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남았습니다. 길고 길었던 윈도 XP의 끈이 놓이게 될 때가 말입니다. 막상 코앞이 되자 잡음은 더욱 늘어났고, 연이어 터지는 언론 보도에 이제까지 지원 종료 상황을 알지 못했던 윈도 XP 사용자들도 무슨 상황인지 이해하고자 합니다. '그럼 이제 윈도 XP를 쓸 수 없는 거냐?'의 당연한 답의 질문도 이전보다 많아졌습니다. 이쯤 되면 거론되는 건 윈도 XP의 대안입니다.
 


윈도 XP 대안이 윈도밖에 없나?
 
 마이크로소프트(MS)는 지원 종료와 관련한 기자간담회를 열었습니다. 간담회를 한 이유는 간단합니다. '상위 윈도로 업그레이드하세요.'. 덕분에 쏟아지는 건 '윈도 XP의 대안으로 윈도 8.1을 권장한다.'는 기사로 둔갑한 광고 대행입니다. 필자는 기자들이 제대로 이 상황을 파악하고, 기사를 적어내는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적어도 제대로 된 교체에 대한 설명보다는 소비자의 선택권은 멀리 보내버린 업그레이드 방식 자체는 부정합니다.
 
 


 필자조차 윈도 XP를 접할 기회는 아주 많고, 자주 접하게 됩니다. 메인 PC로는 맥(Mac)을 사용하고 있지만, 어쩔 수 없이 윈도를 사용하게 되는 일이 있는데, 이를 두고 '맥은 국내에서 안 되는 것이 많아.'와 같은 이야기를 종종 듣습니다. 재미있게도 필자의 PC 활용 면에선 맥보다 윈도 XP에서 안 되는 것이 더 많다는 게 사실이지만요.
 
 그만큼 윈도 XP의 상태는 많이 축소되었습니다. 여전히 PC 게임을 즐기는 사용자는 '그래도 XP'라고 얘기하곤 하지만, 첫 번째로 '누구나 PC를 게임기로 생각하지 않는다.'는 점과 두 번째 '언제까지고 윈도 XP를 쓸 수 없다.'는 점을 들어 윈도 XP 중심의 PC 환경을 탈피하고, 본래의 시장 경쟁으로 돌아가는 것은 백번이고 옳습니다. 물론 시장 경쟁이라고 해봐야 윈도가 우세하나, 업그레이드조차 다시금 윈도를 구매하여 윈도에 초점을 맞춘 PC 환경만 바라본다면 전혀 나아질 것이 없다는 겁니다.
 
 그런 관점에서 봤을 때 '왜 운영체제를 교체해야 하지?'라고 소비자는 질문을 던질 수 있는데, 윈도 XP가 못 만든 제품이라는 것이 아니라 '교체 이유 없이 왜 윈도 XP를 다시 돈을 들여 윈도 8.1로 업그레이드하는 것을 강요당해야 하느냐'는 것입니다. MS가 설명하는 교체 이유야 '보안 탓'이지만, 이 이유를 만들어 낸 장본인조차 MS입니다. 만약 MS가 XP에 대한 지원을 중단하지 않았다면 컴퓨터가 망가지거나 정말 새로운 제품을 구매하고 싶을 때가 되어 소비자 스스로 교체할 수 있었겠죠.
 
 하지만 국내 PC 환경이 윈도 XP를 벗어나야 하는 것도 명백합니다. PC 지원을 윈도 7로 해놨더니 호환성에 문제가 있다면서 다시 윈도 XP를 구매하여 업무에 쓰는 곳이 존재한다는 점을 생각해보아도 상당히 폐쇄적이고, 기술적으로 얼마나 종속되어있는지 느낄 수 있습니다. 이것은 '전 세계적으로 윈도 점유율은 높다.'와는 전혀 다른 문제입니다. MS가 당당하게 '윈도 8.1로 업그레이드 하세요.'라고 장사할 수 있는 것만 봐도 알 수 있죠.
 
