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은 애플 뮤직 출시와 함께 공식 웹사이트에서 아이팟(iPod) 항목을 뮤직(Music) 항목에 합쳐버렸습니다. 애플 뮤직을 출시하지 않은 국가에서는 뮤직 항목에서 아이팟에 바로 접근할 수 있지만, 적용된 국가에서는 한참을 훑어야만 아이팟의 존재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신형 아이팟, 애플 뮤직과 연계를 기대할 수 있을까?
숨겨진 제품으로 보자면 애플 TV도 마찬가지인데, 달리 말하면 아이팟이 애플 TV와 같은 존재가 되었다는 겁니다. 되레 애플 TV는 아직 성장 가능성이 있지만, 아이팟은 격하된 것입니다. 아이팟 클래식의 단종도 그랬지만, 4년 동안 큰 변화가 없었던 아이팟은 점점 희미해졌습니다.
다른 아이팟 라인은 둘째 치더라도 아이팟 터치는 애플 뮤직의 등장에도 살아남을 수 있을 것으로 보였습니다. 덕분에 신형 아이팟 터치에 대한 기대가 높아졌고, 아이팟 클래식의 단종으로 높은 용량의 MP3 플레이어 자리를 아이팟 터치가 차지할 수 있지 않을까 예상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던 중 아이튠즈 12.2 버전에서 여태 존재하지 않았던 아이팟 이미지가 발견되었습니다. 발견된 색상은 총 6가지로 흰색과 검은색은 같지만, 전작보다 진하게 변한 분홍색과 파란색, 그리고 애플의 다른 제품의 금색보다 옅은 색상, 마지막으로 기존과 같은 프로덕트 레드(PRODUCT RED™)의 빨간색입니다.
단지 색상들의 제품이 실제 출시될지 알 수는 없었는데, 아이젠(iGen)은 '애플이 오는 14일에 새로운 아이팟들을 출시할 것.'이라는 소식을 전했습니다. 아이젠에 따르면, 12.2 버전에서 드러난 색상의 아이팟들이 주인공으로 보이며, 모델명이 아이팟 나노는 n31에서 n31a, 아이팟 셔플은 n12b에서 n12d로 변경되었다고 합니다. 크게 변하지 않은 것으로 볼 수 있지만, 아이팟 터치만큼은 n78에서 n102로 변경되어 다른 라인보다 많은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그도 그럴 것이 아이팟 터치는 iOS 라인이고, 4년 동안 프로세서나 메모리, 저장 공간에 대한 업그레이드가 없었습니다. 16GB의 제품이 등장하기도 했으나 마이너 업그레이드였으니 단연 많은 변화가 있을 테고, 그 탓으로 다른 라인보다 모델명의 교체도 크다고 보입니다. 단지 전체 아이팟 라인에서 기대할 수 있는 부분이 있기도 합니다.
애플 뮤직이 인기를 끌고 있지만, 호평만 이어지는 건 아닙니다. 기존 음원 파일을 DRM 파일로 교체하는 문제로 기존 아이튠즈 이용자의 불만 섞인 의견도 쉽게 찾을 수 있고, DRM 파일로 교체하는 과정에서 앨범이 뒤죽박죽되거나 태그와 평가로 정리해둔 라이브러리가 완전히 망가지면서 단순 스트리밍 서비스를 이용하는데 세부적인 가이드가 필요할 상황입니다.
다만 애플 뮤직의 클라우드 라이브러리를 보면, 아이팟과 연결할 기대도 할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아이팟 터치는 아이폰이나 아이패드처럼 이용할 수 있지만, 아이팟 나노나 아이팟 셔플은 따로 근거리 무선 모듈을 탑재하진 않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좋겠지만, 애플 뮤직만을 위한 방책으로는 적절하다고 보긴 어려우니까요.
어쨌든 기존처럼 동기화하는 방식이라면 본래는 음원 다운로드 고객만 아이팟 나노와 아이팟 셔플의 대상이 됩니다. 좀 더 플레이어 기기의 폭을 넓히길 원하는 고객이나 이제 다운로드를 통한 음원 소유보다 스트리밍에 익숙해진 애플 뮤직 고객까지 포용할 수는 없죠. 애플 뮤직의 등장으로 다운로드 고객이 줄어들 가능성도 생겼으니 말입니다.
그렇다면 고려할 수 있는 것이 애플 뮤직 고객이 아이팟을 활용할 수 있게 하는 방안을 제시하는 겁니다. 그건 클라우드 라이브러리를 동기화하는 것으로 대체할 수 있고, 애플 뮤직의 음악 추천 기능 등이 동기화와 엮일 여지도 줄 수 있으리라 봅니다. 무엇보다 기기에 음원을 다운로드하고 싶지만, 용량이 부족하여 대체 기기가 필요한 애플 뮤직 사용자가 접근하기 좋을 테니까요.
물론 새로운 아이팟이 애플 뮤직과 연계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그저 필자가 말하고자 하는 건 새로운 아이팟이 애플 뮤직과 연계한다는 것은 아이팟을 애플 뮤직의 경쟁력에 포함하겠다는 애플의 의도로 생각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은 채 기존처럼 음원 다운로드 사용자만 대응하는 MP3 플레이어로 남긴다는 건 더는 아이팟 나노나 아이팟 셔플이 아이튠즈의 경쟁력이지 않고, 아이팟 애호가들을 위한 기기로만 남기겠다는 의미가 될 것입니다.
아이팟 터치는 아직 살아남을 날이 많지만, 애플이 내세우는 뮤직 항목 자체가 스트리밍 서비스인 애플 뮤직의 가리키고 있기에 아이팟의 정체성을 결정짓는 것도 애플 뮤직이라고 보는 게 타당하겠죠.
과연 애플이 새로운 아이팟을 공개하게 될지, 그리고 애플 뮤직과의 관계가 어떻게 형성될 수 있을지 지켜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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