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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IT일반

페이스북-왓츠앱, 메신저 가치에 불 지폈다






스마트폰의 보급으로 SMS 사용은 급격히 줄어들었습니다. 그러나 메시지 전송은 늘었습니다. 각종 메신저 서비스가 성행한 덕분입니다. 왓츠앱을 비롯하여 라인, 위챗 등이 여러 지역에서 각축전을 벌이고 있습니다. 그러나 필두의 많은 업체 균형이 전체적으로 유지되면서 메신저 시장의 변화는 몇 가지에 국한되어 있었습니다.












페이스북-왓츠앱, 메신저 가치에 불 지폈다

회원 수 증가, 매출 증가, 서비스 개편 등이 대개 메신저 서비스를 평가하는 조건이었는데, 이를 깨버리는 인수 건이 발생했습니다. 바로 메신저 1위 왓츠앱을 소셜미디어 1위인 페이스북이 사들이겠다고 밝힌 것입니다. 승인만 앞둔 상황이지만, 이 커다란 거래에 다른 메신저들의 움직임도 요동치고 있습니다.


페이스북의 왓츠앱 인수로 먼저 반응을 보인 곳은 급성장 중인 '라인(LINE)'입니다. 라인은 인수 발표가 난 뒤 네이버는 전 거래일보다 8.13% 하락한 68만 9,000원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2조 원이 넘는 시가총액이 하루만에 날아가 버렸는데, 다행히 곧 70만 원 선을 회복하면서 긴장감은 줄어들었습니다. 이유는 왓츠앱의 가치와 라인의 가치가 다르다는 것으로 별다른 수익 확대 없이 서비스해온 왓츠앱과 스티커, 게임, 음악 등으로 영역을 확장 중인 라인을 비교할 수 없다는 겁니다.

그러나 이런 의견에 다시 제동이 걸립니다. BNP파리바(BNP Paribas)증권의 연구원 저스틴 리(Justin Lee)는 '북미와 유럽에서의 왓츠앱은 강하다.'면서 '장기적으로 볼 때 라인의 북미, 유럽 진출에 부정적 영향을 가져올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일본, 태국, 대만에서 라인이 큰 인기를 끌고 있어서 라인의 성장에 큰 영향을 끼치진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지만, 반대로 말하면 왓츠앱이나 페이스북 메신저가 라인이 강세인 지역을 물고 늘어질 수 있어서 페이스북이 훨씬 좋은 패를 쥐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게임을 라인으로 즐기더라도 메시지 장악에서 왓츠앱이 밀릴 것이 없고, 북미에서도 마찬가지이므로 낙관하고 볼 것은 아니라는 겁니다.

무엇보다 올해 가입자 5억 명 달성을 목표로 한 라인은 사용자 수에서 왓츠앱을 뛰어넘어 세계 1위가 될 것으로 계획했지만, 페이스북이 왓츠앱을 독립적으로 운영하면서도 10억 명의 페이스북 사용자들이 연결할 수 있길 바란다는 메시지를 전달하여 사실상 사용자 확보에서 라인이 유리한 고지를 점령하기 전에 선수 쳤다는 느낌을 강하게 드러냈습니다.

라인과 달리 긍정적인 반응이 나타난 곳도 있습니다. 바로 '블랙베리(Blackberry)'입니다. 블랙베리는 '블랙베리메신저(BBM)'의 iOS 버전과 안드로이드 버전을 내놓으면서 메신저 앱에 새로운 파란을 불러일으켰습니다. 메신저만 본다면 다른 서비스보다 많이 부족하지만, 지금껏 쌓아온 기술을 바탕으로 여전히 '보안이 강력한 메신저 앱'으로 손꼽히고 있습니다. 블랙베리에 긍정적인 반응이 나타난 것은 바로 인수 금액에서인데, 페이스북은 왓츠앱을 주식 옵션까지 포함하여 190억 달러에 인수하기로 했습니다. 또한, 포브스는 보도를 통해 구글이 왓츠앱을 인수하기 위해 100억 달러를 제시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당장 수익과 만족도가 떨어지더라도 메신저 서비스의 가치를 다시 정리하게 하였습니다.

반명, 현재 개발 중인 P2P 방식의 보안 메신저 서비스인 햄리스(Heml.is)는 이번 인수 건을 두고, 트위터를 통해 '오늘 더 세계가 페이스북 중심으로 쏠려 슬프다.'고 밝혔고, 페이스북을 통해서는 출시 시기에 대한 논의를 사용자들과 진행했습니다. 메신저가 한쪽으로 중심이 이동했을 때, 햄리스 프로젝트가 실패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한 것인데, 빅브라더에 대항하는 것을 목표로 두고 있어서 왓츠앱의 인수를 달갑게 보지 않는 것입니다.


