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IT/IT일반

스트리밍에 하락한 디지털 판매, 새로운 폭풍 될 것



 음악, 영화, 도서 등 디지털로 콘텐츠를 구매하고, 보게 된 일은 오래전부터 진행되었습니다. PC를 넘어 스마트폰에서도 콘텐츠를 구매하여 언제 어디서든 즐길 수 있게 되었고, 이런 영향은 태블릿을 거쳐 가고 있습니다.
 


 

스트리밍에 하락한 디지털 판매, 새로운 폭풍 될 것
 
 이러한 디지털 콘텐츠 판매에 영향을 주기 시작한 것이 바로 '스트리밍(Streaming)'입니다. 스트리밍은 원래 '미리 듣기'의 개념을 벗어나지 못했었습니다. 실질적인 수익은 직접 음원을 판매한 것에 발생했고, 스트리밍은 판매의 보조 개념에 서 있었죠.
 
 


 빌보드 비즈 (Billboard Biz)는 2013년 처음으로 디지털 음원 판매가 감소했다고, 지난 4일에 시장조사기관 닐슨(Nielsen)의 자료를 들어 보도했습니다.
 
 자료를 보면, 디지털 음원 판매는 13억 4,000만 달러였던 2012년에서 2013에 12억 6,000만 달러로 하락했습니다. 디지털 앨범 판매도 1억 1,170만 개였던 2012년보다 2013년에 1억 1,160만 개로 0.1% 줄었습니다. 이것은 아이튠즈 스토어가 등장한 이래 처음으로 하락한 것이며, 스트리밍 서비스의 영향을 크게 받은 것으로 분석됩니다.
 
 재미있게도 스트리밍 서비스의 대표격인 판도라(Pandora)는 아이튠즈 스토어가 등장한 이전인 2000년에 서비스를 시작했습니다. 초기에는 디지털 음원 유통의 가장 이상적인 모델로 꼽혔지만, 아이튠즈가 등장하면서 음원 유통 구조가 완전히 뒤바뀝니다. 보다 먼저 나왔던 모델이지만, 스트리밍으로 수익을 낼만한 기반이 확고하지 않아 10년 동안 적자를 냈고, 사업을 그만둘 뻔하기 일쑤였습니다. 반면, 아이튠즈는 전 세계 음원 시장을 집어삼키죠.
 
 그랬던 것이 광고 기반, 특히 모바일 접근으로 수익성이 보장되기 시작하면서 판도라는 깊은 적자의 무덤에서 탈출합니다. 이런 일은 판도라뿐만 아니라 스트리밍 서비스 전반에 걸쳐 나타났습니다.
 
 최근 2억 5,000만 달러라는 거대 투자 유치에 성공한 스포티파이(Spotify)도 수년 동안 투자에 애를 먹었습니다. 수익도 나지 않는데, 투자조차 이뤄지지 않으니 운영과 유지가 쉽지 않았었죠. 투자를 받고, 기업가치가 상승한 지금도 수익 구조를 지적받지만, 사업을 시작한 지 7년 만에 운영에 차질이 생기지 않게 된 것만으로도 스트리밍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얼마나 높은지 알 수 있습니다.
 
 아이튠즈로 음원 시장을 석권하던 애플도 '아이튠즈 라디오(iTunes Radio)'라는 새로운 스트리밍 서비스를 선보였습니다. 애플은 다 쓰러져가던 스트리밍 업체인 라라를 2009년에 인수했고, 그때부터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를 준비해왔습니다. 인수 때부터 준비했다고 하더라도 4년을 준비한 것이며, 마침 음원 판매가 처음으로 하락한 해에 공개했다는 것은 의미심장하게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유튜브도 유료화된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무료 버전과 월 구독료 10달러짜리 유료 버전을 제공할 계획으로 알려졌으며, 구글은 이를 위해 배보(Vevo), 유니버설 뮤직(Universal Music), 소니 뮤직(Sony Music)등과 협상을 진행 중입니다. 올해 1분기 안으로 출시를 할 예정이고, 유튜브의 광고 외 새로운 수익 성과에 대한 기대가 높습니다.
 
 완전히 음원 판매의 밑린 스트리밍 업체들이 다시 살아나고, 기존 시장의 강자였던 업체도 스트리밍 사업에 뛰어들고 있습니다.
 
