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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PLE/APPLE Geek Bible

애플 워치 판매량 숨긴 애플


 모든 분석가가 애플 워치의 판매량을 주목했습니다. 아이폰의 판매량은 입을 맞춰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첫 분기 판매를 시작한 애플 워치의 첫 번째 성적은 예측도 들쑥날쑥하여 과연 애플의 미래에 보탬이 될 제품인지 궁금할 수밖에 없었죠.
 


애플 워치 판매량 숨긴 애플
 
 포천은 월가의 분석가 27명의 애플 워치 판매량 예상치를 공개했습니다. 가장 높은 예상치는 570만 대였고, 가장 낮은 예상치는 285만 대였으며, 평균 407만 대가 팔릴 것으로 예측했습니다. 하지만 애플은 회계연도 3분기 실적 발표에서 애플 워치의 판매량과 매출은 숨겼습니다.
 
 

via_Macrumors


 애플은 회계연도 3분기 실적을 발표했습니다. 496억 달러 매출, 107달러의 순이익을 기록하여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상승하면서 분기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아이폰은 35% 늘어난 4,750대를 판매했고, 판매 이익도 59%나 증가하여 매출을 견인했습니다. 그러나 월가 예상치였던 5,000만 대를 달성하진 못했습니다. 아이패드는 예상대로 판매량이 감소하면서 1,090만 대에 머물렀고, 맥의 판매량은 IDC나 가트너의 자료처럼 상승하여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 늘었습니다.
 
 그러나 가장 기대했던 애플 워치의 판매량은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애플 TV, 아이팟 등 제품이 포함된 기타 매출이 지난해보다 49% 증가한 26억 4,000만 달러가 늘었다고 말했고, 여기에 애플 워치가 포함되었을 뿐입니다. 단지 '아이패드를 판매한 첫 9주보다 애플 워치의 판매량이 많았다.'라고 밝혔습니다. 물론 애플 워치 발표 당시 아이패드처럼 판매량은 공개하지 않겠다고 말했기에 수긍할만한 부분이긴 합니다.
 
 다만 실적 발표 후 시간 외 거래에서 애플 주가는 7% 가까이 내려앉았습니다. 가장 큰 원인은 아이폰 판매량이 예상치를 밑돈 탓이지만, 애플 발표에 따른 애플 워치 예상이 갈라진 문제도 있습니다.
 
 파이프 제프리(Piper Jaffray)의 분석가 진 먼스터(Gene Munster)는 실적 발표에 앞서서 애플 워치 판매량을 300만 대로 예측했으나 실적 발표 이후 애플 워치 평균 판매 가격을 550달러로 계산하여 250만 대 판매로 추정했습니다. 그 밖에 평균가 산정에 맞춰서 추측한 판매량의 변동이 크다 보니 애초 예상보다 차이가 커지면서 그림자 매출로 애플 워치 판매량에 회의감이 들게 되었다는 거죠.
 
 


 애플의 공식적인 발표를 근거로 하면, 아이패드는 첫 9주 동안 200만 대가 판매되었으며, 애플 워치가 해당 판매량을 넘었다면 최소 200만 대 수준일 것입니다. 테크피니언(Techpinions)의 분석가 벤 바자린(Ben Bajarin)은 먼스터와 다르게 400달러의 평균 판매 가격에 300만 대가 팔렸다고 말했는데, 200만 대를 기준으로 계산하면 평균 가격은 450~500달러라고 볼 수 있습니다. 여기서 애플 워치의 매출 윤곽을 파악할 수 있겠죠.
 
 그 탓으로 평균 판매 예상치였던 407만 대를 밑돌았다는 걸 단정할 수 있음과 그보다 최소 판매량이 평균의 절반이라는 것에 분석가들은 우려를 보일 수 있습니다. 오랜만에 애플이 출시한 제품이기도 하므로 당연하게 주가에 영향을 끼친 겁니다. 그럼 어차피 추정할 수 있는 애플 워치의 판매량을 애플은 왜 따로 발표하지 않은 걸까요?
 
 일단 애플은 애플 워치의 판매량이 자사가 생각한 것보다 높았다고 말하긴 했습니다. 그러나 분석가들의 기대치는 현재 추정할 수 있는 실적보다 매우 높았고, 이런 경험은 아이패드 때도 겪었던 것입니다.
 
 애플은 아이패드의 출시 첫날 45만 대를 판매했다고 밝혔지만, 분석가들은 아이폰 판매량을 근거로 70~100만 대를 예측했습니다. 45만 대가 적은 것도 아니었고,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분석가가 없는 것도 아니었지만, 긍정적이라는 것도 첫해 500만 대를 판매한다는 거였죠.
 
 대신 아이패드도 애플 워치처럼 분기 실적에 포함하진 않았는데, 공식 채널을 이용해 따로 판매량을 계속 언급한 덕분에 특별한 경쟁자가 없었음에도 추정치는 계속 조정되었고, 포레스터 리서치는 '현재 아이패드의 판매량은 기적으로 볼 수 있으며, 올해 전체 판매량은 600~800만 대 수준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니까 9주 만에 200만 대를 판매한 것이 너무 높은 수치이니 하반기에 판매량이 감소할 것으로 본다면 600~800만 대가 적절하다고 내다본 겁니다. 결과는 첫해 12월까지 1,480만 대 정도의 아이패드가 판매되었습니다.
 
 고로 판매량을 공개하는 것이 신제품 전망과 우려를 거두는 데 별 도움이 되지 않을뿐더러 아이패드 발표 후 첫해 120~240만 대 정도가 될 것이라는 부정적인 전망을 해소하고자 판매량을 꾸준히 공개했으나 소용이 없더라는 걸 학습한 것으로 보입니다. 애플 워치도 굳이 판매량을 공개하여 증명하기보단 판매에 집중하는 쪽이 낫다는 판단이 이유라고 할 수 있겠죠.
 
 


 이에 CEO 팀 쿡은 '6월 중순까지 선주문에 대응하고자 소매점에서 판매하지 않았고, 생산이 증가하면서 총 19개 국가에 판매할 수 있게 되었다.'면서 '9월에 말했듯이 애플 워치의 출하량은 공개하지 않았다. 이는 경쟁자에게 정보를 주지 않으려는 것이 목적이며, 대신 충분히 다른 정보로 그릇된 추정을 하지 않도록 할 것이다.'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다른 제품 카테고리와 애플 워치를 보면서 분기별 변화를 분석하고, 추정하는 건 정확하지 않다.'라고 전했습니다. 그리고 판매 활로 확대를 약속했는데, 실제 아이패드의 판매량이 급성장한 것도 3G 모델 출시, 판매 국가 추가와 그 탓으로 한 달 생산 주문량을 200만 대 이상 끌어 올린 데 있다는 걸 상기할 필요가 있습니다. 또한, 판매량 공개는 후에 삼성이 경쟁 제품으로 내놓은 갤럭시탭의 판매량 추정과 아이패드 전망치에 영향을 끼쳤는데, 팀 쿡의 발언으로 그런 부분을 피하려 한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애플 워치가 아이폰이나 아이패드처럼 성과를 낼 수 있을지는 두고 봐야겠지만, 애플이 숨긴 애플 워치의 판매량에 대해 조금 다르게 생각할 여지도 있다는 게 필자의 생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