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습효과가 없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대게 과거의 실수를 반복하거나 알려준 정답을 다시 틀릴 때 쓰게 되는 말인데, 경험자에게 있어 두번의 실수라는 것은 꽤나 뼈아프고 치명적인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는 한번 망할 뻔 한 회사 하나를 알고 있습니다. '애플'입니다. 애플은 다시 재기했고, 정상에 섰지만 최근들어 불안하다는 뉴스들과 함께 '80년대의 실수를 되풀이 할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되었습니다.
애플, 80년대의 실수를 되풀이 한다?
Fortune은 '애플이 1980년대의 실수를 재현할 수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애플이 스마트폰에 대한 시장 성장을 계속 지배 할 수 있다는 것은 순진한 생각'이라며 '아이폰이 미국에서 초기 잘 팔리긴 했지만, 그게 개발 도상국을 대상으로 잘 판매되리라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애플의 폐쇄적인 자세때문에 타사와 협력하는 것을 꺼려하고 있으며, 그 예로 아이폰5의 라이트닝 커넥터 교체를 서드파티 업체에 통보하지 않은 것을 꼽을 수 있다'고 전했습니다.
이로 인해 애플의 이익은 위협당하기 시작했으며, 1980년대의 붕괴를 재현하지 않기 위해서는 여러가지 방법이 있는데 그 중 하나가 'iOS의 오픈화'로 다른 제조사들이 다양한 iOS 스마트폰을 만들어 아이튠즈를 사용할 고객을 늘리고, 다양한 제품을 내놓을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1980년대
우리는 맥을 오픈화해서 실패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Fortune은 iOS를 오픈하라고 얘기하고 있습니다.
'과거 실패했는데 다시 오픈하라고?!?'
이 주장이 괴상해보이긴 하지만, Fortune은 아이튠즈를 높게 평가하고 있으며 맥 때와는 달리 생태계가 있으니 충분한 점유율을 차지하는 것이 가능한 것이라고 얘기했습니다. 맥 때와는 상황이 다르다는 것입니다. 이렇게 애플의 폐쇄적인 특유의 문화가 애플을 위협하고 순익이 감소하고 퇴락할 것이라는 겁니다.
문제는 '애플이 맥을 오픈했다' 수준의 얘기만을 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애플이 호환 맥을 내놓았을 때 점유율은 실제 올랐습니다. 물론 이미 윈도우에 밀린 처지였기 때문에 크게 점유율을 끌어올릴 수 있었던 것은 아니었지만, 점유율이 올랐던 것은 사실입니다. 다만, 호환 맥이 실패라고 불리는 것은 애플이 이로 인해 재정적 문제를 겪기 시작했기 때문입니다. 이익이 감소한 것입니다. 그런데 iOS를 오픈하지 않으면 애플의 순익이 감소하고 퇴락 할 것이다?
학습효과
애플은 맥을 통해 운영체제를 개방했을 때의 리스크와 어떤 상황을 맞이 할 것이라는 점을 충분히 학습한 상태입니다. 이미 한번 실패한 적 있는 것을 상황이 다르다고 선뜻 진행할까요?
필 쉴러는 얼마 전 상하이 이브닝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애플은 최고의 제품을 제공하길 원하고, 시장점유율을 맹목적으로 추구하지 않는다'고 밝혔으며, '스마트폰에서 애플의 시장 점유율은 20%지만 우리의 이익률을 75%를 소유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실상 이익이 되는 일을 하겠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애플에 재정난을 촉진시킨 개방을 해야한다는 이야기는 이상합니다. 오히려 맥플러스 같은 제품의 덕을 더 많이 봤던 애플입니다.
적어도 애플입장에서는 현재 손톱만큼의 점유율을 올리는 것보다 더 좋은 제품으로 시장에서 평가받고, 그것으로 이익을 얻는 것에 집중할 것입니다. 그런 학습을 거쳐왔기 때문이고, iOS를 개방하는 일은 결코 없을 것입니다. 문제는 '그럼 점유율이 떨어지면 어쩔 것인가'라거나 '이익이 감소하면 어쩔 것인가'를 얘기하곤 합니다. 중요한건 그건 그 때 가서 개방을 하건 저가형 아이폰을 만들건 치킨게임을 시작해도 상관없다는 것입니다.
오히려 지금은 애플을 확립하는 기간입니다. 이런 애플의 스타일이 어느정도 확립되어진다면 장기적인 면에 있어서 오래토록 생존할 수 있는 기업이 될 수 있음을 뜻하는 것이고, 그렇지 못하다면 또 다른 경쟁을 통해 다시 상황을 반전시키려 할 것입니다. 하지만 지금은 반전시킬 만한 상황도 아닌데다, 그렇게 조급해 할만한 상황은 발생하지 않았습니다.
애플은 현재의 스타일을 고수하면서 생존 할 방법을 강구하고 고민하고 있는 단계입니다.
애플
'애플이 중국을 공략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무엇?' '저가형 아이폰!'
하지만 애플은 '융자'라는 방식을 선택했습니다. 아이폰의 중국 판매를 상승시키기 위해 이자율 0%~8.5% 사이로 12개월, 18개월, 24개월의 할부 융자를 지원합니다. 다만, 융자를 얻기 위해서는 중국 상인 은행의 신용카드를 발급 받아야 합니다. 이 방법이 먹힐지 안먹힐지는 모르지만, 결과적으로 애플은 현재 아이폰을 한대라도 더 팔아 이익률을 극대화 하는 방법을 다양화하고 있다는 사실은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물론 여기에 저가형 아이폰을 겹쳐서 중국 시장을 공략할 가능성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그것은 역시나 귀찮은 방법이며, 또 개방한다는 것은 이런 시도를 할 필요도 없이 당장 진행해도 될 문제입니다.
Fortune의 주장과는 반대로 애플이 1980년대의 실수를 되풀이 하지 않기 위해서는 점유율을 추구하더라도 충분한 이익을 통해 튼튼한 재정을 확립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며, 이익을 극대화 할 수 있을 때 그럴 수 있는 방안을 통해 스타일을 확립하도록 고민하는 것입니다. 당장의 저가형 아이폰이나 iOS의 개방이 오히려 1980년대의 실수를 불러 올 수 있는 것이며, 애플은 그것에 대한 충분한 학습을 거쳤습니다.
차라리 애플이 점유율 때문에 위협을 받는다고 얘기하고 싶다면 쪼잔하게 '저가형 아이폰'이 아니라 '30가지의 아이폰 라인'과 '20가지의 맥북 라인'을 주장하는 편이 더 일리있어 보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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