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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IT일반

아이폰4s가 아니라 '아이폰'을 구입하라







아이폰4s가 아니라 '아이폰'을 구입하라


 '지금 어떤 휴대폰으로 바꾸는게 좋아?'
 어찌보면 정말 밑도 끝도 없는 질문이다. 이것은 자신이 휴대폰을 통해 무얼하는지 어떻게 사용하고 싶은지 다 알고 있다는 전제를 가져야 가능한 질문이다. 하지만 이 질문은 하루에도 수 없이 들으며, 답하기 위해 사용패턴이나 일정 수준의 IT지식을 되물어 본다. 그렇게해서 이런저런 기종을 추천하고 장단점을 설명한다. 그럼 다시 나에게 질문이 돌아온다.

 '넌 아이폰을 사용하면서 왜 아이폰을 추천하지 않아?'

 정말이다. 아이폰을 사용하지만 아이폰을 권하지는 않는다. 이번에 출시한 4s도 말이다. 그리고 나는 답한다.

 '아이폰4s가 아니라 아이폰이라는 브랜드를 구입할 의향이 있다면 추천하겠다.'

 필자는 한국이 아직 아이폰에 대한 충분한 개념이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아이폰4와 아이폰4s를 완전 별개의 무언가로 생각하는 질문을 많이 듣는다. 단순히 iOS라는 플랫폼의 한뭉텅이다. 그렇다면 아이폰에 대한 개념이 아니라 플랫폼에 대한 개념이라고 정정해야겠다.

 PSP-2000과 PSP-3000은 똑같은 외형에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를 조금 업데이트 했을 뿐인 정말 현재 아이폰4와 4s를 보는 것 같은 느낌이였다. 정작 초반에 해킹팀의 해킹 시간이 굉장히 오래 걸릴 것이라는 얘기 덕분에 3000보다 2000의 중고 가격이 더 높았다. 2000이 전작인데도 말이다. 물론 UMD를 구입하는 비용을 제외하고 말이다. 이것이 가능했던 것을 '해킹'때문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있지만 그렇지 않다. 'PSP'라는 하나의 플랫폼이기 때문이였다. 만약 3000시리즈의 하드웨어가 체감적으로 느낄 정도였거나 혹은 새로운 방식의 컨트롤러를 채용했다거나 (Vita의 경우 스마트폰에 밀려 터치라는 새로운 입력방식을 도입했지만 말이다.) 디자인이 더욱 변화했다면 어떠했을까? 소니는 PSP라는 플랫폼을 판매했던 것이지 PSP-3000을 판매한 것이 아니다. 물론 멍청했던 소니는 PSP의 플랫폼의 유지에 실패해버렸다. 이후 등장했던 PSP-GO는 판단불가한 디자인과 질서없는 온라인 마켓 플레이스 서비스로 희대의 망작이 되었으니 말이다. 하지만 3000시리즈까지만 본다면 소니는 어느 수준의 PSP 플랫폼화에 성공했었다. 그렇기때문에 2000과 3000 그리고 1000시리즈까지도 인기있는 제품이 되었다.

 생각해보자. 아이폰은 어떠한가? AT&T의 효자품목 중 하나가 2년반 전에 출시된 아이폰3gs이다. 아직까지도 판매가 되고 있다. 아이폰3gs나 아이폰4나 그리고 아이폰4s나... iOS라는 하나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고르는 것은 아이폰이라는 브랜드 내에서 어떤 아이폰을 구입하느냐이고 iOS와 다른 안드로이드나 블랙베리의 비교가 아닌 아이폰4s를 비교해서 무엇을 구입할까가 되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그것은 블랙베리도 마찬가지지만 말이다.

 안드로이드는 다르다. 빙수만 판매하는 전문점이 아니라 파르페나 생과일주스도 같이 팔고 있다. 그렇기때문에 '빙수 먹을 생각이 있어? 빙수를 먹을 생각이라면 빙수 전문점을 가자.'라는 것이다. 아이폰을 권하지 않는 이유다. 그 사람이 빙수의 맛을 알고 있다면 혹은 기대한다면 전문점을 추천하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빙수라는 것이 이런것이다라고 보여주기만 해도 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사람이 빙수의 맛을 제대로 알기 시작했다면 전문점으로 끌고 갈 것이다. 그리고 팥빙수와 과일이 추가된 팥빙수 중 어떤 것을 고르라고 할 것이다. 둘 다 팥은 들어있다고 설명하면서 말이다.

 그렇다면 iOS와 안드로이드나 블랙베리가 다른 점이 무엇일까? '당신은 카페라떼와 카푸치노를 구분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에 '시나몬!'이라고 대답할 수 있다. 하지만 둘을 구분하기에는 좀 더 깊이 들어가 우유의 양을 알아야한다. 겉에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이다. 어찌보면 애플에서 주구장창 얘기하지만 귀담아 듣지 않는 에어튠즈 같은거 말이다.

