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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Twitter

트위터, 정크 등급 받다


 트위터가 상장한 지 1년이 지났지만, 시간이 갈수록 주가 상황은 악화했습니다. 현재도 공모가보다 높은 주가를 기록하고 있으나 고점을 찍은 후 시간이 지나면서 미끄러진 것이기도 합니다. 상황이 좋지 않으면 언제든 더 아래로 내려갈 수 있고, 그 탓에 3분기 실적은 트위터에 매우 중요한 것이었습니다.
 


트위터, 정크 등급 받다
 
 지난 2분기 실적은 나름 괜찮았습니다. 매출도 올랐고, 사용자도 올랐죠. 하지만 크게 보면 트위터의 성장 가능성에 의심을 품게 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그 의심이 3분기 실적 전망치에 그대로 반영되었고, 그 여파는 생각보다 컸습니다.
 
 


 지난달, 트위터는 3분기 실적을 발표했습니다. 월가 전망치였던 3억 5,100만 달러보다 높은 3억 6,100만 달러의 매출을 올렸고, 월간 이용자 수도 2억 8,400만 명으로 지난 분기보다 1,300만 명 늘었습니다. 그러나 월간 이용자 수의 증가 폭은 지난 분기보다 떨어졌는데, 그 탓으로 성장 둔화에 발목을 잡혔습니다.
 
 또한, 적자도 지난해보다 270% 증가했습니다. 트위터는 계속 적자 상황이었으므로 적자 자체가 의미를 지니는 것은 아니지만, 지난해 6,460만 달러의 적자보다 늘어난 1억 7,550만 달러의 적자를 기록했으니 적자 상황을 탈출하긴커녕 골만 깊어진 셈입니다.
 
 실적을 발표한 후 트위터 주가는 시간 외 거래에서 10% 정도 급락했습니다. 그리고 트위터의 실적 여파로 좋은 실적을 낸 페이스북까지 영향을 받아 주가가 하락하는 상황이 벌어졌습니다. 그만큼 트위터가 SNS를 한 축을 상징하면서 내비친 여파가 크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지난주, 국제 신용평가사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트위터의 신용등급을 BB-, 투자부적격으로 평가했습니다. 대신 신용등급 전망은 안정적으로 내다봤는데, 부적격 판정이 그렇게 부정적인 것만은 아닙니다.
 
 

via_TodayOnline


 트위터가 부적격 판정을 받았지만, 전망은 안정적이라고 제시한 건 트위터가 미래 성장 가능성을 제시한 건 맞지만, 수익을 내려면 2016년 이후에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기 때문입니다. 그전에는 트위터가 수익을 내기 어렵고, 현금 유동성 확보가 어려우니 2016년 이후를 내다봐야 한다는 것이죠.
 
 실제로 트위터도 올해 적자를 탈출할 것으로 목표를 세웠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고, 다시 목표를 2017년으로 돌렸습니다. 그러니까 이른 시일 안에 흑자 전환이 어렵다는 걸 스스로 인정하고 있다는 겁니다.
 
 문제는 역시 S&P나 트위터의 전망처럼 2016년 이후 흑자 전환에 성공할 수 있는가 하는 것입니다. 트위터가 적자 상태이긴 하지만, 매출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습니다. 적자가 늘어난 건 공격적인 M&A 탓이고, M&A를 성공적으로 매출 전환할 수 있다면 지금 적자는 그리 중요한 게 아니겠죠. 그러나 트위터가 흑자를 내기 위해선 조건이 간단하지만, 까다롭습니다.
 
 트위터는 광고 매출이 대부분입니다. 그리고 광고 매출 성장세만 보면 훨훨 날고 있다고 할 수 있는데, 성장세를 뒷받침할 사용자만 유지할 수 있다면 전망처럼 2017년에는 흑자 전환이 가능할 겁니다. 허나 3분기 실적에서 보여지 듯 월간 이용자 수는 증가하지 않고 있습니다. 거기다 모바일에서 광고 매출을 늘려야 하는데, 서드파티 앱이 워낙 많아서 온전한 광고 수익으로 옮겨 담지 못하고 있습니다.
 
 더 중요한 것은 트위터가 페이스북보다 매력적인 마케팅 도구로 자리 잡지 못했다는 것입니다. 페이스북은 전략을 모바일로 전환하면서 마케터들의 관심을 크게 받았고, 그 덕분에 사용자를 유지할 수 있는 미디어 기반도 갖출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트위터는 서비스 특성상 페이스북처럼 다양한 마케팅 활용이 쉽지 않습니다. 이런 조건을 해결하지 않고, 흑자 전환을 할 수 있다고 말하는 건 과도한 자신감입니다. S&P의 전망보다 더 심각한 상황을 맞이할 수 있는 게 현재 트위터입니다.
 
 

via_USA Today


 트위터가 이런 상황을 모르고 있진 않습니다. 광고 방식도 늘리고 있으며, 단가를 높이기 위한 마케터 유치에도 힘을 쏟고 있죠. 그러나 S&P의 전망이 단지 2016년 이후를 기대한 낙곽적인 것만은 아니라는 겁니다.
 
 트위터가 바뀌어야 하는 건 광고를 늘리는 것보다 트위터의 방식을 바꾸는 것에 있습니다. 방식을 바꾸는 방식이 어떻게 통할 수 있는지 잘 보여준 게 페이스북입니다. 적어도 더는 이용자들이 140자에 매력을 느끼고 있진 않습니다. 트위터의 본질이 무엇인지 파악한 서비스 개선이 되레 매출을 올릴 수 있는 방법이 되리라 필자는 생각합니다.
 
 2017년까지는 너무 멉니다. 트위터는 장담했지만, 계획처럼 이뤄질만한 그런 시간은 아닙니다. 그 전에 뭔가 보여주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