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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Twitter

트위터의 새 CFO 영입


 지난달, 트위터의 최고운영책임자(COO), 알리 로가니(Ali Rowghani)가 회사를 떠났습니다. 2012년에 COO로 영입된 그는 CEO인 딕 코스톨로(Dick Costolo)와 잦은 마찰을 빚었으며, 이 마찰의 원인이 코스톨로가 로가니의 영역을 침범한 탓으로 알려졌습니다. 로가니의 트위터 내 입지가 줄어들었다는 것이었죠.
 


트위터의 새 CFO 영입
 
 트위터는 COO의 공백을 당분간 채울 계획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로가니가 맡고 있던 비즈니스 창출이나 미디어 사업 등을 코스톨로가 간섭한 것이라면 새 COO 대신 자신이 해당 부서를 일정 기간 이끌 가능성이 더 높다는 겁니다. 그리고 트위터는 새 최고재무책임자(CFO)를 영입했습니다.
 
 


 트위터는 앤서니 노토(Anthony Noto)를 CFO에 올렸습니다. 노토는 골드만삭스의 기술, 미디어, 통신 분야 그룹(Tech, Media and Telecom ; TMT)에서 근무했으며, 골드만삭스의 상무 이사에 있었습니다. 또한, 미국 NFL의 CFO를 지내기도 했는데, 기술, 미디어 분야에서 활동한 만큼 트위터와 위화감도 적은 인물입니다.
 
 로가니와 같은 시기에 CFO로 영입되었던 마이크 굽타(Mike Gupta)는 전략 투자 부문 부사장으로 부서를 옮기게 되었습니다.
 
 노토의 영입에 투자 시장에서는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습니다. 하락한 실적에 5월 주가 상황도 좋지 않았고, 로가니마저 사임하면서 트위터의 미래 전략에 먹구름이 꼈는데, 그 와중에 투자 전문가면서 기술 시장에 밝은 노토를 CFO로 영입했으니 운영에 탄력을 받을 것이라는 겁니다.
 
 노토는 25만 달러의 연봉과 150만 주의 주식을 4년 동안 받게 되며, 추가로 50만 주를 매수할 기회도 얻었습니다. 이제 받은 주식의 가치를 올리기 위해 일해야겠죠. 문제는 노토가 현 트위터를 바꿔놓을 만한 인물인가 하는 것입니다. 총체적으로 말입니다.
 
 


 코스톨로가 로가니의 업무에 간섭한 이유는 '줄어드는 이익'이었습니다. 줄어든다기보단 '성장 속도가 느려진다.'는 표현이 더 정확한데, 트위터의 2014년 1분기 매출은 119%나 증가했습니다. 대신 1억 3,200만 달러의 순손실을 기록했고, 이는 전년과 비교해 5배나 늘어난 것입니다. 그 탓으로 39억 달러의 시가총액을 하루 만에 잃었는데, 새 성장 동력을 찾기에 혈안 된 트위터이기에 사내 분위기는 짐작할만 합니다.
 
 코스톨로가 간섭했다는 얘기는 스티브 발머가 엑스박스에 심하게 간섭하면서 총괄이었던 돈 매트릭이 사임했다는 얘기와 비슷합니다. 그밖에 지난달에는 크리스토퍼 프라이 엔지니어링 부문 부사장, 더그 보우맨 크리에이티브 총괄도 트위터를 떠냈고, 로가니와 함께 클로에 슬랜든 미디어 부분 총괄도 떠났습니다. 이런 상황을 반전시킬 인물로 노토를 지목하는 건 무리입니다.
 
 지난해 페이스북의 CFO, 데이비드 에버스만(여담이지만, 그는 6월 1일에 CFO에서 물러났습니다.)은 실적발표에서 '하루 이용자 기준으로 10대 층의 사용이 감소했다(We did see a decrease in daily users specifically among younger teens)'는 12단어의 발언만으로 순식간에 180억 달러를 날렸습니다. 주식이 10%가량 떨어진 것입니다.
 
 물론 투자자들에게 정확한 현황을 보고하는 것이 맞고, 에버스만이 페이스북의 10대 사용을 줄인 건 아닙니다. 제 역할에 충실했다고 할 수 있으며, 10대에 대응하는 건 페이스북 전체의 과제였습니다. 그리고 지난 1분기, 페이스북은 전년 대비 3배 이상의 순이익을 달성하면서 위기론을 잠재웠습니다. 모바일에 더욱 집중하였고, 뉴스피드와 모바일 앱 개편 등이 성과를 보인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트위터도 자신들의 총체적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노토의 발언만으로 트위터의 상황이 악화할 수 있고, 노토는 트위터 주식을 처분할 지점을 애타게 기다릴 것입니다. 투자자들이 기대하는 만큼 노토가 트위터의 상황을 반전시킬만한 핵심 인물이 되긴 어렵다는 얘기입니다. 당장 빠져나간 임원들의 빈자리에 코스톨로의 지휘체계가 얼마나 효율적일 수 있는지부터 파악할 수 있어야겠죠.
 
 


 노토의 능력을 의심하는 건 아닙니다. 단지 트위터의 전체 상황이 한 명의 인물로 반전될 수준을 넘어섰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이를 돌파하기 위해 트위터는 모바일 광고 업체인 탭커머스를 인수했고, 지난달에는 스내피 TV와 나모미디어를 인수했습니다. 새로운 모바일 활로를 찾기 위함입니다.
 
 트위터는 임원들이 한꺼번에 빠지면서 대규모 조직 개편을 진행 중입니다. 그 목적으로 노토가 영입되었다고 할 수 있지만, 현재로선 최근 인수한 업체들의 성과에 더욱 주목해야 하고, 그것들로 트위터의 분위기를 뒤엎지 못하면 조직 개편으로도 투자자들의 마음을 돌릴 수 없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