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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PLE/APPLE Geek Bible

애플, 비트코인을 공식적으로 대응하기 시작했다


 필자는 지난 2월, '애플 비트코인 차단, 거부라고 볼 수 없는 이유'라는 글을 통해 애플의 비트코인 차단에 대해 얘기했던 적이 있습니다. 당장 차단했다는 것이 비트코인 거부한 것으로 볼 수 없으며, 도리어 미국 내 모호한 비트코인의 위치에 신중하게 접근하고자 하는 것이고, 이는 비트코인을 화폐로 인정하고 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애플, 비트코인을 공식적으로 대응하기 시작했다
 
 '비트코인을 화폐로 인정하지만, 급하게 허용하진 않을 것.'
 
 이것이 필자가 내린 결론이었는데, 블록체인 등의 거센 항의가 있었던 후 4개월이 지난 지금, 애플은 다시 비트코인을 허용하고 나섰습니다. WWDC 2014에서 가상화폐를 인정하면서 그 순서를 밟은 것입니다.
 
 


 애플인사이더는 애플이 '코인포켓(CoinPocket)'이라는 비트코인 앱을 승인했다고 전했습니다. 코인포켓은 비트코인 지갑 앱으로 비트코인 거래가 가능합니다. 쉽게 말해서 아이폰으로 비트코인을 다시 사용할 수 있게 된 것인데, 물론 이전처럼 완전히 허용하겠다고 말한 건 아닙니다.
 
 애플은 '가상화폐를 결제 수단으로 허용하지만, 이는 미 연방법과 주법에 벗어나지 않아야 한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이를 두고 '비트코인을 완전히 허용한 것은 아니다.'라며, 여전히 비판하는 의견도 있지만, 불법성을 지녀선 안 된다는 건 당연하고, 비트코인은 아직 법적 경계가 어중간한 위치입니다. 어차피 미국 내 비트코인 사용이 불법이 된다면 아이폰이든 안드로이드든 비트코인 자체를 사용할 수 없기에 딱히 비판할 만 부분이 아닙니다.
 
 중요한 건 앱스토어에 비트코인 앱이 다시 돌아왔다는 점이고, 애플이 공식적으로 비트코인에 대응하기 시작했다는 사실입니다. 애플이 가상화폐를 언급했을 때 다들 떠올렸던 것이 비트코인이었고, 초점도 비트코인에 맞춰져 있었습니다. 먼저 비트코인 앱을 거부한 일이 있었으니 말이죠.
 
 가상화폐 전체를 본다면 수백 가지의 가상화폐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었는데, 비트코인은 막았지만, 계속 늘어나는 파생 화폐들까지 통제하기는 애플로서도 역부족이었을 겁니다. 가상화폐가 비트코인처럼 포괄적인지 아니면 사용 범위나 의미가 아주 좁은 것인지 하나하나 판단을 해야 하는 탓과 그것을 명확하게 적용할 기준이 없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 중심이 비트코인이라면 먼저 비트코인을 어떻게 적용하느냐에 따라서 다른 가상화폐의 대응까지 점쳐볼 수 있으므로 애플의 대응은 의미가 있습니다.
 
 


 미국은 현재 비트코인을 완전히 제어하고 있진 않지만, 비트코인이 경제에 끼치는 영향이 나날이 커지다 보니 통제할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비트코인에 집중하고 있지만, 파생된 가상화폐도 계속 생겨나고 있으며, 이들까지 통제하는 건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애플이 가상화폐의 허용을 미 연방법과 주법에 맞추겠다고 했지만, 실상 가상화폐 시장을 포괄적인 범위로 제어할 수 없을 뿐더러 비트코인만 통제하려 해도 또 다른 비트코인이 얼마든지 등장할 수 있어서 사실상 '가상화폐의 전반적인 허용'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결국, 가상화폐 시장은 커질 수밖에 없고, 이것이 기존 화폐를 완전히 대체하거나 소멸시킬 순 없다고 보지만, 나름의 시장을 형성하기 시작했을 때 이를 공식적으로 지원하고, 대응하는 플랫폼을 꼽자면 iOS가 될 것입니다. 현재 구글은 비트코인을 공식적으로 허용했다기 보단 관심을 보인 수준이고, MS도 딱히 반응은 없습니다. 애플이 비트코인 앱들을 한 번 차단하면서 다시 풀어준 것이 애플의 비트코인에 대한 의사를 제대로 전달하도록 한 절묘한 한 수가 되었습니다.
 
 또한, 애플의 결정은 앞으로 가상화폐가 거품처럼 사라질 것이 아니라 시장을 형성하고,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분야로 보고 있다는 점을 방증하고 있어서 가상화폐 시장 전반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입니다. 여러모로 애플의 비트코인 허용이 지니는 의미가 상당히 크다는 얘기입니다.
 
 


 한 가지, 이러한 행보에도 비트코인을 완전히 통제하거나 가능성은 낮지만, 가상화폐 자체를 사용하지 못하게 하는 법안이 생기게 되면 그것은 또 다른 얘기가 될 것입니다. 물론 이미 비트코인 거래를 불법으로 간주하는 국가도 존재하며, 기존 화폐의 대체를 강하게 부정하는 의견도 있지만, 현재 줄타기를 하는 미국이기에 파급력만큼은 무시할 수 없습니다.
 
 애플의 이번 결정이 미국의 가상화폐 대응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필자는 예상하며, 아마존이나 이베이 등 비트코인을 지지하고, 대체 수단을 마련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기업들에 이제 애플이 포함되었다는 것으로 정리할 수 있으리라 봅니다.
 
 운영체제 플랫폼 업체가 조심스럽지만, 공식적으로 비트코인에 대응하기로 했다는 것에 비트코인의 전망을 지켜봐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