 
 


 어째서 이런 형상이 벌어지는 것일까요? 분명 스트리밍 서비스는 이전에도 존재했습니다. 그러나 지금에 와서야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자본도 그쪽으로 크게 움직이고 있고, 사용자들도 마찬가지입니다.
 
 먼저 이런 현상은 음악이라는 콘텐츠에 한정해서 보기 어렵습니다. 전반적인 콘텐츠 시장이 스트리밍 구조로 넘어가고 있고, 모바일의 성장과 깊은 관련이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사용자는 디지털 콘텐츠를 구매하는 것에 익숙해졌습니다. 다양한 불법 경로가 있음에도 편의와 저작권의 보호를 위해 기꺼이 지갑을 열고, 시장은 성장해왔죠. 갑자기 무료 서비스가 생겼으므로 열던 지갑이 닫힌 것은 아니라고 봅니다. 그럴 생각이었다면 진작 지갑을 닫았겠죠.
 
 바뀐 것은 콘텐츠에 대한 사용자의 접근 방식입니다. 모바일, 그러니까 스마트폰과 태블릿의 발전은 더욱 편하게 콘텐츠에 접근하도록 만들었습니다. 항상 무선 통신과 연결되어 있고, 즐길 수 있는 콘텐츠는 넘쳐나죠. 기존 MP3 플레이어에 음악을 담기 위해 음원을 내려받고, MP3 플레이어에 넣을 필요가 없어졌습니다. 그럼 스마트폰으로 내려받아야 하느냐? 받을 수는 있겠지만, 빠른 통신 환경에 끊김 없이 전달되는 음악을 그대로 듣는 것도 나쁘지 않은 방법입니다. '접근 -> 구매 -> 소비'였던 형태가 모바일의 성장으로 '접근 -> 소비'로 단축된 것입니다.
 
 사용자는 콘텐츠는 접근하는 것과 동시에 소비하게 됩니다. 구매라는 과정을 걸러내더라도 문제가 없고, 어느 기기에서도 스트리밍을 이용할 수 있게 되었죠. 콘텐츠를 분산하기 위해 하드디스크에 저장할 이유가 없습니다. 차라리 소유하기 위한 목적의 소비만 존재하게 되죠.
 
 미국 타임지(Time)는 지난 2일, '5년 내 사라질 5가지 기술'이라는 주제의 내용을 다뤘습니다. 그중 하나로 꼽힌 것이 'DVD/블루레이 플레이어'입니다. 그리고 이를 사라지게 할 서비스로 넷플릭스를 언급했습니다. 실제 넷플릭스는 DVD 대여 업체였지만, 체제 전환을 통해 스트리밍 업체로 거듭났습니다. 이후에는 사람들이 DVD를 대여하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에서입니다.
 
 네트워크 솔루션 업체인 샌드바인(Sandvine)의 보고서를 보면, 넷플릭스는 유튜브와 함께 미국 스트리밍 트래픽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을 만큼 스트리밍 시장의 초강자로 불리며, 31.62%의 점유율을 기록해 유튜브의 18.69%보다 훨씬 더 차지하고 있습니다. 모바일에서는 여전히 유튜브가 강세를 보이고 있으나 유선에서 넷플릭스가 큰 점유율을 차지하고, 이는 스트리밍에 대한 접근 방식이 모바일뿐만 아니라 TV와 같은 제품에서도 바뀌고 있음을 의미합니다. 이 또한 TV로 콘텐츠에 접근하는 방식이 '접근 -> 대여 -> 소비'가 아니라 '접근 -> 소비'가 되면서 벌어진 형태라고 할 수 있겠죠. 그리고 넷플릭스는 본격적인 모바일 시장 공략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스트리밍은 디지털 콘텐츠 시장에 새로운 폭풍이 될 것입니다. 소비자의 콘텐츠 접근 방식의 변화가 수년 동안 잠잠했던 스트리밍 시장의 활성과 수익까지 가져다 오고 있으며, 여러 업체가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이런 접근 방식은 도서나 매거진, 게임 등의 콘텐츠에서도 폭넓게 나타날 것입니다. 이미 국내 만화 시장을 재편하고 있는 웹툰도 그 범주에 든다고 할 수 있고, 웹 게임과 클라우드 게임도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기 때문이죠.
 
 콘텐츠 시장은 스트리밍에 주목해야 합니다. 스트리밍 시장은 올해 이전에는 없었던 성장을 기록할 테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