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르게 흘러가는 현대 사회에서 속도전은 매우 중요합니다. 다소 각박해 보일 수도 있으나, 속도에 적응하지 못하거나 뒤쳐진다면 얻을 수 있는 것도 얻지 못하는 상황을 맞닿기 좋으며 그렇기 때문에 빠른 선택이 강요되고 이뤄지곤 합니다. 하지만 그런 속도전이 때로는 잘 못 된 선택을 하도록 만들기도 하는데, 특히 스타트업 M&A 시장에서는 두회사를 한번에 말아먹도록 하거나 아무런 득을 보지 못할 선택을 할 수도 있기 때문에 빠르게가 아닌 가능성을 지켜보고 자신의 회사와 어떤 시너지를 낼 수 있을지 충분히 검토를 해야하기 때문에 반짝 대박을 가능성이라 보고 인수를 시도하다 발목을 잡히는 사례는 많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드롭과 메일, 그리고 박스
등장한지 한달 밖에 되지 않은 서비스를 인수한다는 것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요? 딱히 수익이 많이 나지도 않았으며, 사용자가 몰려들긴 했지만 이것이 정확히 사용의 편리함 때문인지 철저히 검증되지 않았습니다. 가능성을 보여주는 서비스는 너무나도 많은데 굳이 한달 밖에 되지 않은 서비스를 갑작스레 인수한다는 것은 무모하게 보이기 딱 좋습니다.
메일박스
메일박스의 또다른 이름은 '한달앱'입니다. 앱을 설치하고 사용하는데 너무 오랜 시간이 걸리기 때문인데, 사용하기도 전에 대기인원이라는 관문을 통과해야합니다. 과도한 접속으로 인한 혼란을 방지하기 위해 이런 조치를 취한 것입니다. 하지만 이것은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고 사용보다 호기심에 다운로드 받아 기다리기도 하는 등 관심을 모았습니다. 물론 대기인원 때문에 주목받기 시작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Gentry Underwood의 오케스트라가 개발한 iOS용 메일 클라이언트인 메일박스는 깔끔한 디자인으로 새로운 사용자 경험을 제공 할 메일 클라이언트가 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을 모으며 출시되었는데, 여기에 대기인원이라는 이벤트성 상황이 연출되면서 급속도로 자리를 잡아갔습니다. WSJ가 보도한 것에 따르면 앱 내려받기는 6천만 건에 달할 것이며, 대기건은 130만에 이른다고 합니다. 한마디로 대박 앱입니다.
오케스트라는 메일박스를 출시한 후 안드로이드용으로 제작하고 서버 안정화를 통해 서비스질을 높힐 것을 약속했는데, 그런 약속이 한달도 되지 않아 메일박스를 인수해버린 드롭박스의 손에서 지켜지게 생겼습니다. 드롭박스는 메일박스를 인수했으며 이미 메일박스는 드록박스의 소유가 되었습니다. 메일박스 팀원 13명은 다음주부터 드롭박스 본사에 합류하게 됩니다. 테크크런치에 따르면 인수 금액은 $1억이며, 현금과 주식을 합친 것이락 합니다.
메일박스는 2월 달에 서비스를 시작했으며, 이 모든 일은 한달만에 이뤄졌습니다. 떄문에 드롭박스가 성급하게 메일박스를 구입한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서두른 인수
아무리 6천만의 다운로드를 이끌었다곤 하지만 한달 된 서비스를 $1억에 인수하겠다고 결정한 것은 쉽게 납득하기 어렵습니다. 무엇보다 다운로드 건은 높지만 실제 사용자가 유지되고 있다는 보고는 없으며, 일부 유행에 따라 메일박스를 다운로드 받은 경우도 적지 않기 때문에 구체적으로 메일박스가 앞으로 어떻게 서비스 될 수 있을까에 대한 가능성을 확정짓긴 매우 어렵습니다. 서두른 인수라는 겁니다. 메일박스 인수 소식에 이런 시각은 각 매체에 조명 될 법합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기대감이 더 높고, 더 많이 나타납니다.
