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의 기세가 하늘을 찌르고 있습니다. 세 번의 화재 사고로 주가는 120달러까지 떨어진 후 3개월 만에 최고치에 도달한 것과 함께 이런 경쟁력이 단지 새로운 제품에서 비롯되지 않았다는 것이 테슬라의 미래 가치를 산정할 수 없을 만큼 끌어올려 놓았습니다. 어떤 식으로 성장할지 예견하기 어려워졌다는 겁니다.
테슬라, 배터리 경쟁력은 미래에 아주 큰 부분이 될 것
이를 두고, 고개를 든 것은 '거품론'입니다. 테슬라의 미래 가치는 거품이며, 화석 연료의 조절로 기존 연료기관 차량이 경쟁력을 잃지 않으면 테슬라가 전기차로만 성장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테슬라에 대한 기대감은 떨어지지 않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테슬라가 강력한 주먹을 내려쳤기 때문입니다.
테슬라는 자체 배터리 공장인 일명 '기가팩토리(GigaFactory)'에 대한 로드맵을 공개했습니다. 기가팩토리 건설을 위해 16억 달러 수준의 선순위 전환사채를 발행하여 자금을 조달한다고 밝혔으며, 2020년까지 최대 50억 달러가 투자될 예정입니다. 공장의 규모는 500~1,000 에이커 정도로 네바다, 텍사스, 애리조나, 뉴멕시코 중에서 선정합니다. 에너지 부분도 테슬라가 지향하는 것처럼 풍력과 태양광을 통한 재생에너지를 사용할 것이며, 고용 인력은 6,500명 수준입니다.
테슬라가 기가팩토리를 건설하려는 이유는 배터리 대량 자급의 이유도 있지만, 배터리 가격을 낮추겠다는 이유도 있습니다. 무엇보다 테슬라는 전기차 분야뿐만 아니라 배터리 분야에서 많은 기술 개발과 확보에 나서고 있는데, 활발하지만 주춤하는 배터리 기술을 집약하고 있습니다. 대개 모바일 기기의 사용 시간을 늘리기 위해 작으면서 효율 높은 배터리 개발이 주축을 이뤘다면, 온갖 배터리 기술을 복합적으로 전기차에 밀어 넣고 있는 것입니다. 그에 따라 상승하는 것은 가격이고, 교체 서비스에도 비용 부담이 커집니다.
기가팩토리의 가동은 2017년부터 시작되며, 전기차 배터리 비용을 지금의 30%까지 낮출 것으로 테슬라는 기대했습니다. 2016년을 목표로 저가 전기차 출시를 예정하고 있는 테슬라이므로 해당 모델인 모델 X에 절감된 배터리 가격이 적용되진 않을 것으로 보이지만, 이후 출시될 모델의 가격을 더 낮출 수 있다는 여지를 주는 것만으로 전기차 보급에 상당한 힘을 싣습니다. 특히 중국 시장을 큰 목표로 하고 있기에 이 여지는 단순한 것이 아닙니다.
그러나 기가팩토리의 목적은 전기차 가격을 낮추는 것에만 있지 않습니다. 테슬라의 가치를 한없이 두는 높게 잡는 이유가 그것뿐이라면 테슬라가 고공행진 할 이유로는 부족합니다. 기가팩토리 자체의 가치에 더 놓은 점수를 준다는 것이죠.
테슬라의 창립자 엘론 머스크는 태양관 패널업체 솔라시티(SolarCity) 창립자이기도 합니다. 솔라시티는 같은 태양광 업체는 퍼스트솔라(FirstSolar)와 27일, 재미있는 상황을 연출했는데 기가팩토리 건설로 솔라시티의 주가가 4.26% 상승한 것과 달리 퍼스트솔라는 9.12%나 하락했습니다. 간단한 이유죠. 기가팩토리의 태양광 패널은 솔라시티에서 직접 수급할 수 있습니다. 더군다나 테슬라의 전기 충전소인 슈퍼차저(SuperCharger)도 솔라시티의 태양광 패널을 그대로 수급합니다. 골드만삭스는 지난 1월에 이미 퍼스트솔라의 투자의견을 하향조절했고, 솔라시티는 매수의견을 밝혔기도 했을 만큼 테슬라와 솔라시티는 깊은 관계입니다.
엘론 머스크는 지난 실적발표에서 태양광 산업 배터리 수요에 테슬라가 대응할 수 있다고 밝혔는데, 이는 솔라시티와 함께 태양광 배터리 인프라 구축에 뛰어들 수 있음을 뜻합니다. 또한, 기가팩토리에서 생산한 배터리를 다른 자동차 제조사에 공급할 계획이라고 말했으니 태양광 배터리 전반에 영향력을 확대하겠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이는 전기차 충전소만 아닌 재생 에너지 공급에 슈퍼차저와 같은 지점을 테슬라가 선보일 가능성을 제시합니다. 화석 연료가 아닌 전기 에너지의 생산과 공급의 큰 부분을 테슬라가 가져갈 계획을 기가팩토리로 말하는 겁니다. 전기차의 시장 범위를 완전히 벗어났습니다.
'그렇다면 테슬라가 아닌 솔라시티에 주목해야 하는 것이 아닐까?'라고 볼 수도 있습니다. 이미 테슬라의 투자자들은 테슬라에 투자한 금액을 회수하여 솔라시티에 투자하는 형태를 보이기도 하는데, 중요한 것은 배터리의 생산과 공급, 그리고 전기차를 넘어서는 전기 에너지 인프라 구축의 중심은 테슬라라는 점입니다.
거기서 나온 전기 에너지에 대한 가능성은 고스란히 전기차의 몫으로 돌아갑니다. 더 저렴한 전기차, 더 보급된 전기차, 다른 전기차 전기의 공급 주도권 등 테슬라의 선택지가 늘어나고, 이것이 2017년부터 기능하기 시작한다면 그 전에 비슷한 준비 단계에 들어가지 못한 업체의 도태 가능성까지 도달할 수 있습니다. 물론 기가팩토리가 아주 좋은 성과를 거뒀을 때의 얘기지만, 테슬라의 선택지도 그만큼 많다는 겁니다.
기가팩토리가 제대로 가동할지, 가동 전에 투자 등에서 문제가 발생할지, 거기까지는 아직 예측할 수 없습니다. 다만, 가까운 미래에 작동했을 때 그 가능성에 대해서는 이견을 가지기 어려우며, 테슬라의 기세가 어디서 나오는 것인지 고개를 끄덕이게 합니다.
가장 뜨겁기만 한 것이 아닌 제일 뜨거운 회사로 거듭나고 있는 테슬라에 대한 평가는 엄지를 치켜드는 것만으로 충분합니다. 테슬라의 행보를 주의 깊게 지켜보는 것이 필요하며, 미래의 전기 에너지 사용에 테슬라가 끼칠 영향에 대해서 짐작해보는 것도 중요한 관점이 될 것입니다.
테슬라가 구상하는 로드맵이 어디까지 도달할 수 있을 것인지, 그리고 기대만큼 재생 에너지 보급에 테슬라가 얼마나 관여할 수 있을지 매우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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