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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IT일반

당뇨 측정하는 구글, 분석하는 IBM


 구글이나 IBM이 의료 분야에 큰 관심을 두고 있다는 건 이미 널리 알려진 것입니다. 최근 구글의 모기업 알파벳의 생명 과학 사업부의 명칭이 '베릴리(Verily)'로 정해졌고, IBM은 왓슨(Watson)을 이용하여 암을 진단하는 등 병원과 협력하고 있습니다.
 


당뇨 측정하는 구글, 분석하는 IBM
 
 두 회사뿐만 아니라 헬스킷이나 리서치킷의 애플이나 마이크로소프트 헬스의 마이크로소프트도 이 분야에서 성장하길 원하고 있죠. 하지만 PC나 스마트폰처럼 곧장 결과물이 어떤가 확인할 수 있는 분야는 아니므로 각 회사가 무엇을 하려는지 크게 와 닿지는 않습니다. 그 지점에서 구글과 IBM은 당뇨라는 주제를 놓고 마주했습니다.
 
 


 구글은 바늘 없이 혈당을 측정할 수 있는 웨어러블 기기에 대한 특허를 출원했습니다. 앞서 포도당 센서를 탑재한 콘택트렌즈 개발을 발표하기도 했기에 연장선에 있는 특허라고 할 수 있는데, 방법은 가압 가스로 피부에 미세한 틈을 만들고, 낮아진 압력을 이용해서 소량의 혈액을 빨아들이는 것입니다.
 
 바늘을 이용하는 방법은 지속해서 측정해야 하는 환자의 손가락에 부담을 주고, 측정이 잦을수록 관리가 편해지는 당뇨의 특성상 불편함이 큰 방법이었습니다. 사실 이전에도 바늘 채혈이 아닌 방식으로 혈당을 측정하는 방법은 많이 개발되었습니다. 단지 저렴한 가격과 불편함만 제외하면 누구나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 바늘 이용을 벗어나지 못하게 했죠. 구글의 이번 특허를 놓고 볼 때 개발 중인 콘택트렌즈와 함께 기존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을 않을까 하는 기대를 낳게 합니다.
 
 IBM은 암에 이어 당뇨에도 왓슨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기로 했습니다. 당뇨 치료제에 집중하는 제약사인 노보 노디스크와 제휴하여 노보 노디스크가 보유한 대량의 환자 데이터를 왓슨으로 분석하고, 치료제와 관리 제품을 개발하기로 한 것입니다.
 
 노보 노디스크는 익명의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하여 별도의 앱을 통해 당뇨 환자에게 투여할 인슐린 용량이나 식단 등 정보를 개인화하여 제공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는데, 메모리얼 슬론캐터링 등 몇몇 암센터가 왓슨으로 환자의 상태를 파악하고, 이를 의료인이 활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특히 '왓슨 종양내과'라는 별도의 부서를 만들기도 했죠.
 
 노보 디스크는 이런 사례를 바탕으로 왓슨을 당뇨에 활용하기로 한 것입니다.
 
 


 어떤 질병에 접근하든 꼭 특별하다고 할 수는 없지만, 두 회사가 당뇨에 접근한 것은 여러모로 의미가 있습니다.
 
 구글은 혈당 측정에 대해서만 두 가지 방법을 제시했습니다. 베릴리는 생명 과학 사업부지만, 무엇을 하겠다는 명확한 목표는 가려진 상태입니다. 대신 베릴리의 설명을 보면 '자동차에는 400개 이상의 센서를 탑재하고, 오일이나 타이어의 상태를 파악한다. 그러나 사람은 그렇지 못하다.'라고 말했습니다.
 
 베릴리는 건강 상태를 측정할 수 있는 소형기기를 개발하는 부서와 발견한 질병에 대응하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부서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당뇨는 초기에는 일반인이 파악하기 힘들면서도 관리를 위해서 지속해서 혈당을 측정해야 하고, 일반인도 쉽게 측정할 수 있으면서도 불편한 질병입니다.
 
 당뇨가 상당히 진행된 상태인데도 별다른 증세가 없어서 늦게 병원을 찾는 것으로 더욱 관리에 어려움을 느끼는 것인데, 혈당을 쉽게 측정하고 문제점을 진단해줄 수 있는 기기가 등장한다면 몸에 이상이 생겼을 때 쉽게 병원을 찾을 수 있겠죠. 물론 기기의 정확도나 기기 자체가 병을 완벽히 진단한다고 볼 수는 없지만, 웨어러블 기기에 포함했을 때 조기 발견이나 측정 간격이 짧으면 짧을수록 많은 데이터와 명확한 관리 방향을 얻을 수 있는 당뇨의 특성에 어울릴 것입니다. 베릴리가 추구하는 '사람의 상태를 파악하는 것'에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질병이 당뇨인 겁니다.
 
 IBM과 노보 노디스크의 시도도 마찬가지입니다. 당뇨는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합니다. 이를 반대로 말하면 지속적인 관리 속에서 더 많은 데이터를 얻을 수 있다는 거죠. 노보 노디스크는 왓슨을 통해서 실시간 혈당 모니터링과 모니터링을 통한 데이터의 분석을 왓슨에 맡길 생각인데, 이런 방식은 인간이 행하기는 매우 어렵습니다.
 
 더군다나 실시간으로 변하는 환자의 상태에 맞춰 인슐린을 조절하는 등 개인화한 치료를 인간이 하려면 짧은 시간에 수많은 당뇨 관련 데이터를 분석할 수 있어야 하죠. 그것이 어려웠기에 여태는 의료인의 판단에 맡길 수밖에 없었습니다.
 
 하지만 왓슨의 분석에 도움을 받는다면 기존의 문제점과 뚜렷한 차이를 보일 수 있을 것입니다. 왓슨이 행하고자 하는 의료 데이터의 분석과 활용에 대한 실마리로 볼 수 있는 거죠.
 
 


 질병의 데이터화에 유용하면서 일반인도 측정으로 관리에 도움을 수 있는 당뇨의 특징은 구글이나 IBM이 사업을 추진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입니다.
 
 특히 구글은 콘택트렌즈나 상기한 특허를 활용한 웨어러블 기기를 판매하려면 미국식약청(FDA)의 승인이 필요한데, 당뇨와 관련한 측정 제품은 이미 많이 나온 상태이기에 승인에 좀 더 유리할 수 있습니다.
 
 이런 접근으로 의료 분야에 대한 기반을 마련한다면 앞으로 다른 질병에 접근하기에도 꽤 수월하겠죠. 이제 지켜볼 것은 두 회사의 시도가 실제 당뇨에 효과가 있느냐 하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