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P는 현재 대부분 사업이 실적 악화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노트북, PC, 서버, 모바일은 완전히 손을 놓다시피 했으며, 그나마 HP의 실적에 웃음을 주는 분야가 '프린터'입니다.
HP, 3D 프린터로 회생할까?
많은 업체가 3D 프린터에 도전하고 있습니다. 기업용 시장에서는 오브젯 등의 업체가 이미 크게 자리 잡고 있지만, 가정용 3D 프린터는 아직 큰 진전이 없습니다. 그런 와중에 HP가 3D 프린터 진출을 선언했습니다.
3D 프린터
HP CEO 맥 휘트먼은 방콕에서 열린 커낼리시스채널플랫폼 행사에서 '2014년 중반, 대중성과 빠른 속도를 갖춘 3D 프린터를 내놓을 계획이다'고 밝혔습니다. 전문 프린터 제조사로서 빠져선 안 될 것처럼 보이지만, 아직 대형 프린터 업체가 3D 프린터 시장에 큰 움직임을 보이지 않은 상황에서 나온 발언이라 크게 주목받았습니다. HP의 협력사 주가도 상승했으며, 새로운 기술 시장으로 거듭날 것으로 보이는 3D 프린터 시장에 나선다는 기대감에 술렁이고 있습니다.
중요한 건 시기인데, HP가 목표로 한 것은 내년입니다. 많은 가정용 3D 프린터가 출시되고 있고, 보급도 차츰 이뤄지고 있지만, 여전히 생소한 기기이며, 생각보다 활용도 높지 않아 큰 호응을 받지 못하고 있는데, HP는 강력한 프린터 브랜드를 가지고 있고, 내년에 시장에 반응을 나타낼 제품을 내놓을 수만 있다면 대중적인 제품으로 앞당기는데 일조하지 않을까 하는 겁니다. 물론 아직은 계획 단계이고, HP가 3D 프린터를 제대로 출시한 적이 없으므로 꼭 대중성을 겸한 제품을 출시할 것이라 단정할 수도 없지만, 기대감만큼은 여느 신생 업체들과 달리합니다.
HP는 3D 프린터 진출로 어떤 효과를 노리는 것일까요?
회생
그나마 HP의 주요 사업 중 돈이 되는 것이 프린터지만, 이 프린터 또한 적자의 경계를 넘나들며, 출렁이고 있습니다. PC 시장이 침체하면서 PC 부문 부진과 함께 주변 기기인 프린터의 상황도 이전만 못 한 것입니다. 엔터프라이즈 시장조차 이전 분기보다 순이익이 20% 감소하면서 전체 비즈니스가 흔들리고 있습니다.
이에 휘트먼 CEO는 투자자를 대상으로 '내년이 HP에게 중요한 지점일 것이며, 내년부터 성장세를 회복할 것'이라고 장담했는데, 그럼에도 PC 시장 침체를 부정하진 않았습니다. 오히려 지난 8월에는 'PC 시장이 처한 어려움으로 우리는 내년에도 성장세를 회복하지 못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는데, 그런 의견을 접고 내년이 성장 지점이 될 것이라고 한 것과 3D 프린터가 교차했습니다.
3D 프린터를 전면에 내세우겠다는 건 아닙니다. 클라우드와 모바일, 소프트웨어를 통한 서비스와 이를 기반으로 한 하드웨어 판매를 도모하는 체제 전환을 하겠다는 것으로 플랫폼 업체로 전환하겠다는 겁니다. 그리고 이 과정에 3D 프린터를 포함하여 새로운 비즈니스로 2014년 안에 키워놓겠다는 것이 HP의 목표입니다.
소비자 시장에서 죽을 쓰자 기업 시장에 전력투구했지만, 이조차 실망감에 젖게 되자 결단한 것이 플랫폼 업체로의 전환과 3D 프린터라는 새로운 제품 개발인데, HP가 3D 프린터에 거는 기대는 단지 새로운 진출이 아닌 HP의 골격을 바꾸고, 회생을 위한 핵심인 겁니다.
HP
HP는 기업용 컴퓨터 사업의 유지와 함께 소비자 시장은 3D 프리터로 도전할 생각입니다. 신생 시장이고, 가능성은 충분하니까요. 아직 HP가 가진 현금은 상당합니다. 매출을 추락하고 있고, 특히 PC 매출은 이전 분기보다 11%나 하락하는 등 좋지 못한 상황이지만, 새로운 비즈니스를 시작하기엔 아직 무리가 아닙니다.
구체적으로 어떤 제품이며, 어떤 가격으로 어떻게 3D 프린터를 내놓겠다는 계획까지 밝히진 않았지만, 떨어지는 매출 속에 3D 프린터가 HP의 구원투수가 될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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