 필자는 음악 듣는 것을 정말 좋아한다. 그래서 출퇴근 때는 항상 이어폰을 통해 음악을 듣고 있다. 집에 들어선다. 이제 이어폰을 귀에서 빼면 듣던 음악이 끊길 것이다. 하지만 이미 집으로 도착할때 내 아이폰은 에어포트와 연결되어지고 에어튠즈를 통해 익스프레스에 연결된 스테레오 스피커로 돌릴 수 있다. 이어폰으로 듣던 음악을 스피커를 통해 이어서 계속 듣는 것이다. 가끔 생각해본다. '내가 이 생활 패턴을 버릴 수 있을까?'라고 말이다. 버릴 수 있다. 왜냐면 아이폰이 없었을 때는 그냥 컴퓨터를 키고 새로 음악을 틀었으니까. 하지만 '듣던 음악이 끊기는 것이 싫어'라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아이폰의 매력에 한발 더 다가갈 수 있다. 커피에 시럽을 추가하거나 하지 않거나처럼... 이것은 아이폰4s이기 때문이 아니라 아이폰이기 때문에 가질 수 있는 것이다. 결국 내가 3gs에서 4s로 기기를 변경하더라도 이 패턴은 이어진다. 단지 같은 아이폰이기 때문에.... 아이폰의 추천을 원하는 사람에게 이것을 원하느냐고 묻기 하며 그것이 아이폰이라고 애기한다.

 4s를 받았을때 아무런 느낌이 없었다. 시리에 대한 호기심은 있었지만 새 휴대폰에 대한 설렘 같은 것은 전혀 없었다는 것이다. 개통하자마자 와이파이를 연결해 아이클라우드를 통해 복원을 완료했다. 방금까지 사용하던 3gs와 똑같이 말이다. 그리고 여전히 사용하던 아이폰처럼 사용하고 있었다. 이것은 이미 아이폰 자체에 만족을 한 것이다. 거기에 더해져서 빨라진 속도나 카메라에 만족감이 추가되는 것이다. 4s에 만족감이 3gs나 4에 비해 떨어질 수 있다. 그렇다고해서 3gs와 4의 만족감, 그러니까 아이폰의 만족감이 도망가는 것은 아니다.

 친구 중 한명은 아이폰3gs 8g 모델을 사용하고 있다. 이 친구는 벌써부터 4s의 8g 모델을 기다리고 있다. 그냥 아이폰이기만 하면 된다는 것이다. 이미 이 친구에게 다른 휴대폰을 보이지 않는다. 단지 아이폰이라는 하나의 플랫폼이 보일 뿐이고 8g이상의 용량은 필요없다고 생각하는 것이고 그것이 아이폰이라는 브랜드에 대한 만족감인 것이다.


 나는 아이폰이 최고냐 안드로이드가 최고냐로 티격태격하는 것이 이해되지 않는다. 단순히 빙수 전문점의 이야기처럼 빙수 중에서만 고르게 하는 것과 온갖 간식거리를 한데 모아놓고 고르게 하는 것 일뿐이지 이 사람은 생과일주스가 좋은데 '빙수가 최고야 그러니까 빙수를 먹어야지!'라고 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는 일이다. 어느 것이든 만족감을 줄 수 있는 부분이 있을 것이다. 그걸 장단점에 빗대어 말하곤 하지만 커피가 소화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단점을 생각하고 마시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진짜 그것이 내 소화에 방해되는 순간에나 '아... 커피를 줄여야겠구나' 생각하기 시작하는데 말이다.
 그것을 떠나서 단지 고를 수 있는 다양한 선택지일 뿐이고 혹은 빙수 전문점으로 가도 괜찮겠냐고 묻는 것일 뿐이다. 빙수를 먹으면 이가 시려서 아프다는 사람을 데리고 빙수 전문점에 가는 것보다 빙수도 팔고 파르페도 파는 곳에 데려가는 것이 나으니까. 하지만 빙수가 좋다면 기꺼이 빙수전문점으로 데려가겠다는 것이다. (전문점의 빙수가 더 맛이 없을 수도 있다)


  연신 아이폰4s의 판매가 저조하다는 국내 기사들이 흘러나오고 있고 아이폰이 망한듯이 얘기하지만 이것이 플랫폼의 이해가 얼마나 불충분한지 보여주는 예가 된다. 4s의 판매가 저조하건 말건 그 다음 세대의 아이폰이 어떻든 아이폰이라는 플랫폼이 깨어지지 않는 이상 아이폰 전체의 만족감은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아직도 아이폰3gs와 아이폰4는 판매되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