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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IT일반

샤오미 개인정보 전송 논란, 가격 경쟁력과 부딪힐 것






샤오미의 성장세가 무섭습니다. 저렴한 가격과 헝거 전략을 내세워 중국 시장뿐만 아니라 영역을 점차 넓혀가면서 자리도 잡아가는 모양새입니다. 애플과 삼성의 양강 체제인 스마트폰 시장에 성장 중인 새로운 글로벌 브랜드가 생겼다는 것만으로도 주목할 부분이죠.


샤오미 개인정보 전송 논란, 가격 경쟁력과 부딪힐 것

샤오미가 분명 기존의 중국 업체에 대한 인식을 깨고 나오면서 중국 스마트폰 시장을 주목하게 한 결정타를 날리긴 했습니다. 문제는 중국 기업이 대부분 그렇듯 보안에 논란이 붙기 마련인데, 가파른 성장에 투자가 몰리면서 별개로 여겨졌기에 의혹만 있는 수준이라면 타격을 줄 만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증거가 나왔다면 다르지만요.


핀란드 보안 업체인 F-시큐어(F-Secure)는 샤오미가 개인정보를 샤오미 서버로 전송하는 것을 확인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실험 결과 샤오미의 클라우드 서비스인 미클라우드로(MiCloud)를 사용하지 않으면 IMEI, 단말기 전화번호, 주소록에 추가한 번호, SMS 수신 번호가 전송되며, 사용하면 SIM IMSI 번호까지 추가로 전송됩니다.

이미 지난달에 샤오미 제품 중 하나인 홍미노트에서 사진과 메시지를 임의의 서버로 전송하는 백도어가 발견되어 논란이 있었고, 이를 분석한 결과, 전송한 IP 주소가 중국인터넷정보센터(CNNIC)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 탓으로 중국 정부가 배후가 아닌가 하는 의혹을 샀는데, 다시 전송 논란이 생기면서 보안에 대한 지적에서 벗어날 수 없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샤오미의 부사장인 휴고 바라는 자신의 구글 플러스를 통해 해명하고 나섰습니다. 그는 '자동 활성화된 클라우드 메시징 서비스를 위해 연락처 정보가 필요했을 뿐이며, 서버에 저장되지 않고, 메시지 내용은 암호화하여 수신자에게 전달하는 것 외 다른 의도를 가지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앞서 백도어의 존재로 메시지와 사진이 전송된다는 점이 드러난 상황에서 F-시큐어의 발표에 대해 그렇지 않다고 반박하여 무마하려는 건 설득력이 떨어집니다. 설사 바라의 해명이 사실이라고 하더라도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점에서 소비자들이 등을 돌리긴 충분한 발판입니다.


하지만 이런 스마트폰의 개인정보 전송과 관련한 사건은 굳이 샤오미가 아니더라도 계속 있었던 것입니다. 물론 수위가 다르고, 중국이라는 걸림돌도 있지만, 소비자가 이를 매우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는다면 샤오미 전체 성장세에 영향을 끼치는 것은 일부가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무엇보다 샤오미가 중국 외 시장을 열고 있어도 중심을 중국 시장에 두고 있으며, 중국에서 검열은 매우 일상적인 존재입니다. 샤오미의 논란이 사실이더라도 새로운 검열 방법의 하나로 인식할 수 있고, 저렴한 가격에서 만족할 수 있다면 샤오미를 선택할 겁니다.

중국 외 국가도 그렇습니다. 샤오미는 BRIC이나 말레이시아 등 신흥 시장을 기반으로 글로벌 경쟁력을 가져오는데, 소비자가 고가 제품에 접근하기 어려운 시장인 만큼 가격만으로도 샤오미는 경쟁력을 가집니다. 마찬가지로 보안 논란에 크게 신경 쓰지 않는 소비자라면 가격과 고민을 하게 되겠죠.

가격 경쟁력이 큰 비중을 차지하는 만큼 해당 논란 속에서도 제품을 저울질합니다. 서로 충돌한다는 얘기입니다.

이를 단순히 저렴한 샤오미와 보안 논란을 연결하는 것처럼 느낄 수 있지만, 샤오미는 문제를 부인하고 있고, 현재 다른 것보다 신흥 시장 기반의 저가 공략이 먹혀드는 만큼 샤오미가 해당 문제를 처리할 시간을 벌 수 있습니다. 이는 여타 스마트폰 제조사와 달리 중국 기업이면서 신생 기업인 샤오미에 기회가 주어지는 것과 같습니다. 만약 애플이나 삼성이었다면 고가 시장에서 지위를 내려놓을 만큼 타격을 받을만한 것이니까요.

백도어 논란이 있었음에도 인도에서 순식간에 재고를 소진한 걸 돌이켜보면 틀린 말도 아니며, 보안 논란이 큰 시장 파이를 얻지 못하더라도 가격 경쟁력으로 파이를 가질 수 있는 시장만 있다면 샤오미가 성장하는데 큰 지장을 주기 어려울 것입니다.


이번 논란으로 샤오미가 북미나 유럽 시장에 진출할 가능성은 많이 떨어졌습니다. 또한, 국내 진출도 쉽지 않을 겁니다. 다만, 전체 시장을 대상으로 하지 않으므로 커다란 타격을 입지 않는다면 샤오미는 보안 논란을 증명해낼 시간을 얻으며, 그건 시장을 나누어 경쟁력을 가지도록 합니다.

대신 가격 경쟁력과 충돌하는 것이므로 해당 요소만 사라지면 그다지 매력적인 제품으로 분류하기 어려워질 것입니다. 이는 이후 샤오미의 전략을 예상하게 하는 중요한 단서이며, 여타 스마트폰 업체가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방증하는 것이기도 합니다.

샤오미가 보안 논란 속에서 어떤 대처로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을지 지켜봐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