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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IT일반

아마존, 뒤늦게 로컬 레지스터를 내놓은 이유


 미국의 모바일 결제 시장은 페이팔과 스퀘어로 양분합니다. 스퀘어가 사업 모델을 다듬었다면 페이팔은 본격적인 경쟁을 촉진했습니다. 둘과 비슷한 사업 모델을 내세운 업체는 더 있지만, 가장 잘 나가고 있죠. 스퀘어는 현재 100만 개의 가맹점을 보유하고 있고, 결제 금액은 200억 달러, 5억 5,000만 달러의 매출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아마존, 뒤늦게 로컬 레지스터를 내놓은 이유
 
 아마존은 미국 온라인 쇼핑에서 큰 자리를 차지하고 있지만, 결제 시장에서는 그렇지 못합니다. 거래를 하기에 꼭 필요한 것이 결제인데, 페이팔은 1억 개의 전자지갑 계정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이는 이베이를 위한 것이기도 하지만, 결과적으로 범용 온라인 결제 솔루션으로서 범위를 달리합니다.
 
 


 아마존은 모바일 카드 결제 시스템인 '아마존 로컬 레지스터(Amazon Local Register)'를 선보였습니다. 스마트폰에 장착할 수 있는 카드 리더기와 결제 앱을 내려받으면 스마트폰으로 카드를 결제할 수 있도록 하는 방식입니다. 서비스는 익숙한 모델입니다. 스퀘어와 페이팔이 페이팔 히어로 선두에 있는 모델이니까요.
 
 대신 후발 주자로서 가맹점 공략을 위해 낮은 수수료를 들고 나왔습니다. 스퀘어는 2.75%, 페이팔은 2.7%로 수수료를 책정하고 있는데, 아마존은 로컬 레지스터의 수수료를 2.5%로 낮췄습니다. 그리고 2016년 1월까진 1.75%로 낮춰 운영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스퀘어나 페이팔과 1%나 차이나는 겁니다.
 
 문제는 로컬 레지스터로 수익을 낼 수 있느냐는 것입니다. 현재 스퀘어는 100만 개의 가맹점을 지녔고, 200억 달러의 결제가 발생했으며, 여기서 5억 5,000만 달러의 매출을 기록했습니다. 그러나 흑자를 내진 못 했습니다. 그런데 가장 강력한 경쟁자로 꼽히는 페이팔은 1만 8,000개 수준의 가맹점을 지녔고, 수수료는 스퀘어보다 0.05%가 낮습니다. 당연하겠지만, 페이팔 히어로 얻는 수익은 없습니다.
 
 그런데 아마존은 2016년까지 이보다 낮은 1.75%의 수수료에 가맹점은 이제부터 모집해야 합니다. 페이팔이 스퀘어보다 낮은 수수료로 경쟁했지만, 스퀘어의 지원 요소를 따라잡진 못했고, 2년간 가맹점 수는 스퀘어 가맹점 수를 크게 밑돌았습니다. 스퀘어조차 흑자를 내지 못하고, 페이팔조차 가맹점 끌어모으기가 힘든 시장에 아마존은 왜 뛰어든 것일까요?
 
 


 아마존은 로컬 레지스터의 발표 전에 '아마존 월렛(Amazon Wallet)'을 공개했습니다. 전자 지갑 서비스로 안드로이드와 iOS용으로 제공하며, 애플의 패스북과 비슷하게 사용할 수 있습니다. 월렛의 핵심은 '아마존 계정'에 있는데, 월렛을 이용하기 위해선 아마존 계정이 필요하고, 사용자는 결국에 아마존에 접근해야 합니다.
 
 그리고 로컬 레지스터가 등장합니다. 아마존은 월렛과 로컬 레지스터를 이용해 모바일을 중심으로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결제를 통합하고자 합니다. 월렛을 사용하도록 하고, 오프라인에서 고객이 카드를 사용하더라도 로컬 레지스터로 아마존에 연결하도록 말입니다.
 
 사실 이 방식은 이미 페이팔이 하고 있습니다. 페이팔이 스퀘어보다 적은 가맹점을 두고도 꾸준히 페이팔 히어에 투자하는 이유가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경계를 모바일로 허물기 위한 것인데, 아마존은 자사 쇼핑몰을 중심으로 허물고 싶어한다는 점이 다릅니다. 아마존에 입점할 수 없는 쇼핑 분야, 그러니까 푸드트럭 등도 로컬 레지스터로 연결하면서 아마존에서의 결제와 그 밖의 결제, 그러니까 '결제는 아마존을 통과한다.'는 걸 실현하고자 합니다.
 
 스퀘어는 결제 경험을 온라인으로 확대하기 위해 '스퀘어몰'을 열고, 상점들이 입점하여 편하게 온라인 상거래를 할 수 있도록 해법을 제시하는데, 아마존은 반대로 온라인에서 오프라인으로 확대하기 위해 내디뎠습니다. 로컬 레지스터를 그를 위한 작은 발판입니다.
 
 로컬 레지스터로 수익을 내기보단 경험의 확장으로 부가적인 수익으로 돌리려는 목적이 강한 것입니다.
 
 


 아마존이 로컬 레지스터를 내놓은 이유는 알겠지만, 가맹점 끌어모으기에 얼마나 가속도를 붙일 수 있을지는 두고 봐야 합니다. 스퀘어의 사례로 수수료가 중요하다는 분석이 나왔지만, 이후 페이팔 히어의 등장으로 수수료보다는 가맹점에 대한 지원과 가맹 고객의 경험을 확대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쪽으로 의견이 좁혀진 만큼 로컬 레지스터가 낮은 수수료와 함께 가맹점에 어떤 경험을 제시할 수 있을지가 관건입니다.
 
 또한, 월렛과 연계를 통해 온라인의 결제 경험을 소비자들이 받아들이고,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경계를 어떻게 허물어 놓을지 기대할만한 부분입니다. 이는 기존 '스마트폰이 등장했으니 스마트폰으로 결제해야 한다.'는 관점이 아닌 '모바일이 기존 결제 방식을 수용해야 한다.'는 것으로서 균형을 잡고 있으므로 이후 모바일 결제 시장에 끼칠 영향은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