메일박스가 어떤 유행이건 아니건 나름의 브랜딩이 이뤄진 것은 분명합니다. 특히나 기본 메일앱 외 색다른 메일 클라이언트가 없던 상황에서 등장한 메일박스는 차별화 된 자리를 차지하는 것이 가능했습니다. 확실히 '첫번쨰 포지셔닝'을 꿰찬 것입니다. 그리고 이런 성과가 iOS를 통해서만 나타난 점도 눈여겨 볼만합니다. 메일박스의 이런 포지셔닝은 타 플랫폼에도 먹힐 것이며, 플랫폼 지원을 확대하고 현재 서버 안정은 위한 대기인원을 없애거나 줄이는 것 만으로 접근성을 늘린다면 단숨에 최고의 모바일 메일 클라이언트로 자리하는 것은 어려워보이지 않습니다. 기대감이 매우 고조되어 있는 것입니다.
인수를 서둘렀다는 것이 부정적인 의미로만 다가가진 않습니다. 오히려 최고가 될 수 있는 포지셔닝이기에 딱히 실패하더라도 서둘러 낚아챌만한 가치가 있었던 것입니다. 가능성이나 기대감을 둘째치고라도, 딱히 수익이 나질 않더라도 첫번째 포지셔닝을 따내기 힘든 들쑥날쑥한 모바일 시장에서 이미 고착화 된 것처럼 보였던 메일 클라이언트를, 그것도 스타트업이 가졌다는 것은 드롭박스 입장에서 속도전에 몸을 맡길만한 충분한 명분이 되었을 겁니다.
그리고 그 명분은 곧 기대감으로 비춰지게 된 것이죠.
드롭박스와 메일박스
드롭박스는 이제 메일박스를 좀 더 유명한 메일 클라이언트를 만들어야 하는 과제에 휩싸였습니다. 하지만 이 과제를 어떻게 해내야 하는지는 드롭박스 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사람들이 다 알고 있습니다. 그만큼 쉬워보인다는 뜻입니다.
하지만 필자는 만약 드롭박스가 첫번째 포지셔닝만을 가지고 쉽게 갈 수 있다고 판단하고 인수한 것이라면 절대 평탄하게 메일박스를 운영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지 않습니다. 첫번째 포지셔닝로 중요한 위치를 점하긴 했지만, 메일박스의 등장으로 메일박스의 문제점을 보완하고 수정하고 혹은 더 나은 인터페이스의 모바일 메일 클라이언트들이 쏟아질 것입니다. 드롭박스가 해야하는 것은 이미 드러난 것처럼 타 플랫폼을 지원하고 서버 안정화를 통해 접근성을 높히는건 당연한 것이며, 그보다 메일박스가 첫번째 포지셔닝을 지킬 수 있도록 유지할 수 있는 고민을 지속하는 것입니다.
가벼운 선택 같지만 오히려 커다란 무게를 얻게 된 것입니다.
드롭박스가 메일박스를 인수함에 따라 서비스의 질 향상은 빠르게 진행될 것입니다. 국내에서 문제되고 있는 한국어 문제도 해결될 것이며, Gmail에 국한 된 점도 다양한 메일 계정을 사용할 수 있도록 추가될 것입니다. 크게 오래걸리지 않겠죠. 메일박스가 드롭박스에 인수된 기간보다는 길겠지만, 그만큼의 시너지를 발휘하기에 더할나위가 없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메일박스를 통해 드롭박스와의 연동을 통한 패스 시스템을 구축할 수도 있으니 활용방안은 드롭박스가 어떤 결정을 내리느냐에 달렸습니다.
인수한 것이 당연해보기도 하고, 혹은 섣부른 판단인 것처럼 보이기도 하고, 그러면서 드롭박스를 통해 시스템이 개선 될 것이 당연하게 보이기도 하는지만, 바뀌지 않는 것음 이것은 결코 가벼운 인수가 아니라는 것을 기억할 수 있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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