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요'란, 일부가 흔들기 시작하면 거침없이 물결을 일으키게 되는 것입니다. 특히 중추의 뿌리가 흔들리면 잎사귀는 출렁이기 마련이며, 떨어져버리기도 하죠. 바람도 불지 않는데 흔들리는 잎사귀에 우리는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간 위기론에 휩싸였던 애플이 입을 열었습니다.
애플 1분기 실적발표, 희망이 보이질 않는다?
'애플 위기론', 애널리스트들이 부추기기 시작한 이 논란은 거침없었고 한동안 이어졌습니다. 무엇보다 애플이 실적발표 직전 대응이 불가능한 시점을 노린 WSJ의 불명확한 감축기사는 결정타로써 애플 주가를 흔들리게 하기 아주 좋았습니다. 그리고 오늘 있은 실적발표 직후 주가도 빠지기 시작했습니다.
재미있게도 누가 예상하고 난리치고 있는지 드러나는, 어디가 흔들리고 동요를 일으키지는 충분히 알 수 있었습니다.
애플 실적
애플은 오늘 2013년 1분기(회계년도)의 실적을 보고했습니다.
매출은 $545억, 순이익 $131억, 주당순이익 $13.81을 기록했습니다. 순마진은 38.6%입니다. 아이폰은 총 4,780만대가 판매되었으며, 아이패드는 2,290만대, 맥은 410만대, 아이팟은 1,270만대 판매를 이끌었습니다.
작년 동기와 비교해보자면, 총매출은 $469억, 순수익 $131억에서 각각 $76억, $1억 씩 증가했으며, 3천 7백만대를 팔았던 아이폰은 1천만대를 더 팔아치웠습니다. 아이패드 또한 700만대를 더 판매했으며, 맥과 아이팟은 반대로 판매량이 줄어들었습니다.
작년 동기가 애플의 사상 최대치 기록이었기 때문에 소폭 상승하긴 했지만 기록치는 달성한 것으로 보입니다.
애플의 매출 비중 중 아이패드는 전년 동기와 같은 20%를 차지했으며, 아이폰은 3% 상승한 56%, 맥과 아이팟은 각각 4%와 1% 하락했으며, 아이튠즈 스토어가 3%나 상승했습니다. 전체적으로 보면 아이폰은 상승세를 보였으며, 아이패드의 경우 판매량이 늘긴 했지만 아이패드 미니의 마진률 때문에 매출 비중은 상승하지 않은 것으로 보여집니다. 흥미롭게도 아이튠즈 스토어의 상승률인데, 아이팟과 합치면 맥 매출을 뛰어넘는 수준으로 자리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기대했던 레티나 맥북 에어가 등장하지 않았고, 13인치 레티나 맥북 프로의 판매 저조와 신형 아이맥의 생산 차질이 맥 매출 비중을 깍은 원인으로 분석됩니다.
예상을 밑돌았다?
Businessinsider의 예상치를 따르면, 아이폰은 5천만대, 아이패드는 2300만대, 맥은 5백만대, 아이팟은 1270만대 였었습니다. 물론 모두 밑돌았습니다. 재미있게도 월스트리트저널의 예상 매출은 $549억이었고, 이또한 예상치를 밑도는 결과를 보여줬습니다. 하지만 정작 애플은 $520억 매출을 예상했었으며 웃도는 성적을 보여줬습니다.
간단하게 얘기하면 '애플은 자신들의 매출을 $520억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으며, 애널리스트들은 애플의 예상치보다도 높게 잡은 $549억을 예상했다'입니다. 물론 애플이 자신들의 예상치를 낮게 잡아 투자 심리를 끌어들이려는 목적을 보였을 수도 있지만, 반대로 얘기하면 애널리스트들이 예상치를 너무 높게 잡았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애플은 정작 최대치를 기록하며 자신들의 예상치도 넘겨놓고도, 월가의 예상치를 밑돌게 되어다는 이유로 주가는 폭락하고 있는데, 현시각 9.61% 수준이 하락하면서 대폭락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 주가 폭락은 여러면에서 분석해볼 수 있는데, 애플의 향후 전망에 대한 불안감에 따른 하락세가 원인이거나 생각보다 덜 팔렸기 때문을 원인으로 꼽을 수 있습니다. 문제는 향후 전망에 대한 불안감은 둘째치더라도 생각보다 덜 팔렸다는 것을 어떻게 해석해야 하느냐 입니다.
