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IT/FaceBook

페이스북 '좋아요'와 트위터 '팔로잉', 엄연한 개인정보

 '개인정보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라고 묻는다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주민번호, 전화번호, 이름, 주소' 같은 것들을 얘기 할 것입니다. 물론 이들은 충분히 중요한 개인정보 입니다. 주민번호를 통해서 나이와 성별, 출생 지역까지 알 수 있으며, 전화번호로 스펨을 발신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정보들을 시대에 맞춰 생겨난 것들입니다. 그리고 지금 이 시대에는 또 새로운 개인정보가 등장했습니다.




페이스북 '좋아요'와 트위터 '팔로워', 엄연한 개인정보


 얼마 전 이런 일이 있었습니다. 친구 하나가 페이스북을 시작했는데, 다른 친구의 타임라인을 보던 중 '좋아요' 섹션에 자리잡은 'Perfect Hot Girls'을 보고 한심하다는 듯 놀린 것입니다. 그 친구는 'Perfect Hot Girls'을 구독 중에 있었고, Perfect Hot Girls은 명칭만 봐도 상상이 되지 않으신가요? 페이스북으로 저런거나 본다고 한심한 놈이라며 웃었지만, 중요한 것은 그 친구가 Perfect Hot Girls을 좋아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그리고 그 외의 수많은 좋아요가 개인을 대변하고 있습니다.




페이스북 좋아요


 BBC 뉴스는 영국의 캠브리지 대학의 연구결과를 인용하여 '페이스북의 좋아요는 성격을 예측하게 한다'고 보도했습니다. 캠브리지 대학의 연구원들은 미국 페이스북 사용자 5만 8,000명을 대상으로 데이터를 분석했으며, 이 결과를 토대로 페이스북 사용자의 '좋아요'만 보더라도 인종이나 연령, 성적 취향과 성격, 약물남용 여부, 정치적 견해와 심지어 IQ까지 확인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발표했습니다.

 연구 내용을 살펴보면, 남성의 성별 예측은 88% 정확했으며 공화당과 민주당의 정치적 성향은 85%로, 백인 미국인과 아프리카계 미국인을 구별하는 인종 테스트에서 95% 정확히 예측했습니다. 기독교와 이슬람교는 82%로 분류할 수 있었고, 약물 남용은 65%와 73% 사이에서 예측되었습니다. 좋아요에 분석 알고리즘을 적용할 것만으로 거의 정확한 개인 성격에 대한 예측이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사실 우리는 이런 연구 결과가 없더라도 이미 어느정도 이런 부분을 생각하고 있었을 겁니다. 필자가 겪은 Perfect Hot Girls 일화처럼 말이죠. 그리고 이 좋아요 데이터는 굳이 친구 사이가 아니라고 알 수 있으며, 브라우저 검색에 적용될 경우 심각한 개인정보 유출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무심코 좋기 때문에 눌렀던 좋아요가 커다란 개인 프로필의 정보가 되어 날아오는 것입니다.




트위터 팔로잉




 필자는 캠브리지의 연구결과를 보고 바로 떠오른 것이 트위터의 팔로잉이었습니다. 페이스북의 경우 관계 형성의 고리가 친구와 좋아요로 분리되어있지만, 팔로잉 하나로 직결 된 트위터는 어떻냐는 겁니다. 멀리 돌아갈 것 없이 트위터의 팔로잉 정보만으로 개인의 성격을 파악하는데 사용하는 것은 무리가 없어보입니다. 트위터의 팔로잉이 개인과 개인으로 연결되는 것이 아닌 기업과 단체로도 연결된다는 사실만으로 좋아요 연구결과와의 상관관계를 찾는 것도 어렵지 않습니다.

 팔로잉만으로 성별과 좋아하는 가수나 정치성향, 종교, 좋아하는 브랜드, 연령 등을 확인할 수 있다는데 이견이 있는 사람은 없을겁니다. 굳이 페이스북의 좋아요와 같은 연구결과가 따로 존재하지 않더라도 말입니다.

 이는 팔로잉의 수가 많으면 많을 수록 정확할 것이며, 분석도구만 갖춰진다면 더욱 손쉽게 분석하는 것이 가능할 것입니다. 트위터를 관심분야에 대한 뉴스피드로 활용하고 있지만 역시나 관심사를 통한 개인 성격을 들춰내는 것은 페이스북의 좋아요와 다를바 없어보입니다. 이 또한 개인에게 있어 심각한 개인정보 유출로 이어질 수 있는 단초가 될 수 있습니다.




좋아요와 팔로잉



 단순한 관심사의 모음이 개인을 프로필화 하여 개인정보로써 사용 될 수 있음을 우린 깨달았습니다. 그것도 공개 된 것으로 말입니다.

 이 문제는 기본적으로 공개되어 있지만 사용자에게 좋아요나 팔로잉을 강요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사용자 입장에서 이것들이 개인정보가 될 수 있음을 인지하고 개인 차원에서의 보안 설정을 하는 것이 우선시 되어야 합니다. 그리고 이것을 개인정보라고 단정할 수 있다면 페이스북과 트위터는 이 개인정보의 보안 설정을 강화해야 할 의무를 지니게 될 것입니다.

 그렇다고해서 꼭 관심사를 감출 필요는 없습니다. 좋아요가 자신을 대변하는 존재라면 그 대변하는 것을 잘나타낼 수 있는 것으로 활용하면 되는 것이며, 단지 무조건적인 좋아요를 피하라는 얘기일 뿐입니다.


 시대가 변했습니다. 사람과 사람을 연결해준다는 소셜네트워킹은 또 하나의 개인정보가 되었습니다. 이는 주민번호 보다 더 자세하고 분명한 개인을 나타내는 것이며, 개인이 웹에서, 소셜네트워킹을 통해 어떻게 보여지느냐의 전적인 권한도 개인에게 있음을 분명히 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