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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IT일반

노키아, 노르망디는 어떤 의미의 제품일까?


 침몰하는 노키아에 마이크로소프트가 손을 내밀었지만, 제대로 된 성과는 아직 나온 바가 없습니다. 그런 와중에 노키아가 안드로이드폰을 제작하고 있다는 소문이 들립니다. 인수 직전부터 나온 얘기였지만, 인수되면서 MS가 윈도폰 개발에 전념하는 쪽으로 운영할 것으로 보였는데, 이전부터 진행되어 온 안드로이드 프로젝트를 놓지 않을 가능성이 나왔습니다. 바로 '노르망디(Normandy)'입니다.
 



노키아, 노르망디는 어떤 의미의 제품일까? 


 앞서 말하자면 노키아가 노르망디를 출시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단지 개발 중이라는 것이 포착되었고, MS의 자회사로 들어갔지만, 제작할만한 명분도 지닌 제품이기에 출시 관계를 염두에 두기보단 노키아의 상황을 들여다보는 쪽으로 가닥을 잡을 수 있겠죠.
 
 
 


 
 @evleaks는 노키아의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노르망디'의 사용자 인터페이스가 담긴 사진을 공개했습니다. 변형된 안드로이드의 모습이며, 아마존의 킨들파이어에 탑재된 것처럼 포크버전의 안드로이드가 탑재되어 구글 서비스나 구글 플레이에서 앱을 내려받아 이용할 수 없습니다. 대신 스카이프가 보이는 걸로 봐서는 몇 가지 특화된 앱이 기본 탑재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와 함께 중국의 C테크는 웨이보에서 구한 노르망디의 사양이 드러난 사진 2장을 공개했습니다. 공개된 사양을 보면 퀄컴 스냅드래곤 프로세서를 탑재했는데, 이전에 예상된 것처럼 MSM8225Q로 보입니다. 500만 화소의 전면 카메라와 854x480 해상도의 4인치 디스플레이, 4.4.1 버전의 안드로이드를 제공합니다. 그 외 자세한 부분은 알 수 없지만, 여기까지만 보더라도 저가 시장은 노린 제품임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자사 앱 마켓을 구축할 것인지 여부까진 알 수 없지만, 안드로이드를 탑재하면서도 거리를 두려는 것 같습니다. 콘텐츠를 보유한 아마존과 달리 윈도폰 스토어도 신경을 써야 할 부분이므로 콘텐츠가 부족해도 구글 플레이는 노키아 도움이 되지 못할 테니까요.
 
 그렇다면 노르망디는 노키아에서 어떤 의미의 제품일까요? 윈도폰이 갈 길도 먼데 말입니다.
 
 
 


 
 노키아의 윈도폰 판매량은 꾸준히 증가했습니다. 2012년 1분기 200만 대에 그쳤던 판매량은 2013년 1분기에 560만 대까지 상승했습니다. 13년 3분기에는 800만 대 판매를 달성하면서 분기당 1,000만 판매를 눈앞에 두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러나 이런 윈도폰의 약진에도 노키아의 휴대폰 전체 판매량은 떨어지고 있습니다.
 
 작년 초만 하더라도 윈도폰 라인인 루미아(Lumia)보다 심비안 기반의 '시리즈 40'을 사용하는 저가 라인인 아샤(Asha)의 판매량이 두 배 수준으로 높았습니다. 그러나 이 격차가 거의 좁혀졌고, 심비안 스마트폰의 판매량이 감소하면서 윈도폰이 주력 상품이 되자 저가 시장에 대응할 제품도 덩달아 줄어들게 됩니다.
 
 저가 윈도폰 라인도 있지만, 신흥 시장을 확실히 쥘만한 라인이 절실한 상태고, 윈도폰이 판매되는 동안 판매량을 유지해줄 만한 제품의 필요성도 노키아가 노르망디를 준비한 이유입니다. 윈도폰이 전체 판매량을 유지할 수 있는 수준이 된다면 결국에는 윈도폰으로 통일하겠지만, 당장 신흥 시장을 공략할 수 없다면 이를 담당할 제품이 있어야 합니다. 북미와 유럽에서 판매량을 올리고 있는 윈도폰의 성장이 충분하다면, 그때가 되어야 윈도폰으로 신흥시장을 공략할 테고, 노르망디는 그 밑거름입니다.
 
 달리 말하면 노키아의 브랜드를 유지하기 위한 것이라고 할 수 있고, 이를 위해 경쟁 업체인 구글의 안드로이드를 이용한다는 점에 아이러니 같지만, 아샤나 심비안이 힘을 잃어간다면 그에 적절한 대응책이 될 순 있을 겁니다.
 
 
 


 
 노키아의 구체적인 윈도폰 전략은 MS의 새 CEO가 자리한 뒤가 될 것입니다. 윈도폰이 윈도우 RT와의 통합도 앞두고 있고, 여러 면에서 장기적으로 고민해야 할 부분이 많습니다. 노르망디는 이런 고민의 시간 속에 노키아의 버팀목과 같은 역할을 맡았습니다. 얼마나 판매가 될 수 있을지는 출시가 되어봐야 알겠지만, 노키아가 윈도폰으로 고군분투할 때 버팀목이 되었던 심비안 스마트폰과 아샤가 있었던 것처럼 노르망디에 맡긴 듯합니다.
 
 MS로 들어간 노키아가 금방 어떤 윈도폰 전략을 내놓게 될지, 아니면 노르망디를 통해 새로운 활로를 모색하게 될지 기대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