애널리스트들끼리 '이정도 팔겠지?' 예상해놓고 '얼마 안팔렸네?'로 마무리를 하니 애플에 대한 실상 전망이나 그 어떤 희망도 찾아볼 수 없는 실적 발표가 되었습니다.
아이패드 미니를 통한 순이익 하락은 그렇다치더라도 매출이 상승했다는 점을 생각한다면 꽤나 많은 판매를 끌어올렸다는 것인데, 이는 아이패드의 비즈니스가 굉장히 탄탄하다는 것을 시사하는 부분입니다. 아이튠즈의 매출 비중이 전년도에 비해 대폭 상승한 점도 애플 생태계가 오히려 단단해졌음을 증명하고 있지만, 반응은 '불안하다', '예상보다 못 팔았다'로 일관됩니다.
희망이 없다?
애플 입장에서 보면 '뭐 그럼 어떻게 하란거야!?!?'라고 되물을 수 있습니다. 많이 팔아줘도 불안하다고 하니 말입니다. 충분히 누가 난리치고 있는지는 알게되었습니다.
그럼 어디가 흔들리고 있는 것일까요?
실상 흔들리는 주체는 애플입니다. 애플은 작년 아이패드 미니 외 이렇다 할 라인업을 보여주지 못했고, 이는 제작년에도 마찬가지였었습니다. 그럼에도 제작년에는 팀쿡 체제에 대한 여전한 기대감이 주가 상승의 요인이 되었었는데, 이번에는 그렇지 못한 것입니다. 팀쿡이 애플의 지휘봉을 잡은 직후의 주가와 거의 비슷해지고 있다는 점은 팀쿡에 대한 평가가 그만큼 빠졌다는 것으로 비춰볼 수도 있습니다.
애플 신제품에 대한 수많은 루머들이 나오고는 있지만, 이것이 실제 나올지, 성공할지도 알 수 없고 그렇다 할 제대로 된 로드맵이 등장한 것도 아닙니다. 더군다나 작년에 한템포 쉬면서 수그러든 애플의 입지가 기록치를 갱신한 실적 발표만 가지고도 부족하다는 것을 열실히 보여줬습니다. 아이패드 미니를 통한 비즈니스 또한 기존 애플의 고집스런 모습이 아닌 '다른 회사 따라가네?', '이익은 떨어지네?'라는 평가로 직결했을지 모릅니다. 오히려 주가는 기대감이 빠진 적정가로 내달리고 있는 것이라 평가해도 무방하다는 것입니다.
현재 빠진 주가는 시간 외 거래이기 때문에 장이 시작되면 이 부분들로 인한 분석으로 안정세에 들어설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이런 실적에도 예상치를 덧대거나 불안감을 조성하면 동요한다는 것이고, 그 원인이 애플 스스로에 있다는 점을 깨달을 수 있어야 할 것입니다.
필자는 애플의 주가가 400선 아래까지 내려갈 수 있다고 보며 상반기 동안은 다시 안정세를 되찾을 것이라고 분석합니다. 일단 중국 매출의 상승폭이 눈에 띄게 상승했으며, 상반기 중 신제품 발표를 통해 어느정도 만회가 가능할 것입니다. 하지만 회복기를 거치더라도 500선 수준에 머무를 것이며, 투자자들의 발길을 돌리기 위해선 애플이 성장 곡선에 대한 기대감을 증폭할 수 있는 무언가를 보여줘야 할 것입니다.
적어도 어마어마한 실적도 애널리스트들끼리 예상하고 부족하다 말하는 것이 거슬린다면, 애플이 희망을 얻기 위해선 무엇을 해야할지는 확실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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