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IT/IT일반

닌텐도, 모바일 진출에 대한 단상


 기존 많은 게임사가 모바일로 이주했습니다. 모바일 게임 파이가 커지면서 새로운 모바일 게임 회사도 늘었고, 휴대용 콘솔 게임기 시장이 잠식당하면서 모바일에 뛰어들 필요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도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을 거들떠보지 않은 업체가 있었으니 '닌텐도'입니다.
 


닌텐도, 모바일 진출에 대한 단상
 
 닌텐도는 자사 하드웨어를 고집했습니다. 고유 콘텐츠가 우수한 탓에 굳이 스마트폰으로 이주하지 않더라도 높은 하드웨어 판매량을 기록할 수 있었던 덕분입니다. 문제는 소니나 MS가 기존 콘솔 플랫폼을 모바일과 연결하는 전략으로 대응하면서 다양화를 노리게 되었다는 겁니다.
 
 


 닌텐도는 DeNA와 업무 및 자본 제휴를 통해 닌텐도의 지적 재산권(IP)을 활용한 스마트폰 및 태블릿 게임을 공동 개발, 운영하기로 했습니다.
 
 제휴를 통해 닌텐도의 IP를 활용하지만, 기존 콘솔 게임을 모바일로 이식하는 것이 아닌 IP만 활용한 다른 게임을 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는데, 가령 마리오 캐릭터를 활용한 모바일만을 위한 마리오 게임을 제작하겠다는 겁니다.
 
 닌텐도가 모바일 게임 시장에 진출하기 바라는 소비자나 투자자는 많았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하지 않았던 것은 모바일 게임으로 콘텐츠를 옮기게 되면 자사 콘솔 플랫폼이 타격을 입을 테고, 외부 플랫폼에 끌려다니는 신세가 될 수 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건 장기적으로 좋은 수가 될 수 없었죠.
 
 그런 닌텐도가 모바일 진출을 선언했습니다. 물론 콘솔 게임과 모바일 게임에 차이를 두겠다고 했으니 완전히 모바일에 전념하겠다는 건 아니지만, 그간 닌텐도의 사업 방향과는 다른 것이기에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렇다면 드는 궁금증은 '왜 닌텐도는 모바일 게임 시장에 진출하기로 했는가?', 'IP만 활용하겠다는 이유는 무엇인가?' 입니다.
 
 


 닌텐도의 모바일 진출에 대해서 '악화한 실적'을 원인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지만, 그렇진 않습니다. 닌텐도의 지난해 4분기 실적을 보면 4,429억 2,000만 엔으로 2013년보다 11.3% 감소했으나 316억400만 엔의 영업 이익을 달성했고, 분기 순이익은 483.7% 증가한 595억 1,500만 엔을 기록했습니다.
 
 3DS용 '포켓몬스터 오메가 루비&알파 사파이어'는 935만 장을 팔아치웠으며, '대난투 스매시 브라더스 for 3DS도 619만 장의 판매고를 기록했습니다. Wii U 타이틀의 판매량도 개선되어 '마리오 카트 8'는 477만 장, '대난투 스매시 브라더스 for Wii U'는 339만 장을 판매했습니다.
 
 모바일 게임 시장이 성장하긴 했지만, 레드오션이 되면서 쉽게 진출할 수 없는 분위기가 되었고, 대신 콘솔 게임만의 콘텐츠와 재미에 대한 관심이 다시 높아지면서 소비자가 이동한 것과 연말의 신작이 발판이 되어 닌텐도가 자사 플랫폼을 고집한 것이 틀리지 않았음을 증명했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모바일로 이동한다는 건 실적 악화가 원인은 아닌 겁니다.
 
 닌텐도는 모바일 게임 시장에 진출한다는 것과 함께 새로운 콘솔 게임기의 코드명이 'NX'라고 밝혔습니다. 또한, 콘솔 게임기와 스마트폰, 태블릿과 연동하는 새로운 회원제 서비스를 출시하겠다고 말했는데, 그건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을 커뮤니케이션 장치로 활용할 수 있음을 의미합니다. 게임의 요소를 콘솔과 모바일로 오가면서 스마트폰을 보조적인 장치로 이용하고, 닌텐도 플랫폼을 모바일 소프트웨어로 확장하겠다는 겁니다.
 
 게임은 구분을 하겠지만, 플랫폼 관점에서 보면 콘솔과 모바일로 양분하는 게 아니라 콘솔과 스마트폰을 연결하여 플랫폼을 강화하는 것으로 하드웨어에 힘을 싣겠다는 것이죠.
 
 IP만 활용하여 게임을 구분하기로 한 것도 그렇습니다. 닌텐도 실적에 영향을 끼친 건 타이틀 판매량뿐만 아니라 '아미보(Amiibo)'의 역할도 컸습니다. 아미보는 NFC와 통신하는 주변기기로 피규어 형태를 하고 있으며, 게임 데이터를 아미보와 연동하고 있습니다.
 
 아미보는 세계적으로 530만 개, 12월에만 260만 개가 팔리면서 닌텐도의 새로운 수익원으로 부상했습니다. 캐릭터의 데이터가 연동되어 게임을 게임기 밖으로 빼내었다는 점이 주목받았고, 타이틀이 아닌 활로를 찾은 겁니다. 이전에도 피규어를 활용하는 방식이 있긴 했으나 아미보는 닌텐도의 프렌차이즈 사업의 성과가 반영된 것으로 봐야 합니다.
 
 그래서 아미보의 성과를 미뤄볼 때, 닌텐도는 플랫폼의 외부 확장으로 매출을 올릴 수 있음을 확신한 듯합니다. 즉, 스마트폰이 아미보의 역할을 하거나 아미보를 스마트폰과 연동할 수 있게 하여 콘솔 플랫폼과 앞서 얘기한 새로운 회원제 서비스와 연결한다는 것이죠. 그렇다면 단순히 모바일 게임을 출시하는 것이 아닌 콘솔 플랫폼 확장에도 영향을 끼칠 수 있습니다.
 
 


 우려인 건 닌텐도 게임이 모바일로 넘어왔을 때 심각한 과금이나 게임성의 저하로 기존 프렌차이즈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는 것과 현재 닌텐도 소비자들의 최대 불만인 지역 코드 제한이 모바일 게임과 연동했을 때 어떻게 나타날 수 있는가입니다.
 
 그럼에도 모바일 게임 진출 소식에 닌텐도 주가는 21.3%나 상승했으며, 다음날까지 48% 폭등하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그만큼 닌텐도가 모바일 시장에 진출하는 것만으로도 투자자들이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음을 방증합니다.
 
 이제 기다려야 할 것은 닌텐도와 DeNA가 내놓을 첫 번째 모바일 타이틀일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