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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PLE/APPLE Geek Bible

완전히 실패한 아이클라우드 웹


 이 글을 시작하기 전에 물어보고 싶은 것이 있다면 '아이클라우드 웹페이지에 로그인 해본 것이 언제인가?'입니다. 기억도 나지 않을, 아니면 아예 그 존재조차 알지 못할 아이클라우드 웹페이지가 존재하고 있으며, 웹에서도 아이클라우드를 사용할 수 있다는 애플의 서비스 제공 정신은 기특합니다. 실패하지만 않았다면 말이죠.



완전히 실패한 아이클라우드 웹


 아이클라우드 웹페이지는 메일, 연락처, 캘린더, 메모, 미리알림, 나의 아이폰 찾기, iWork까지 총 7개의 아이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iCloud.com'을 통해 접속하여 아이클라우드 계정으로 접속하기만 하면 어떤 환경에서도 이용이 가능한데, 맥과 iOS 환경이 아닌 상태에서 아이클라우드를 이용해야 할 상황이라면 적절하게 사용할만 해보입니다.

 문제는 전혀 쓸모없으며, 만든 이유조차 알 수 없다는 것에 있습니다.




인터페이스 디자인


 인터페이스 디자인부터 얘기해봅시다.


 아이클라우드의 웹페이지의 메인 화면은 마치 아이패드의 배경화면이나 맥의 런치패드처럼 제공 중인 7개의 서비스 아이콘을 띄워놓은 것이 전부입니다. 여기서부터 난해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제품 프로모션용으로 만든 페이지도 아닌데, 상단바라던가 사이드 메뉴도 없습니다. 구글의 메인 페이지가 심플하다고 생각한다면 아이클라우드의 메인 페이지는 아무것도 없다는 느낌입니다. 7가지의 서비스가 있는데도 메인 페이지에서는 아무런 정보를 얻을 수 없으며 무조건 사용 할 아이콘을 클릭해야 합니다. 아이클라우드가 검색 엔진도 아니라면 적어도 아이콘 알림과 푸시 알림이라도 제공하는 것이 웹페이지를 띄워놓을 동기 정도는 만들 수 있었을겁니다.


 아이콘을 클릭해서 들어갑시다. 웹 화면에 맥과 iOS에서 봤던 이미지가 펼쳐집니다. 메모를 예를 들어봅시다. 맥에서 제공되는 메모앱과 iOS에서 제공되는 메모앱 디자인이 그대로 웹에서 보여집니다. 똑같습니다. 똑같은데 이질감이 생깁니다. 맥과 iOS 메모는 앱형태로 제공되지만, 아이클라우드 웹 페이지는 웹에서 보여지기 때문에 이질감이 느껴지는 것입니다. 심플하다고 느낄 수도 있겠지만, 종료나 축소화 등의 옵션이 있는 맥앱이나 전체 화면을 활용해야 하는 iOS앱과 달리 웹페이지를 그럴 필요가 없음에도 똑같이 만들어 놓았습니다. 쓸데 없이 넓은 메모 공간은 줄이고 싶은 마음만 키워주며, 역시 보이지 않는 상단바나 사이드 메뉴 등은 이것이 웹페이지인지 디자인 페이지인지 착각하게 만듭니다. 다른 페이지로 넘어가는 방법이라곤 좌측상단의 구름 아이콘을 누르는 것 뿐으로, 이마저도 다이렉트로 메뉴를 넘어갈 수 있게 한 것이 아닌 메인 페이지로 돌아가도록 되있습니다. 즉, 어떤 기능을 이용하다 끝마치고 다른 기능을 이용하려면 메인 페이지로 갔다가 다시 아이콘을 선택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번거롭습니다.

 그런데 인터페이스를 번거롭게 만들어 놓고는 가장자리의 가죽을 박음질 해놓고, 메모 목록을 끼워놓는 곳도 가죽으로 처리했으며, 메모지의 상단은 찢어놓은 듯한 스큐어몰피즘의 극치를 달리고 있습니다. 적절히 스큐어몰피즘을 채용한 것이 아니라 아예 스큐어몰피즘을 위해 상단바나 사이드 메뉴를 없앤 것처럼 보입니다. 그렇다면 구름 아이콘에 바로가기 메뉴를 숨겨두거나 상단바나 사이드 메뉴를 불러낼 수 있는 아이콘이라도 제공했으면 좋았을텐데 그런 장치도 되어 있지 않습니다.


 스큐어몰피즘에 대한 일종의 집착 밖에 느껴지지 않습니다. 이는 메모 뿐 아니라 모든 기능들이 그렇습니다. 도대체 연락처를 보는데 저렇게 큰 화면에 프로필을 띄울 필요가 있는 것인지, 차라리 다른 메뉴를 넣는 것이 어떤지, 그런 고민은 전혀 찾아볼 수 없습니다. 웹페이지 전체를 스큐어몰피즘으로 물들이기 위한 고민만을 한 것 같습니다. 박음질을 얼마나 더 섬세하게 하느냐에 대해서 말이죠.




기능



 이미 사용자는 인터페이스에서 부터 '이건 불편하겠다'고 생각했겠지만, 그래도 써보자는 생각으로 기능들을 훑어봤다간 '이건 사용할 수 없는 것이다'고 단정지을 것입니다.