한 곳은 가치의 저울질에 고민하고 있고, 한 곳은 새로운 가치 발견에 기대하고 있으며, 또 한 곳은 가치의 쏠림에 걱정을 표하고 있습니다. 페이스북의 왓츠앱 인수는 이처럼 메신저 가치에 새로운 불을 지폈습니다. 기존의 회원 수나 매출에 주안점을 두는 것이 아니라 메신저 자체의 가치를 어떻게 결정해야 하는지 왓츠앱을 기준으로 혼동이 온 것입니다.

인수로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라인이 다시 주목받은 것은 '왓츠앱의 가치가 190억 달러라면 라인은 얼마일까?'라는 질문이 던져지면서 였습니다. 라인은 190억달러로 인수된 왓츠앱보다 매출상황도 훨씬좋고,성당이 가파른데다 지역도 훨씬 넓은데 왓츠앱에 비해 가치가 더 높게 평가되는것도 틀리지 않은 얘기니까요. 물론 왓츠앱의 인수 금액이 너무 높다는 지적이 있긴 하지만, 구글이 제시한 100억 달러만 두고 보더라도 메신저가 가진 가치를 다른 기업들이 어떤 식으로 바라보고 있는지 감을 잡을 수 있습니다.

블랙베리가 걸고 싶은 것도 이런 관점인데, BGR은 익명의 투자자 의견을 들어 'BBM이 25억 달러의 잠재적 가치가 있을 것'이라고 보도했습니다. 이미 일본의 라쿠텐이 바이버(Viber)를 9억 달러에 인수하면서 메신저 가치에 대한 고민이 시작되었는데, 왓츠앱에 도달하자 BBM을 평가하기 수월해진 것으로 보입니다. 어쨌든 블랙베리는 BBM을 계속 품어야겠지만, 상황에 따라서 BBM을 한 수로 사용하기 편해졌습니다.

햄리스가 페이스북과 왓츠앱의 결합을 우려했지만, 사용자들은 햄리스에 '좀 더 나은 메신저를 만들어 주길 바란다.'면서 '영향받을 것 없다.'는 의견을 내보였습니다. 오히려 햄리스의 가치를 올릴 기회가 되었다면서 메신저의 가치 평가에 완전히 다른 기준이 적용되어 햄리스만의 차별성만 인정된다면 햄리스가 지닌 가치가 꺾이진 않을 거라는 겁니다. 무엇보다 실사용자 80만의 BBM이 25억 달러의 잠재적 가치를 인정받았다면 햄리스의 사용자가 페이스북에 밀리더라도 다른 가치를 존중받을 수 있다는 것인데, 이는 기존 메신저의 가치 평가를 완전히 뒤집어 놓았기에 나올 수 있는 얘기입니다.

이런 웅성거림은 라인, BBM, 햄리스에만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메신저의 성장과 돌파구를 걱정하던 많은 업체가 다시 생각해보도록 했습니다. 단순히 SMS를 대체해서 사용자를 얼마나 확보하는 것이 메신저 성장에 가장 중요한 핵심이라고 보던 것이 여전히 사용자 확보가 중요하긴 하지만, 일정 수준의 사용자만 확보하더라도 서비스 특징이 뚜렷하면 높은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다는 점은 다시 메신저 사업에 뛰어들 여지를 마련하게 했기 때문입니다. 달리 말하면 페이스북이 왓츠앱의 가치를 재평가한 탓에 주도권을 빼앗기지 않으려는 신경전이 아주 부드럽게 흘러가던 매신저 시장에서 더욱 치열해졌다는 겁니다.


구글이 왓츠앱을 인수하려고 시도했던 이유를 두고, '행아웃을 살리기 위해 왓츠앱을 인수하여 서비스를 제거하고, 인력만 보급하려고 하지 않았을까?'하는 의견도 나타나는데, 구글의 여태까지 행보도 그렇지만, '왓츠앱이 그 제안을 거부한 것도 왓츠앱이라는 서비스가 사라지는 걸 원치 않아서'라고 본다면 그럴 법도 합니다.

왓츠앱은 자신들의 장점으로 크로스 플랫폼, 가입 방식과 실사용을 들었는데, 왓츠앱의 특징이 무너지지 않는 선에서 가치를 인정한 업체가 페이스북이고, 그 합의가 이뤄진 것이라면 190억 달러라는 어마어마한 금액에도 그 가치를 새로이 찾아볼 수 있어야 할 것입니다. 그래야 미래의 메신저에 대해서 훨씬 더 훌륭한 대응할 수 있을 테니까요.

스트래티지어낼리틱스(SA)는 이동통신사의 SMS가 2017년에는 10% 수준으로 추락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그러니까 90%의 사용자가 메신저 서비스를 이용할 것이라는 건데, 이 사용자들 전부가 몇 가지 서비스에 국한되어 움직이진 않을 겁니다. 특정 지역에 머물지도 않겠죠. 메신저 시장을 새로 점검할 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