 어째서 윈도 XP의 대안이 윈도뿐인 겁니까?
 
 


 필자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윈도 쓰지 맙시다.'가 아닙니다. 과연 소비자가 윈도 외 소비 선택권에 대해서 생각을 해보았는지 되돌아보는 것입니다. 그리고 되돌아보았을 때 왜 윈도의 대안이 윈도 뿐인 것인지 수긍하게 됩니다. 왜일까요?
 
 1,290,000원으로 아름답고, 획기적인 디자인의 OS X를 탑재한 맥북 에어를 구매할 수 있고, 깡통 PC만 있어도 배포판 리눅스를 설치할 수 있습니다. 가장 유명한 배포판인 우분투의 유니티 인터페이스는 놀랍도록 세련되고, 다양한 테마는 지루할 틈을 주지 않을 겁니다. PC 활용이 웹 브라우징에 집중되어 있다면 저렴한 가격의 크롬북도 어렵지 않게 구매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것들에 대한 선택보다는 윈도 XP 지원 종료에 따른 윈도 8.1의 대안 제시에 '왜?'라고 반문만 던져놓습니다. 호환 탓에? 윈도 말고는 안 되는 것이 많아서? 윈도에 익숙해졌기에? 정말 모순적으로 스마트폰의 운영체제는 최신 버전 지원을 상당히 요구하면서 PC만큼은 그렇지 않다는 것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요? '스마트폰은 무료로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데, 윈도 8.1은 돈 주고 구매해야 하잖아?'라고 충분히 반문할 수 있겠지만, 위에 나열한 윈도 외 대안들은 이제 OS X까지 포함해서 무료로 최신 버전으로 이행할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윈도의 대안으로 윈도에 얽매여 있는 것은 무엇 탓인 걸까요?
 
 '국내에선 윈도 XP의 대안으로 윈도 8.1이 최적'이라고 MS나 언론은 호도하지만, 그 최적이라는 걸 만들어진 이유를 상기해보면 손해 보고 있는 건 소비자입니다. 차라리 빠르게 윈도 8.1로 이행하는 소비자가 많았다면 모를까, 윈도 XP를 사용하는 것에 대한 일말의 선택권도 내세우지 못했기에 그저 윈도 8.1로 업그레이드하라는 국가적인 판매 형태에 '지원이나 더 해달라.'는 호소만 하게 되었습니다. 결과는 뻔하게도 MS의 장사 성공이겠지만 말이죠.
 
 


 분명한 것은 윈도 XP는 종료되고, 그 여파에 소비자는 두 가지 선택을 할 수 있습니다. 강요당하여 윈도 8.1을 구매할 것이냐, 선택권을 쥐어 제품을 선택할 것이냐. 물론 선택권 범위에는 윈도 8.1도 포함합니다. 어쨌든 윈도 8.1을 구매하는 것에 변함은 없는 것 같지만, 그 차이는 하늘과 땅입니다.
 
 이제까지 소비를 잘못 해왔던 건 아닙니다. 단지 윈도 XP의 보급이 빠르게 증가하면서 아주 익숙해졌고, 선택권의 여유도 없이 깊숙이 파고들어 왔으니까요. 그런데 지원 종료를 맞이하여 대안이라며, 새로운 윈도를 구매하도록 유도하는 것은 윈도 XP의 익숙함을 떠나 소비를 선택하는 본래 소비자의 본연으로 돌아오도록 했습니다.
 
 윈도의 대안은 윈도가 아닙니다. 또한, 다른 것을 선택하는 것은 어려운 일도 아닙니다. 그저 원하는 것을 선택하고, 소비할 수 있는 PC 환경이 구축되어 좀 더 다양한 플랫폼을 큰 제약 없이 이용할 수 있는 쪽으로 흘러가길 필자는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