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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Kakao

카카오 신용결제와 전자결제 시장



공인인증서 논란이 부풀어 오르면서 이제는 공인인증서를 대체할 인증 수단을 늘려야 한다는 소리에 입을 모으고 있습니다. 공인인증서 자체의 보안 체계를 무너뜨리고, 검증되지 않은 수단으로 대체한다는 것에 우려도 깊지만, 전자결제 활성화를 위해선 다른 방향의 기술 발전이 필요하다는 것은 당연합니다.






카카오 신용결제와 전자결제 시장

이런 공인인증서 논란이 불거지면 따라오는 것이 '페이팔'입니다. '패이팔은 공인인증서가 없어도 잘만 결제되는데, 왜 우리나라는 그렇게 못하느냐?'인데, 대체 수단을 찾고 있는 전자결제 대행사들도 주목하는 부분입니다. 그리고 카카오도 말이죠.


카카오는 9개의 신용카드사와 제휴하여 공인인증서 없이 결제할 수 있는 간편 결제 서비스를 도입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르면 8월, 늦어도 9월 중 내놓을 계획입니다.

이 카카오 신용결제는 미리 신용카드를 등록한 다음, 결제 시 비밀번호를 입력하는 것으로 간편하게 결제할 수 있는 것이 특징으로 방식만 본다면 매번 얘기가 나왔던 페이팔과 비슷합니다. 정확히는 좀 더 모바일 친화적인 결제 방식이라고 해야겠지만, 어쨌든 하나의 플랫폼으로 결제를 직관적으로 할 수 있다는 점은 기존 공인인증서에 질렸던 사용자라면 반길만한 것입니다.

중요한 건 처음부터 결제에 특화한 서비스가 아닌 메신저를 기반으로 한 플랫폼 확장에 따라서 등장한 결제 서비스라는 점입니다. 이미 중국의 텐센트는 위챗에 위챗페이라는 온라인 상거래뿐만 아니라 백화점이나 영화관 등에서 결제할 수 있는 서비스를 지난해 선보였습니다. 메신저 기반 결제가 처음은 아닌데, 그럼에도 공인인증서에 꽁꽁 묶여있던 국내 전자결제 시장에서는 의미가 큽니다.

그렇다고 기대만 하는 건 아닙니다. 당연한 순서로 보안에 대한 우려가 함께 나타나는데, 필자는 아직 서비스가 시작하지 않은 만큼 보안에 걱정하기보단 만약 보안 사고가 터진다면 대응할 수 있는 대책에 대해서 좀 더 검토해야 하고, 그래야 사용자에게만 피해가 돌아가는 일이 일어나지 않으리라 생각합니다. 물론 기본적으로 보안에 신경을 많이 써야겠지만, 카카오를 실마리로 비슷한 플랫폼 기반의 결제 서비스가 등장했을 때를 생각해볼 수 있어야 합니다.


카카오의 신용결제 진출만큼 생각해볼 수 있는 건 NHN의 라인이 비슷한 서비스를 내놓는 것일 테고, 그렇게 연결지을 수 있다는 자체가 해당 결제 서비스와 비슷한 서비스가 더 생길 수 있음을 암시하는 것과 같습니다.

스퀘어처럼 결제를 기반으로 한 플랫폼 업체의 출현이나 외국 결제 서비스의 국내 진출도 늘어나겠죠. 이미 중국 알리바바의 알리페이가 국내 진출을 선언하면서 전자결제 시장에서 국내 업체들이 경쟁력을 잃지 않기 위해선 빠르게 대체할 필요가 있고, 카카오의 신용결제도 비슷한 맥락에서 볼 수 있습니다.

알리페이를 적용한 곳도 존재하는 만큼 결제 환경의 단일화를 통한 글로벌 경쟁력에 대해서도 생각해봐야 하고, 그 출발선에 카카오가 있다는 점은 미국, 유럽, 중국과 비교하여 정체되었던 국내 전자결제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입니다.

이점은 여러모로 경제 전반에 의미하는 바가 큽니다. 지급하는 방법에 대한 다양한 시도가 가능해졌다는 것과 경쟁이 단순히 결제 대행사에만 있지 않게 되었다는 건 결제 서비스와 연계할 영역이 늘어나는 것과 같습니다. 즉, 소비의 영역이 확대하고, 확대한 만큼 소비 시장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겁니다. 기존에 부족했던 전자결제의 확장에 활로를 열어줄 것입니다.

필자가 카카오 신용결제에 기대하는 바는 그렇습니다.


쟁점만은 카카오 이외 결제 서비스가 등장할 수 있으니 계속해서 보안에 둬야 합니다. 이미 비슷한 결제 시스템이 존재하긴 하지만, 시스템적인 것이 아닌 플랫폼 측면에서 봤을 때, 접근성이 향상할 수 있다는 걸 상기해보면 이전 국내 전자결제 시장과는 다른 양상이 전개될 것이므로 이에 대한 관리와 보안 기준, 피해 보상을 명확하게 규정하는 쪽에 초점을 맞춰야 합니다.

양상을 바꾼다는 점은 기대할만하고, 카카오 결제 서비스를 통해 또 어떤 확장을 보여줄 수 있을지도 기대해볼 부분입니다. 적어도 이전의 불편하기 짝이 없던 결제 방식은 빠르게 탈출할 수 있을 테니, 그 점만 긍정적으로 봐도 나쁘지 않을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