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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IT일반

'휴대폰 가격 표시제'는 지켜지지 않는다




 사람은 누구나 공짜를 좋아합니다. 그 공짜가 정말 합리적인 소비를 거들 수 있다면 말이죠.
 1월 1일부터 시행된다던 '휴대폰 가격표시제'. 하지만 소비자들이 마음놓고 휴대폰을 구입할 수 있도록 단말기 가격을 분리하겠다더니 여전히 이름만 공짜인 공짜폰을 팔고 있습니다.








'휴대폰 가격 표시제'는 지켜지지 않는다


 휴대폰에 과도한 보조금이 붙으면서 '공짜폰'이라는 말이 생겼습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약정'이라는 항목이 붙어 '노예계약'을 해야했고, 가격이 비싼 스마트폰의 경우 '단말기 할부금'이라는 항목까지 고스란히 지출해야했습니다. 이미 소비자는 '공짜 아닌 공짜'라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것이 은근히 찝찝합니다. '내가 정말 휴대폰을 합리적으로 구입을 한 것일까?'하는 의문이 생기기 때문에 말이죠. 그래서 '휴대폰 가격 표시제'라는 것이 등장했습니다.

 '휴대폰 가격 표시제'란? 지식경제부가 제시한 정책으로 기존에 할인금액만을 얘기하던 판매 형태를 '휴대폰의 정가'와 '요금제'를 분리하여 소비자가 가격을 보고 합리적인 구매를 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정책입니다. 그래서 모든 대리점, 판매점 및 홈쇼핑이나 인터넷 판매점도 휴대폰의 가격을 표시하고 소비자에게 알려야 하는 것입니다.

 1월 1일부터 시행되었습니다. '공짜폰'이라는 광고문구는 사라지지 않습니다. 거기다 가입비를 안받겠다더니 기본 요금제를 올리고 2개월이 지난 후에 변경을 하라고 한다거나 같은 변칙 판매도 사라지지 않고 있습니다.

 소비자는 가격 표시제만 믿고 대리점을 갔다가 화통만 키우게 됩니다.





현실적으로 단속 불가능


 지식경제부는 지속적인 단속을 통해 바로 잡아나가겠다고 합니다. 이것이 현실적으로 가능할까요? 잠시 생각해봅시다. 여러분이 살고 계신 곳 주변에 몇개의 대리점이 있나요?





 궁금해서 구글지도로 검색을 해봤습니다. 위에 사진은 '편의점'이고, 아래 사진이 '대리점'입니다.


 편의점의 점이 더 많긴하지만 비슷한 수준입니다. 여기에 판매점이 더해지면 편의점의 수보다도 많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어딜가나 줄줄이 대리점이 널려있다는 것입니다. 5개의 대형업체가 운영하는 편의점의 수보다 3개의 통신사의 휴대폰만을 판매하는 곳이 더 많습니다. 그런데 이 전부를 단속한다? 단속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내는 세금으로 인력써서 벌금물게하고 단속하면 됩니다.


 그런데 이런 형태가 사라질까요? 다른 집은 죄다 '공짜'라고 써붙여놓았는데 우리 대리점의 진심을 알아달라고 공짜 문구를 떼면 손님이 찾아오나요? 뻥 안치고 판매하겠다는 진실성있는 대리점을 찾아가는 소비자도 있을겁니다. 그러나 공짜를 붙여야 더 잘팔린다는 생각이 사라지지 않고, 소비자들도 대리점에 들어가 공짜냐고 물어보기 일쑤입니다. 그러한 상황에서 개별적인 단속만으로는 해결될 수 있는 수준의 문제가 아닌 것 입니다.


 통신사를 압박해서 대리점에서 이를 지킨다고 한들 별개의 판매점은 이를 지키지 않을 것이고, 대리점도 그 모습을 보면 다시 공짜문구를 써붙여 놓겠죠. 쳇바퀴처럼 계속 반복되는 것입니다. 차라리 대리점의 수를 줄이던지 벌금의 액수를 늘리던지 쳇바퀴를 끊을 수 있는 무엇인가가 필요합니다. 무의미한 단속은 인력에 세금을 마사지하는 것 밖에 되지않고 '휴대폰 가격 표시제'는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정책이 될 것입니다.






소비자가 지켜봐야....


 규칙이나 법은 지키라고 있는 것이지만 지키거나 말거나 선택하는 것은 대리점/판매점 마음입니다. 아직까지는 지켜야된다는 생각보다는 더 팔아야한다는 생각이 강한 것 같습니다.

 정부에서도 소비자들이 합리적인 소비를 할 수 있도록 단속 뿐아니라 더 단단한 철퇴를 만들어야 할 것이며, 소비자는 그것을 알고 직접 지켜봐야 할 것입니다. 내가 구입하는 물건에 대해 좀 더 확실한 정보를 얻어 합리적인 소비를 이끌어 내는 것은 소비자가 행해야 할 기본적인 몫이니까요.

 5월에 방통위 주도로 시행되는 '블랙리스트 제도'가 '가격표시제'와 맞물려 또 어떤 문제를 야기할런지는 모르겠지만, 조금씩이라도 고쳐져 나갈 수 있기를 바래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