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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IT일반

노모포비아, 스마트폰에 지배되지 말자

 중독 얘기는 매번 새로운 것이 등장할 때마다 나타납니다. 먹는 것, 입는 것부터 디지털 시대를 맞으면서 컴퓨터 중독이 사회 문제로 떠오르기도 했고, 지금은 스마트폰 중독으로 번졌습니다. 물론 이것으로 스마트폰이 사회악이라거나 거리를 둬야 한다고 주장하려는 것은 아닙니다. 필자도 스마트폰이 생활이 되었고, 없다면 그대로 하는 일을 놓아버려야 하니 그만큼 깊숙하게 들어온 스마트폰을 사용하지 말자는 것은 무리가 있죠.





노모포비아, 스마트폰에 지배되지 말자


 단지 스마트폰이 생활인 것은 맞지만, 그 이상의 집착이 된다면 이는 개인을 망치는 아주 좋지 않은 것이 된다는 겁니다. 새로운 것에 적응해나가는 과정으로 봐도 맞고, 사회에 어떤 문제점이 되고 있는 것도 맞지만, 그 경계에서 어떻게 할지는 순전히 개인의 몫이라는 점을 잊어선 안 됩니다.




노모포비아




 휴대폰이 없으면 불안감과 공포감을 느끼는 증상인 '노모포비아(Nomophobia)'는 이제 익숙한 용어가 되었습니다. 어려운 용어처럼 보이지만, 거식증이나 폭식증을 생각하면 이해하기 수월하죠. 거식증이나 폭식증의 증상이 체중에 대한 공포증으로 나타나는 장애라면 노모포비아는 스마트폰이 떨어져 있으면 나타나는 일종의 장애로 볼 수 있습니다. 장애라고 해서 심각하게 받아들일지도 모르겠으나, 영국 여론조사기관 유거브가 노모포비아를 처음 조사할 때 영국 국민의 절반 이상이 중독 증세를 보였다고 하니 깊숙하게 들어와 있지만, 크게 번지진 않은 상태 정도로 생각할 수 있습니다.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조해진 의원이 25일, 한국정보화진흥원으로 제출받은 자료를 보면 청소년 스마트폰 중독률이 2011년에는 11.4%였지만, 2012년에는 18.4%로 증가했습니다. 60%나 늘어난 것인데, 이들을 노모포비아라고 규정했을 때 증가율을 높지만, 국가적인 대책 마련을 할 수준은 아닌 겁니다. 문제는 성인보다 상대적으로 자제력이 떨어지는, 특히 영유아의 스마트폰 사용이 늘어나면서 이것이 다른 문제점을 낳을 가능성이 높아 이를 중점적으로 해결하는 방안은 고민을 거듭해야 할 것입니다.


 그렇다면 노모포비아의 가장 주된 이유가 무엇일까요? 왜 영유아의 스마트폰 중독을 중점적으로 해결하려 해야 할까요? 노모포비아로 거듭하는 가장 큰 이유는 스마트폰에 지배력을 빼앗겼기 때문입니다. 스마트폰이 생활 도구가 아닌 삶의 가장 중요한 부분으로 자리하면서 이를 사용하면서 나타나는 결과에 대한 만족이 아닌 사용하는 자체에 대한 만족이 높아지면서 노모포비아 증상이 나타나는 것입니다. 사용하면 느낄 수 있는 만족과 멀어지는 자체에 두려움을 느낀다는 것이죠.




지배




스마트폰이 생활이 되었다면 스마트폰 사용 자체를 줄일 수는 없습니다. 스마트폰이 중독 장치라면 또 모를까 개인의 제어능력이 한낱 디지털 기기로 넘어간 것이므로 사용을 줄인다고 해서 중독을 해결할 수는 없다는 겁니다. 아니, 어떻게 줄일 수 있을까요? 다른 취미를 찾고, 다른 활동을 하면서 스마트폰을 멀리하라? 재미있게도 이 이야기도 스마트폰으로 보고 있는 사람은 있습니다. 그 자체를 도려내듯 파버리는 건 쉽지 않습니다.


 필자는 스마트폰을 중독의 원인으로 규정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스마트폰 중독, 그러니까 스마트폰에 지배된 상태를 벗어나기 위해선 자아를 확고히 하고, 자존감을 기르는 것이 중요한데, 이것이 스마트폰을 없애버린다고 해결되진 않기 때문입니다. 또 다른 대상을 찾거나 자존감이 낮아질 뿐이죠.


 그렇다면 우리는 원인을 스마트폰에서 찾을 것이 아니라 '왜 나는 스마트폰이 없으면 불안한 걸까?'하는 스마트폰 사용에 대해 고찰해야 합니다. 가령 페이스북을 수시로 확인하는 습관이 있다고 판단된다면 '왜 나는 페이스북을 계속 보는 걸까?', '정말 이것이 나에게 도움이 되는 일일까?', '나는 페이스북을 보면서 무엇을 얻으려 하는 것일까?'와 같은 자아 형성 초기와 같은 진지한 고민을 스마트폰을 사용하면서 할 수 있어야 하는 겁니다. 이런 깊은 고민은 페이스북 사용에 대한 자아를 굳게 하고, 페이스북에 집중된 자존감을 풀어헤칠 것입니다. 그럼 자연스레 자신을 찾기 위한 노력을 다른 곳으로 옮길 것이고, 이것은 스마트폰의 지배에서 벗어날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방법이자 확실한 방법입니다.


 실제 스마트폰 중독이 심각한 정신장애로 이어져 사망이나 특수한 사건으로 전가된 사례는 없습니다. 물론 세부적으로 따지면 스마트폰의 사용이 원인이 되긴 했으나, 스마트폰 중독 자체가 그렇게 변질하게 했다는 일은 전혀 없는 것입니다. 중요한 건 이 스마트폰 중독을 두고 심각하게만 생각할 것이 아니라 자아 형성 과정의 하나로 이 시대에 나타난 새로운 것이라는 걸 인지하고 그것에 맞게 알고 해결하려는 노력하는 것이 좋습니다.




고민



 노모포비아의 증가로 스마트폰 사용에 거부감을 느끼는 사용자도 늘어났지만, 청소년의 스마트폰 중독이 늘어난 것과 달리 인터넷 중독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중독 현상이 인터넷에서 스마트폰으로 넘어간 것이 아니라 현재 청소년의 인터넷 사용은 거의 태어난 시기와 같이한다고 할 수 있으며, 충분한 사용 습득과 인지로 인터넷이라는 것이 별다를 것 없는 생활 일부로 자연스럽게 인식한 세대로 넘어가므로 점점 줄어들고 있는 것입니다.


 하지만 스마트폰은 접근한 지 불과 5년 안입니다. 당연히 스마트폰에 대해 충분한 인지를 하게 어렵고, 이것이 노모포비아라는 증상으로 이어지는 것인데, 실상 이 중독 현황도 10년 이후라면 다른 것에 전가되어 있을 것이라는 겁니다. 항상 그렇지만, 디지털 중독은 마약 성분이 있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해서 직접 흡입하거나 혈관에 주입하는 것도 아닙니다. 그냥 디지털에 대한 지배력 상실이 사용량을 늘리면서 중독 현상으로 나타나게 되는 것인데, 그건 인터넷도 스마트폰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래 왔었죠.


 그렇다면 스마트폰을 멀리할 것이 아닙니다. 스마트폰을 생각할 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