인 'mSpot'을 지난 5월 인수했으며, HTC는 경영난으로 얼마전 비츠의 지분 25%를 매각하긴 했지만 비츠를 통해 음악 스트리밍 업체인 모그를 인수하여 여러 하드웨어 제조사들이 기기 제작에만 열을 올리는 것이 아니라 컨텐츠 시장에도 과감한 투자를 하면서, 컨텐츠 파워가 강했던 애플 입장에서는 치고 올라오는 업체들 상대로 아이튠즈를 굳힐 필요가 있기 때문에 스트리밍 서비스 같은 기능을 다른 하드웨어업체들보다 빠르게 내놓고 선도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애플
애플의 스트리밍 서비스 계획은 단순히 대세를 동반하여 내놓다고 볼 순 없습니다. 그랬다면 스트리밍 과다 경쟁이 일던 2~3년전에 내놓았어야겠죠. 아마 위의 다양한 의미점들이 모여서 적절한 시기를 잡아냈다고 봅니다. 아이튠즈가 변할 필요가 있고, 디지털 음반시장의 선두주자인 만큼 기대감도 큽니다.
다만, 이런저런 의미를 갖다붙힌다고 해서 꼭 성공하리라는 보장이 되진 않습니다. '핑'처럼 쓰레기장에 묻힐 서비스가 될 수도 있죠. 적절한 시기임을 잡아내었고, 이를 중요 계획으로써 실행에 옮기려 한다면 수익구조나 지향하는 바, 편의성이나 접근성 등 해결해야 할 스트리밍 서비스를 문제점을 애플은 곰곰히 생각하고 해결책을 내놓을 수 있어야 할 것입니다.
이 스트리밍 서비스는 이번 9월 12일, 애플 이벤트에서 발표 될 것으로 보도되고 있습니다. 이 스트리밍 서비스가 어떤 가능성을 지니고 2년간 시간이 멈춘 아이튠즈를 빠르게 굴릴 차세대 엔진이 될지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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