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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IT일반

테슬라, 밑돈 실적과 다른 기대


 폭스바겐의 디젤 게이트로 전기차가 주목받자 단연 돋보인 건 테슬라입니다. 이제 막 전기차에 걸음마를 떼기 시작한 경쟁 업체들과 다르게 상용화 성공과 더불어 차기작 출시도 준비 중이니 당연합니다. 그래서 3분기 실적은 테슬라에 대한 기대감을 확인할 단서였습니다.
 


테슬라, 밑돈 실적과 다른 기대
 
 지난 2분기 테슬라는 1만 1,507만 대의 전기차를 판매하면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실적 발표 이후 테슬라 주가는 280.02달러에 마감했고, 테슬라 전문 분석가 댄 갈브스(Dan Galves)는 테슬라의 목표 주가를 325달러로 조정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제너럴모터스(GM)와 포드의 9월 판매량이 증가하면서 전기차보단 기존 자동차 업체들이 약진이 두드러진 탓에 주가는 200달러 근처까지 급락한 상태가 지속했습니다.
 
 


 테슬라는 2015년 3분기 실적을 발표했습니다. 12억 4,000만 달러의 매출을 달성했으며, 조정손실은 7,500만 달러를 기록했습니다. 주당 손실은 58센트로 예상치인 주당 56센트보다 밑돌았습니다.
 
 대신 1만 1,603만 대의 전기차를 판매하면서 분기 판매량 기록은 경신했습니다. 문제는 2분기 실적 발표에서 테슬라는 연간 판매량이 5만 대 이상을 판매하리라 전망했지만, 전망대로라면 4분기에만 적어도 1만 6,000대 이상을 판매해야 하는 겁니다. 보급형 세단인 모델 3의 출시가 내년으로 잡혔고, 판매량은 실제 고객에 인도한 차량만 집계하므로 추세로는 도달하기 어려운 수치인 거죠.
 
 즉, 테슬라의 3분기 실적은 좋지 않습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많이 판매한 것이지만, GM이나 포드의 10% 가까이 성장한 것과 비교하면 그리 강한 인상을 주지 못한 겁니다.
 
 그러나 테슬라의 주가는 날았습니다. 장 마감 후 주가는 8.95% 상승한 227달러까지 치솟았고, 한때 233달러까지 도달했습니다. 가장 큰 이유는 연간 판매량을 지난 분기와 마찬가지로 최소 5만 대 이상으로 전망한 데 있습니다. 4분기 인도할 차량을 이미 예약이 된 상태라서 테슬라의 전망이 신빙성 있다고 보는 것입니다.
 
 다만 크레디리요네증권(CLSA)의 분석가 엠마뉴엘 로스너(Emmanuel Rosner)는 '현실적으로 5만 대 인도는 어렵고, 전망치를 조정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하면서 꼭 테슬라의 전망을 긍정적으로만 볼 수 없다는 의문을 던졌습니다. 신빙성은 있지만, 추세로는 쉽지 않아 보이기 때문입니다.
 
 


 단지 필자는 판매량이 아닌 다른 기대도 폭등한 주가에 반영되었다고 봅니다.
 
 먼저 로스너는 지난 3월에 테슬라의 목표 주가를 275달러에서 220달러로 하향한 인물입니다. 장기적으로는 테슬라가 성장하겠지만, 아직 중국 시장에서 만족할 만큼 안정적이지 않다는 게 이유였죠. 당시 테슬라의 목표 주가를 하향한 투자사가 많았기에 특별한 의견은 아니었습니다. 필자도 중국 문제를 얘기한 적이 있고요.
 
 그러나 2분기 실적 발표 이후 중국 판매량이 관건이지만, 판매량으로 테슬라가 발목 잡힐 것으로 예상한 투자사는 드뭅니다. 상기한 갈브스를 비롯하여 모건스탠리는 테슬라의 목표 주가를 465달러로 조정하기도 했죠. 모건스탠리의 보고서로는 '자율 주행 차량'과 '이동 수단 공유'가 테슬라의 핵심 사업이 될 수 있으니 판매량을 떨어지지 않는다면 2029년까지 매출이 3배 가까이 오를 것이라는 겁니다.
 
 실제 이런 전망이 나오기 전 우버 CEO 트래비스 칼라닉(Travis Kalanick)은 테슬라가 자율 주행 차량을 개발하면 50만 대를 구매할 의향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여태 테슬라가 판매했던 전기차보다 많은 양입니다. 그리고 우바가 사들인 차량은 이동 수단 공유에 사용되겠죠.
 
 이건 테슬라의 연 판매량보다 중요한 화제였습니다. 모건스탠리가 실체도 없는 테슬라의 이동 수단 공유를 두고, 주가를 조정했고, 마땅한 제휴도 없지만, 우버가 테슬라를 이동 수단 공유 시장으로 끌어들일 의향을 보였으니 테슬라의 의사만 확인할 수 있다면 흥분할만한 것이었으니까요.
 
 그런데 테슬라가 입을 열었습니다. 테슬라 CEO 일론 머스크는 3분기 실적 발표 이후 '우버처럼 차량을 공유하는 사업에 진출할 계획인가?'라는 질문에 '발표할 적절한 시기가 오겠지만, 아직은 아니다.'라고 답했습니다. 긍정적인 대답입니다. 특히 모델 3가 출시된다면 급물살을 탈 가능성이 큽니다.
 
 또한, 현재 판매량이 빠르게 성장하지 못하는 건 예약 물량을 밀렸지만, 생산이 한정적이라 인도가 늦기 때문입니다. 테슬라는 이 문제를 해결하고자 본토에서 바로 인도할 수 있도록 2017년 안에 중국 공장을 세울 계획으로 알려졌으며, 대형 배터리 공장인 기가팩토리 프로젝트도 빠르면 2017년에 가동할 예정이므로 생산량을 폭발적으로 끌어 올릴 것으로 보입니다.
 
 무엇보다 테슬라는 엔자 차량의 주유소 역할인 자체적인 충전소인 '슈퍼차저'를 계속 늘리고 있는데, 슈퍼차저를 공유 서비스의 거점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미 GM, 포드, BMW도 차량 공유 서비스를 시험 중이기에 이 경쟁에서 슈퍼차저의 인프라는 충분한 경쟁력이 되겠죠.
 
 여기에 모델 3 출시로 우버 등의 공유 서비스가 테슬라를 눈여겨본다면 현재 충격적인 판매량을 보여주지 않더라도 기대할 수 있다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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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런 전망 속에 복병이 있다면 기존 자동차 업체들도 자율 주행 차량을 준비 중이고, 본격적인 전기차 출시를 앞두고 있다는 정도입니다. 물론 기존 자동차 업체들의 전기차 성능에 테슬라의 차들이 밀리는 건 아니지만, 시장의 파이가 커지는 만큼 지적받는 생산량이 전기차 점유율을 앗아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2~3년 안으로 테슬라가 충성적인 고객이 아닌 커진 전기차 파이에서도 지금처럼 성장할 수 있을지가 쟁점입니다. 이 쟁점을 풀어나가는 과정에 따라서 공유 서비스가 등장할 수 있다면 상당한 파급력을 낼 수 있겠죠.
 
 모건스탠리의 분석이 허무맹랑한 것처럼 보이진 않은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