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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IT일반

스웜이 포스퀘어를 망쳐놓았다


 지난 5월, 포스퀘어는 스웜이라는 별도의 앱을 내놓았습니다. 그리고 필자는 스웜이 좋은 선택이 아니라고 얘기한 바 있습니다. 출시 두 달을 넘은 시점에서 포스퀘어 사용자들은 '포스퀘어를 돌려달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습니다.
 


스웜이 포스퀘어를 망쳐놓았다
 
 필자가 스웜이 좋은 선택이 아니라고 했던 이유는 스웜이 기존 포스퀘어 사용자를 고립하고, 위치정보 공유에 대한 피로감을 덜어낼 수단이 아니므로 경쟁력이 좋지 않다는 것에 있었습니다. 그런데 현재 스웜을 더 큰 문제로 사용자의 외면을 받고 있습니다.
 
 


 스웜이 포스퀘어 사용자를 고립하고 있긴 한데, 의미가 조금 바뀌었습니다. 포스퀘어는 포스퀘어에 있던 체크인 기능을 스웜에 옮겨놓았으며, 포스퀘어에서 체크인하고자 하면 스웜을 실행하거나 스웜을 내려받으라는 메시지를 띄우고 있습니다. 즉, 포스퀘어에서 체크인하기 위해선 스윔이 꼭 필요하게 된 것입니다.
 
 덕분에 신규 사용자의 증가는커녕 기존 사용자들이 이탈하는 사태가 벌어지기도 하고, 여태까지 유지했던 체크인 기록을 버릴 수 없어 당장은 체크인을 포기한 채 지역 정보만 얻고, 포스퀘어가 이를 다시 복구해주길 기다리는 사용자도 생겼습니다.
 
 그렇다면 스웜에 대한 평가는 어떨까요? 스웜은 위치 공유를 기반으로 한 일종의 메신저 서비스입니다. 처음에는 체크인하지 않고, 지역 정보를 제공하여 이를 친구들과 공유할 수 있도록 했는데, 이를 위해 포스퀘어의 지역 정보를 이용했습니다. 그러나 결국에는 스웜에 체크인 기능이 탑재되었고, 본래 컨셉이던 위치 정보 공유는 온데간데없어졌습니다. 되레 포스퀘어가 위치 정보만 확인할 앱이 되어버린 거죠.
 
 한 가지 앱을 굳이 두 개로 분리한 데다 그마저 이미 체크인에 대한 피로감에 쌓인 포스퀘어의 체크인에 집중한 것으로 내놓았으니 평가도 최악입니다.
 
 


 스웜의 문제점은 이전에는 포스퀘어만으로 이용할 수 있었던 서비스를 강제적으로 스웜을 이용해야만 하도록 바꿔놓았다는 것에 있습니다. 포스퀘어의 일부 기능을 옮겨 사용자를 유도하거나 포스퀘어에 익숙하지 않은 신규 사용자를 끌어들이는 것이 아니라 기존 사용자들조차 스웜을 이용하도록 했다는 점은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포스퀘어가 스웜을 돌파구로 선택한 건 맞습니다. 딱히 명확한 수익 방향이 없던 터라 고민하던 포스퀘어는 그동안 쌓아둔 위치 정보를 이용하기로 하고, 스웜을 내놓았습니다. 그리고 지난달에는 위치 데이터를 유료화하여 제공하는 방안을 공개하면서 스웜으로 위치 정보를 지속해서 공유하고, 포스퀘어로 확인하며, 여타 포스퀘어의 정보를 활용할 서비스들로 수익을 내겠다는 계획이었습니다.
 
 문제는 이것이 너무 급진적이었다는 겁니다. 스웜을 막 출시한 단계에선 문제가 없었지만, 갑자기 스웜을 권하기 시작하더니 어느 순간 스웜의 사용을 강요하면서 서비스의 개념을 바꿔버렸습니다. 해당 서비스가 포스퀘어인지, 스웜인지 알 수 없게 돼버린 것이죠. 그만큼 포스퀘어가 절박했다는 의미가 될 수도 있겠지만, 비유하자면 애플이 갑자기 안드로이드폰을 출시해서 주력으로 판매하는 것과 비슷한 수준입니다.
 
 그렇다 보니 기존 포스퀘어라는 서비스의 정체성도 불과 수개월 만에 사라졌습니다. 게이미피케이션을 활용한 위치 기반의 공유 서비스라는 명백했던 정체성이 이제는 그동안 쌓아놓았던 정보를 확인하는 수준에 머물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물론 포스퀘어는 쌓아둔 정보를 활용해야만 했습니다. 이는 필자도 꾸준히 주장해왔던 내용입니다. 하지만 기존 포스퀘어의 코어 사용자들을 외면하게 하면서 활용해야 한다는 의미는 아니었습니다. 그 정보를 꾸준히 축적한 것이 코어 사용자들이고, 그들이 있음으로써 포스퀘어를 유지할 수 있는 것인데, 스웜은 코어 사용자를 외면한 동시에 포스퀘어를 망쳐놓았습니다.
 
 


 포스퀘어가 당장 서비스를 돌려놓을 생각은 없어 보입니다. 일단 해당 방향으로 수익을 내고자 결심을 했기에 결과가 따라준다면 딱히 현재 상황을 돌릴 필요는 없다고 판단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러나 분명 수익도 중요하지만, 사용자를 외면하면서 얼마나 오랫동안 서비스를 유지할 수 있을지는 다른 문제입니다. 포스퀘어는 마치 그동안 쌓아올린 위치 정보를 자기 것처럼 수익성으로 직결하려고 하는데, 그런 태도를 정면에 내세우고 있다는 점을 사용을 유도하기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