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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IT일반

어도비 리겔, 모바일 전문가 편집 앱에 계속 도전하는 이유


 이미지 편집 및 보정에서 어도비의 위치는 말할 것도 없습니다. 사진을 편집하는 것을 '포토샵을 했다.'라는 것으로 대처할 수 있으니 말입니다. 그러나 어도비가 PC 시장에서 확고한 위치를 차지하는 만큼 고전하는 곳이 모바일입니다. 여태 아주 다양한 앱들을 출시했으나 어도비와 모바일을 연결할만한 강력한 모습은 보여주지 못했습니다.
 


어도비 리겔, 모바일 전문가 편집 앱에 계속 도전하는 이유
 
 지난 5월, 어도비는 자사 모바일 편집 앱인 포토샵 터치(Photoshop Touch)를 종료한다고 발표했습니다. 그러면서 '프로젝트 리겔(Project Rigel)'이라는 차기 모바일 앱을 공개했습니다. 포토샵 터치를 업데이트하는 게 아닌 아예 새로운 앱을 내놓겠다는 겁니다.
 
 


 9to5mac은 '어도비가 오는 10월에 맥스 컨퍼런스(Max conference)에서 리겔에 대해 얘기할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리겔은 전문가를 위한 이미지 편집 앱이고, 포토샵 터치의 자리를 대신합니다.
 
 사실 어도비는 포토샵 터치뿐만 아니라 아주 다양한 모바일 앱을 출시하고 있습니다. 포토샵 터치는 단종했으나 포토샵 믹스(Photoshop Mix), 어도비 쉐이프 CC(Adobe Shape CC), 어도비 브러시 CC(Adobe Brush CC), 어도비 컬러 CC(Adobe Color CC)까지 영감을 주고, 편집할 수 있는 4가지 앱을 지난 6월에 출시했으며, 이들 앱은 상당히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포토샵 터치도 크게 외면받은 앱은 아니었는데, 가장 큰 문제는 사용자가 기대하는 것과의 괴리였습니다. 분명 사용자들은 포토샵을 모바일에서 이용할 때 PC의 포토샵보다 기능이 부실하리라는 건 알고 있었습니다. 마우스와 키보드를 사용하여 다양한 기능에 빠르게 접근할 수 있는 것과 터치스크린에서 기능의 버튼을 찾아 손가락이나 스타일러스 펜을 이용해야 하는 것에는 아주 큰 차이가 있으니까요.
 
 그런데도 기대했던 건 포토샵 터치로 나올 수 있는 결과물이었습니다. 이미지를 상업용으로 이용하긴 어렵겠지만, 야외에서 촬영한 사진에 간단한 아이디어를 더하거나 이동 중에 몇 가지 시도해볼 수 있다고 말이죠. 그러나 기대와는 다르게 한곳에 머물러 오랜 시간 붙들고 있더라도 만족할 결과물을 얻기 어렵고, 차라리 시간을 들인다면 PC를 이용하는 쪽이 훨씬 빠르기에 포토샵 터치를 활용해야 할 이유를 찾기 쉽지 않았습니다.
 
 현재 모바일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이미지 편집 앱들이 몇 가지 버튼과 자동 보정 기능만으로 활용을 단순화하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는 점을 생각해보면 포토샵 터치가 얼마나 어중간한 제품이었는지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런 이유에서 포토샵 터치를 단종한 겁니다. 그렇다면 어도비는 왜 리겔이라는 전문가 편집 앱을 다시 꺼내든 것일까요?
 
 


 먼저 어도비에는 크리에이티브 클라우드(Creative Cloud ; CC)라는 명분이 있습니다. CC가 처음부터 목표로 한 것은 클라우드를 통해서 다양한 기기로 아이디어를 저장하고, 작성하여 새로운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데 있습니다. 앞서 얘기한 앱들도 CC와 연동하기 위한 앱이지만, 이들은 아주 보조적인 수단이며, 보조적인 수단과 PC의 CC 제품들과 연결하는 허브 역할로 포토샵 터치가 존재했던 것입니다.
 
 또한, 편집 기능을 PC에만 둔다면 모바일을 이용한 CC 활용은 PC에 국한할 수밖에 없고, PC에 국한된다면 CC는 부서 간 자료를 공유하거나 저장 공간 역할 외 특별히 나아갈 방법이 없습니다. CC가 모바일에서도 뿌리내리려면 포토샵 터치처럼 허브 역할의 편집 앱이 필요합니다.
 
 가장 중요한 이유는 어도비에 모바일은 여전히 새로운 시장이기 때문입니다. 어찌 보면 모바일도 이제 포화 시장입니다. 상위 몇 개 앱이 모바일을 주도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며, 여러 업체의 공격적인 모바일 전략은 모바일 시장이 고착화하는 데 큰 영향을 끼쳤습니다. 그러나 전문가를 겨냥한 편집 앱은 아닙니다.
 
 꽤 많은 편집 앱이 존재하고, 기능도 점점 다양해지고 있으나 구체적인 활용과 실제 업무에 끼치는 영향은 충분히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덕분에 개인적으로는 활용 방안을 찾는 등 시도해볼 수는 있겠지만, 기업 시장에서는 아직 소극적인 상태이고, 이는 곧 어도비의 새로운 시장이 될 수 있음을 방증합니다.
 
 어도비조차 포토샵 터치에서 겪은 것들을 토대로 리겔도 시험하는 상태입니다. 단지 계속해서 시도했을 때 마침 전문가들이 어도비의 제품을 모바일에서 사용하는 것을 PC에서 포토샵을 쓰는 것처럼 당연하게 받아들인다면, 리겔뿐만 아니라 CC 전반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입니다.
 
 모바일에 어려움을 겪고 있음에도 개척해야만, CC도 잘 이끌 수 있다는 겁니다. 딜레마처럼 여겨질 수도 있으나 어쨌든 어도비는 여전히 모바일을 성장 토대로 여기고 있으며, 앞선 포토샵 터치의 결과도 있기에 리겔의 성공을 단안하기보단 전문가들이 포토샵 터치 때와는 다른 반응을 보일 수 있을지 주목해야 합니다.
 
 


 리겔의 구체적인 정보는 10월에야 알 수 있겠지만, 아이폰과 아이패드용으로 먼저 출시하며, 안드로이드는 추후 출시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리고 CC에 무게를 두기에 CC에 가입해야만 이용할 수 있고, 여타 CC 앱처럼 무료 앱에 구독 방식을 취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구매 방식이었던 포토샵 터치와는 다른 전략이 될 수 있는 부분입니다.
 
 어도비는 오랫동안 모바일에 문을 두드리고 있는데, 리겔이 어도비가 그렇게 바라던 CC의 허브 역할인 모바일 앱이 될 수 있을지 기대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