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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PLE/APPLE Geek Bible

아이폰의 재구매가 충성심 때문일까

 차세대 아이폰 출시가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대기수요도 꽉차있는 상태이고, 통신사들도 애플과의 협상을 끝냈다는 뉴스가 들려오기도 합니다. 딱히 아이폰 붐이라던가 열풍이라고 할 정도는 아니겠으나, 기대하는 사람이 많은 것은 분명한 것 같습니다.

 재구매율이 가능 높은 제품인만큼 기존 아이폰 유저들의 관심도 여기에 쏠려있습니다.






아이폰의 재구매가 충성심 때문일까


 지난 31일, 두잇서베이가 300명의 아이폰 유저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갤럭시S3의 판매가가 30만원이 되더라도 응답자 중 67.4%는 아이폰을 선택할 것이라고 답했습니다. 또한 갤럭시S3의 판매가에 무관하게 67.5%가 아이폰을 선택할 것이라고 답했습니다. 결과적으로 다른 제품이 어떤 형태, 어떤 가격에 나오던지 아이폰을 구입하겠다는 이야기입니다.

 300명이라는 매우 적은 표본으로 조사되었음에도 이런 결과가 나온 것은 아이폰 유저 중 아이폰을 재구매할 유저가 많다는 것을 뜻합니다.




아이폰 재구매




 얼마 전 미국의 JD Power가 집계한 고객만족도 조사에서 애플은 849점으로 1위를 차지했습니다. 만족도가 1위인 제품을 재구매하는 것은 사실 이상하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몸에 게보린보다 타이레놀이 효과가 좋다고 느낀다면 차후에도 타이레놀을 구입하는 것이 이상한건 아니라는 것이죠.




재구매 이유




 굳이 이유를 따지고 들려하면 '기존에 구입한 수십만원치의 앱', '아이클라우드' 같은 걸 얘기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면 '화면도 작고', '디자인도 우려먹고'라며 아이폰을 왜 사는지 비아냥거리는 사람이 나타날지도 모르고, '디자인에 일관성이 있어 더 좋은 것'이라며 치고박고 싸울지도 모릅니다. 그런데 이게 단지 애플에 대한 충성심때문에 호불호 갈리는 부분을 객관적이라고 다룰 필요가 있는 것인가라고 눈을 돌려봤습니다. 충성의 사전적 의미는 '진정에서 우러나오는 정성'인데, 단순히 기계에 대해서 진정에서 우러나오기에 계속 구매하는 것이 이상하지 않은가 말이죠.


 필자가 생각하는 바는 그렇습니다. 사실 별다른 이유가 없다는 겁니다. '왜 윈도우만 쓰나요? 2년 뒤에는 우분투쓰다가, 그 다음 2년 뒤에는 맥을 쓰세요.'. 굳이 모바일시장의 형태를 PC시장으로 옮겨놓으면 이렇습니다. 윈도우만 쓰는 사람은 수십년간 윈도우만 쓰기도 하고, 맥을 쓰는 사람은 수십년을 맥을 사용합니다. 그런데 그게 이상한가요?


 아이폰 유저들을 보면서 느꼈던 것은 어떤 습성이 있다는 거였는데, 습성이라는 것도 별것 없습니다. 다른 제품에 대해서 별 관심이 없다는 겁니다. iOS를 사용하고 있고, iOS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아이폰을 구매해야 합니다. 그게 전부입니다.


 윈도우를 쓰더라도 어떤 사람은 HP 제품만 사용하기도 하고, 어떤 사람은 델 제품만 사용하기도 합니다. 그게 이상하다는게 아닙니다. 그 회사 브랜드가 익숙하고 그 전 제품의 만족도도 높았다는게 이유고, 그런 사람들은 새로 구입할 제품에 있어서 왠만해선 그 브랜드 제품내에서 고르려고 한다는 겁니다. 그건 딱히 스마트폰이 아닌 어떤 제품에서건 나타나는 것입니다. 코카콜라만 마시는 사람들은 팹시를 안마신다고 '코카콜라 마니아들은 코카콜라에 충성을 한다'고 하는건 이상하다는 겁니다.


 문제는 애플만의 특징이 단일 모델로 다른 선택지를 아예 주지 않는다는 것에 있습니다. 예를 들어 삼성 제품을 익히 사용하고 만족도가 높았다면 갤럭시S 시리즈나 갤럭시노트 시리즈나 고를 수 있는 선택지가 주어지지만 애플은 그렇지 못합니다. 아이폰 밖에 없죠. 그렇다보니 선택지 없는 골목길에 사람들이 끌려들어가는 것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을 단순히 충성심이 높아 아이폰을 재구매한다고 할 수는 없다는 겁니다. 아이폰을 재구매하는 것은 사실 다른 회사 제품들의 재구매 이유와 별반 다르지 않으며, 그냥 쓰다보니까 다시 구입을 하게 된다는거죠. 물론 기본적인 만족도는 필수 전제가 되어야 하겠지만 말이죠.




충성심




 가끔 '아... 이 사람은 몸과 마음을 다 받치겠구나'라고 생각이 들 정도의 사람을 보기도 합니다. 하지만, 명품 가방을 모으건, 프라모델을 모으건 실제 어떤 제품에 정말 모든 걸 다 쏟을 정도의, 충성심이라고 할 정도의 정성을 들이는 사람을 보는 시선과 애플 제품에 충성하는 사람들과의 시선은 분리 되어있습니다.


 정말 충성할 정도로 애플 제품을 사랑하고 애지중지해서 아이폰을 구입한 사람이라면 어디 긁힐까봐 들고 다니지도 못할겁니다. 그 사람이 아이폰 유저 중 67.4%라고 한다건 아이폰 유저 대부분이 그러고 있다는 것인데, 그렇지 않은 아이폰 유저를 찾는게 더 빠른 일이겠죠. 아니면 아이폰을 2개를 사서 하나는 포장도 뜯지 않은채 집에 두고 하나는 들고다니는 사람이 있던지 말입니다.


 분명 애플이라면 사족을 못 쓰는 사람은 있습니다. 하지만, 아이폰을 재구매하는 이유는 애플에 충성을 해서가 아니라 일반적인 소비자들이 다른 제품들에서 보이는 습성이 반영 된 결과가 단일 모델에 나타나기 때문에 부각되어 보인다는 것이죠.


 대권 후보가 여러 명 있는데 분명 떨어지리라 생각하는 사람에게도 표는 던져집니다. 그 후보의 지인이건 친지건 아니면 진짜 충성심 강한 유권자건 말이죠. 하지만 대다수는 그런 요소들이 아니라 기존 정치권이나 후보자의 소양을 보고 표를 던집니다. 아이폰 유저 대다수가 충성심이 강하기 때문에 아이폰을 재구매한다고 볼 순 없습니다. 단지, 기존의 만족도에 따라 구매를 결정할 뿐이라는 것이죠.


 물론 만족하지 못하는 사람도 존재하겠지만요. 적어도 충성심에 따라서만 결정되는 시장이 존재하는건 불가능하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