 먼저 가장 최악의 기능인 iWork를 봅시다. iWork는 아이클라우드에 저장 된 Pages, Keynote, Numbers의 도큐멘트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합니다. 그런데 제공되는 것이라고는 도큐멘트 삭제 / 복제 / 다운로드 밖에 없습니다. 어차피 iWork의 사용을 맥과 iOS 밖에 할 수 없다면 사용자는 이미 맥과 iOS를 가진 상태일테고, iWork로 도큐멘트를 작성했다면 굳이 웹에 들어가서 다운로드 받을 이유가 없습니다. 앱을 실행해도 똑같으니까요. 그렇다면 웹을 통해 iWork를 이용할 경우는 맥도 아이폰도 아이패드도 사용할 수 없는 상황일 때입니다. 그런데 확장자가 모두 .pages, .keynote, .numbers로 저장되는데 윈도우 환경이라고 한다면 다운로드 받아놓고도 열어볼 수가 없는 것입니다. 사실상 있으나 마나입니다. 뷰어 기능이라도 있었다면 굳이 iWork 앱을 실행하지 않고도 볼 수 있었을 것이고, 그렇다면 맥환경에서도 웹에서 iWork 도큐멘트를 보는 것이 앱을 실행하는 것보다 편했을지 모르지만, 현재로써는 아무짝에도 쓸모 없는 기능입니다.


 미리알림은 어떨까요? '웹에서 할 일을 적으면 편하지 않나?'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딱 거기까지 입니다. 할 일을 적어뒀다고 합시다. 하지만 알림은 울리지 않습니다. 컴퓨터 옆에 놓아둔 아이폰과 아이패드만 알림이 왔다고 시끄럽게 불러낼 것입니다. 정작 웹에 미리알림 기능이 포함되어 있다고 한들 할 수 있는 것은 작성하는 것과 삭제하는 기능 밖에 없으며, 그럴 바엔 아이폰의 홈버튼을 꾹 눌러 시리에게 알려달라고 부탁하는 편이 더 편한 방법일 것입니다. 누군가는 '그럼 아이폰으로 알림을 받으면 된거 아닌가?'라고 얘기할지도 모르겠지만, OS X 마운틴라이언부터 알림센터를 통해 미리알림을 받을 수 있도록 하며 사용자가 맥을 사용하는 동안에는 맥에서 알림을 취득할 수 있도록 합니다. 옆에 아이폰이 있더라도 말이죠. 하지만 웹은 그렇지 못합니다. 웹을 통한 클라우드 서비스라면 웹에서 알림을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사용자가 웹을 즐기는 동안 똑같은 환경을 제공할 수 있도록 했어야 하지만 전혀 그렇지 못하다는 겁니다.

 사용자가 아이클라우드 웹을 계속 띄워두거나 북마크에 저장 할 이유가 없습니다.



아이클라우드



 아이클라우드 웹페이지는 완전히 실패한 것입니다. 필자는 이것을 계속 서비스하고 있다는 사실이 신기합니다.


 차라리 아이메세지를 웹에서 받을 수 있도록 하거나 iWork를 통한 협업이 가능하도록 하거나 사진 스트림을 함께 제공했다면 탭에 iCloud.com을 걸어두고 웹페이지를 사용하는 사용자가 생겼을겁니다. 적어도 맥이나 리눅스 등에서 아이클라우드를 이용하려는 사용자들이 지금보다 덜 불편해 했을 것은 장담합니다. 하지만 알림도 안되고 쓸모 없는 기능들에 난해한 인터페이스, 그렇다고 구글처럼 검색이 되는 것도 포털처럼 뉴스를 제공하는 것도 아니면서 메인에 7개의 아이콘만 둥둥 띄워둔 당당한 모습은 황당할 뿐입니다.


 어차피 웹 사용자들을 겨냥한 것이 아니라 맥과 iOS 유저만을 위한 아이클라우드였다면 그냥 웹페이지를 없애버리더라도 불평할 이는 나타나지 않을 것입니다. 오히려 아이클라우드 도메인을 450만 달러에 구입한 애플이 웹페이지를 방치하고 있다는 사실에 스스로 불평하지 않고 있는 것이 폭소 할 따름입니다. 아니면 그런 웹페이지를 만들었었는지 기억을 못하고 있을지도 모를 일이죠.

 아이클라우드에 있어 웹페이지는 매우 중요합니다. 기능을 완벽하게 사용할 수는 없더라도 일부 웹에서 아이클라우드를 지원하는 것만으로 많은 사용자들이 아이클라우드를 좀 더 확장된 개념으로 인식하도록 하는 역할 수행이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현재의 아이클라우드 웹은 평판을 갉아먹기에 아주 좋습니다. 차라리 튜토리얼 페이지라고 착각하면 다행일테죠.

  애플은 대대로 제대로 된 웹서비스를 해본 적이 없습니다. '우린 원래부터 이랬어'라는 듯 아이클라우드 웹페이지도 난장판 그 자체입니다. 아이클라우드는 성공한 클라우드 서비스지만 여전히 실패한 웹페이지를 띄우고 있으며, 애플이 전통을 지키려한다면 2년 안에 사라진다는 것이 가장 가능성 있는 것이 될 것입니다.

 그래도 한가지 쓸만한 기능이 있다면 '나의 아이폰 찾기'정도이며, 이 기능은 제대로 동작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icloud.com'이 아니라 'findmyiphone.com'으로 바꾸더라도 눈치 챌 사람은 나타나지 않을테니 바꿔보길 권장합니다. 아니면 다시 수정 해볼 고민이라도 하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