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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IT일반

아마존, '상업 드론 운행 고도를 구분해달라.'


 최근 미국 캘리포니아 주에서 일어난 산불을 촬영하려는 드론 탓에 소방용 헬기가 진입에 어려움을 겪었고, 폴란드에서는 공항을 배회하던 드론과 항공기가 충돌할 뻔한 사고가 있었습니다. 드론 보급이 늘어나면서 사고도 늘어나는 것인데, 관련한 제도 마련도 필요하지만, 아마존은 매우 답답한 상황입니다.
 


아마존, '상업 드론 운행 고도를 구분해달라.'
 
 안전망을 확보할 제도를 마련한다고 하더라도 개인의 드론을 완벽하게 제어할 방법이 없다면 제도를 어기는 사용자도 분명 나타날 테고, 그런 우려에 아마존의 안전하게 드론 배송이 가능하다는 주장을 쉽게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via_Daily Tech


 아마존은 드론 배송이 꼭 필요합니다. 자전거를 이용한 빠른 배송을 선보이기도 했으나 비용 절감과 드론 배송을 차별화한 경쟁력으로 프라임 회원을 모으려면 말입니다. 그러나 규정은 조종사가 볼 수 있는 거리에서 상업용 드론을 이용할 수 있다는 것에 머물러 있으며, 해당 규정으로는 드론으로 배송 서비스를 할 수가 없습니다.
 
 이에 아마존은 미국 항공우주국(NASA)가 주최한 회의에서 '드론의 비행 영역을 구분하자.'라는 의견을 제시했습니다. 제안은 드론과 유인 항공기의 고도 구분뿐만 아니라 드론 간의 고도 구분도 필요하다는 것으로 400~500피트 상공은 유인 항공기와 드론을 접촉을 막는 구간이고, 400피트 미만은 드론의 영역이며, 200~400피트는 상업용 드론, 200피트 미만은 개인 드론 영역으로 나누고 있습니다.
 
 즉, 60m를 기준으로 상업용과 개인용을 구분하자는 건데, 어찌 보면 당연한 의견이고, 왜 여태 이런 제안이 나오지 않았나 싶지만, 사실 현시점에 와서 중요해진 제안입니다.
 
 사실 드론 관련 규제를 만든다고 해서 지켜질 것을 마냥 믿을 수는 없습니다. 무엇보다 항공기를 겨냥한 테러에 규제가 적용될 수는 없으니까요. 그래서 드론 피해를 방지하는 2가지 방법이 거론되고 있습니다. 첫 번째는 항공기를 보호하기 위해 항공기에 드론 교란 장치를 탑재하는 겁니다. 이는 테러를 목적으로 한 드론에 규제 장치를 할 수 없기에 항공기가 직접 방어 수단을 마련하는 방법입니다.
 
 두 번째는 드론 자체를 규정한 범위를 넘어가지 못하도록 설정하여 생산하는 것입니다.
 
 


 지금까지는 '개인 드론은 어떤 높이까지 날릴 수 없다.'라는 권고 수준이 전부였지만, NASA는 드론이 규제한 영역을 벗어나지 못하도록 하는 방법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해당 부품은 고도 제한보다는 드론끼리 서로 부딪치는 걸 방지하면 상업용 드론에 피해가 가지 않도록 하는 데 초점을 두고 있는데, 여기서 아마존이 운행 고도를 구분하자고 나선 거죠.
 
 즉, 드론 생산 업체는 드론의 사용 용도에 따라서 해당 방법을 적용하도록 하고, 적용된 드론만 판매하게 함으로써 개인용 드론이 특정 고도를 넘지 못하도록 하겠다는 겁니다. 물론 개인이 직접 제작한 드론이라면 다른 방법도 필요하겠으나 충돌 상황까지 감지할 수 있다면 전체 드론 사고는 감소하겠죠.
 
 그런 점에서 아마존이 아예 상업용 드론 영역을 내놓으라고 한 건 의미가 큽니다. NASA의 계획이 고도 제한을 구체적으로 포함하게 하는 계기가 될 수 있으며, 미국 연방항공청(FAA)이 주장하는 고도 문제를 기술적으로 해결할 길이 생기기 때문입니다. 이전까지 권고 사항에 머문 규제는 FAA가 마련한 것이니 말입니다.
 
 또한, 드론 사고를 최소화할 수 있다는 걸 입증한다면 조종사가 볼 수 있는 거리에서 상업용 드론을 이용할 수 있다는 현재 규정도 바뀔 여지가 있습니다. 그건 아마존이 그토록 원하던 자사 드론 배송 서비스인 '아마존 프라임 에어(Amazon Prime Air)'의 원형을 고스란히 선보일 발판입니다.
 
 그렇기에 아마존의 이번 제안은 중요하고, 해당 제안이 어떤 흐름을 타는가에 따라서 프라임 에어 뿐만 아니라 이전에 몇 번 시도되었던 피자나 의료품 배달 등도 빠른 속도로 확산될 수 있으리라 봅니다.
 

 

 분명 골칫거리인 드론 문제는 어느 정도 해결할 수 있는 발판은 될 것입니다. 현재 알려진 드론 제조 업체들만 대상으로 하더라도 권고 수준에 그쳤던 것보다는 사고가 줄어들 것은 명백하죠. 단지 그 밖에 드론까지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는 다시 논의해야 하지만, 핵심은 드론 규제의 기준을 맞출 수 있게 된다는 겁니다.
 
 아마존으로써는 자사 이익을 위한 주장을 한 것이나 전체를 보면 아마존도 드론 문제를 복합적으로 해결하지 않아서는 자사 이익으로 남길 수 없다는 걸 잘 알고 있는 모양입니다. 그런 점에서 드론 규제에 아마존의 공은 이후에도 크게 회자할만한 것이리라 생각합니다.
 
 이제 기다려야 하는 건 고도 제한 방법과 FAA의 규정 논의, 그리고 법제화까지입니다. 프라임 에어 공개부터 지금까지 시간보다 더 오랜 시간이 걸릴 수도 있겠지만, 이번 아마존의 발언이 단초가 되어 드론 배송을 만날 수 있게 될지 기대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