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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Kakao

카카오 뉴스 서비스가 겪어선 안 되는 것


 하루 종일 쏟아지는 뉴스 기사를 모두 읽어내는 사람은 없을 겁니다. 하물며 뉴스를 제작하는 사람도 말이죠. 그래서 자신의 성향에 따라, 혹은 콘텐츠의 종류에 따라, 또는 얼마나 유익한지에 따라서 언론사를 선택하거나 RSS 같은 피드 서비스를 이용해 뉴스를 소비합니다.
 


카카오 뉴스 서비스가 겪어선 안 되는 것
 
 그러나 국내에서는 종이 신문이 줄어든 틈에 인터넷으로 뉴스를 전달받지만, 언론사가 아닌 포털 중심입니다. 언론사 페이지가 워낙 광고로 더렵혀져 있는 탓이기도 하지만, 쏟아지는 뉴스를 포털이 걸러주며, 자발적인 뉴스 소비보다는 단발성 논쟁의 습득이나 포털이 추천한 뉴스로 몰리는 경향이 강합니다. 굳이 언론사 페이지를 들어가지 않아도 포털에 뉴스가 집중된데다 단발성 논쟁의 접근성도 좋다는 것이 이유입니다.
 
 


 카카오는 빠르면 다음주 중으로 '카카오 토픽(가칭)'이라는 별도의 뉴스 서비스 앱을 출시할 계획입니다. 오랜만에 단독 앱을 출시하는 카카오인데, 이미 네이버나 다음 등 포털이 주름잡는 뉴스를 별도 앱으로 제공하겠다는 겁니다. 다음과 카카오가 합병을 했으니 한 솥으로 생각할 수 있고, 네이버와 경쟁하기 위한 발판이라는 의견도 있습니다.
 
 이 뉴스 서비스는 베타 서비스를 시작으로 연내 정식 서비스로 오픈할 예정이며, 뉴스와 함께 잡지 등의 미디어 콘텐츠를 함께 수용할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카카오톡과의 직접적인 연계는 실제 서비스가 출시되어야 알 수 있을 것으로 보이며, 단독 앱을 이용한다는 건 연계보다는 콘텐츠를 전달하는 방식에 무게를 두고 있음을 짐작해볼 수 있습니다.
 
 문제는 여태 스마트폰에 뉴스를 피드하는 서비스가 없었던 게 아닙니다. 뉴스를 골라주거나 개인화할 수 있는 서비스는 매우 많지만, 포털 의존도가 떨어지지 않은 탓에 사용은 저조했습니다. 대신 모바일 확산으로 더 많은 콘텐츠를 소비하게 되면서 콘텐츠가 있는 서비스로 자주 이동하게 되었지만, 검색을 하거나 단발성 논쟁을 찾는 등의 활동은 포털에 앞도적으로 몰려있으므로 콘텐츠 소비도 이동을 하기보단 확장을 했다는 것이 정확합니다.
 
 그렇다면 카카오의 새 서비스도 먼저 확장의 개념에 들어설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런데 돌이켜보면 카카오가 확장의 시도를 하지 않았던 것은 아닙니다. 이미 '카카오 페이지'라는 콘텐츠 유통, 공유 서비스를 2012년에 내놓았습니다. 지금에 와서는 서비스의 성격도 달라졌고, 새 서비스와 지향하는 바도 다릅니다. 하지만 콘텐츠 소비 확장이라는 개념 안에서 보면 카카오가 똑같은 시도를 하고자 하는 것입니다.
 
 


 카카오 페이지가 좋지 못한 상황에 빠진 건 '유료'라는 문데도 있었지만, 접근성도 골치였습니다. 지속해서 소비할 수 있는 콘텐츠가 올라와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상황에서 무조건 스마트폰을 통해, 앱을 실행해야만 접근할 수 있다는 건 사용자가 자주 사용할 이유를 만들지 못했습니다. 다른 즐길거리도 많으니까요. 그게 아니라면 쉴 틈 없이 콘텐츠가 업데이트되어야 했겠죠. 거기다 유료라는 것까지 겹치니 당연히 콘텐츠의 공유따윈 안중에도 없는 서비스가 되어버린 겁니다.
 
 카카오의 뉴스 서비스는 이를 다시 겪어선 안 됩니다. 일단 뉴스가 제공된다는 점에서 유료라고 명확하게 짚어낸 서비스는 아닙니다. 그러나 별도 앱을 설치해야 하고, 콘텐츠의 차별성이나 포털의 경험에서 접근성을 높이지 않으면 카카오 페이지처럼 확장에서 어려워질 것입니다.
 
 사실 이런 문제는 비단 카카오만의 문제가 아니라 모바일과 앱을 통해 성장한 회사가 다른 경쟁력을 마련하고자 할 때 모두 발생했던 것으로 대표적으로 페이스북이 있습니다. 페이스북은 꽤 많은 단독 앱을 출시했지만, 사용자들은 결국에는 메인 페이스북 앱을 사용했으며, 페이스북과 동떨어진 앱도 출시했으나 결과는 좋지 않았습니다.
 
 만약 국내 뉴스 소비가 자발적인 형태를 이루고 있었다면 야후가 출시한 뉴스 다이제스트처럼 '똑같은 뉴스를 제공하지만, 꼭 알아야 할 뉴스를 먼저 골라준다.'는 특징을 내세운 뉴스 서비스도 가능할 테지만, 일단 포털이 제공하는 뉴스의 전반적인 내용과 카카오가 제공하는 뉴스에 차이가 크지 않다면 사용자는 굳이 별도 앱을 통해 접근하려고 하진 않을 겁니다. 카카오 페이지와 비슷한 전차를 밟을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겁니다.
 
 


 카카오는 당장 포털과 뉴스 경쟁을 하기 보단 콘텐츠 서비스로서 가치가 있음을 증명하는 것을 우선으로 해야 할 것이며, 그런 기능이 탑재된 서비스이길 기대합니다. 특히 자발적 뉴스 소비로 이어질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다면 기존 포털 뉴스보다 효과적인 서비스가 될 수 있을 겁니다.
 
 또한, 카카오가 선보인 단독 앱 중 다수가 흥행에 성공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다음과의 합병 효과로 서비스를 평가하게 될 것입니다. 우회 상장을 했기에 이전처럼, 특히 카카오 페이지 같은 사태가 다시 벌어진다면 성적이 빠르게 주가로 반영되겠죠.
 
 카카오가 모바일을 기반으로한 새로운 콘텐츠 환경을 확장할 수 있을지 지켜봐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