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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PLE/APPLE Geek Bible

애플의 교육사업, 경쟁사가 긴장해야하는 이유


 애플이 본격적으로 교육사업에 진출하게 되었습니다.

 새로운 아이북스, 제작툴, 아이튠즈U와 함께 교육의 디지털화를 가속할 것으로 보여지고 있는데요, 이에 사용자들의 반응은 밋밋했습니다. 새로운 기기가 나온 것도 아니였고, 기존에도 있던 전자 교재니까요. 하지만, 타 경쟁사들을 어떨까요?

 애플의 교육사업, 경쟁사가 긴장해야하는 이유입니다.








애플의 교육사업, 경쟁사가 긴장해야하는 이유




 어제 에듀케이션 이벤트 포스트를 보면 경쟁사들에 대한 약간의 언급이 나옵니다. 이것을 좀 더 자세히 얘기해보고자합니다.

 현재 교육의 디지털화가 진행된건 20년이 넘었습니다. 학교에 TV나 빔프로젝터는 필수품이 되었죠. (필자가 고등학생 때는 전자칠판 시범학교로 대당 1천만원이라는 가격의 칠판 세개를 구비했었습니다. 실용성은 전혀 없었고, 전자칠판 위에 똑같이 분필질을 하며 수업을 했죠.)

 디지털화는 지속되어왔지만, 결론적으로는 종이책을 버려내지 못했습니다. 항상 무거운 종이책을 짊어지고 수업을 들어야 했죠. 교과서의 디지털화를 시도하긴 했지만 전부 실패로 돌아갔습니다. 이유는 간단했습니다. 출판사의 지속적인 디지털 교재 제공이 되질 않았고, 교재로 사용할 마땅한 디바이스가 없었습니다. 그럴바엔 그냥 종이책을 보는 것이 더 나았던 거였죠.

 애플의 이번 프로젝트는 다릅니다. 아이패드라는 디바이스가 있고, iOS가 있다는 것과 iBooks의 업데이트, 그리고 iBooks Author까지 모든 교재 디지털화를 위한 준비를 애플이 하고 있습니다. 여태 출판사와 교육기관, 제조사가 서로 조정이 불가능했던 부분을 애플은 혼자 전부 해버리면서 가능하게 된 것입니다.





매력적인 iBooks 교재


 어제는 아마 제가 살면서 학생때보다도 교재을 뚫어져라 봤던 날이였을겁니다. iBooks 교재는 화려한 그래픽, 다양한 미디어 자료, 응용성, 활용성, 모두 갖춘 교재였습니다. 지금까지 종이책의 복사본 같던 디지털 교재와는 다른 것이였죠. 아이패드의 장점 그리고 디지털의 특징을 고스란히 가진 교재였습니다.

 이것이 가능했던 것은
iBooks Author 덕분입니다. 텍스트북 제작 툴이죠. 이것은 무료이며 누구나 쉽게 사용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iBooks 2의 모든 기능을 가진 교재를 iBooks Author만으로 제작할 수 있습니다. 누구나 말이죠. 특별히 iBooks Author를 배워야하지도 않습니다. 원하는 교재를 상상하기만해도 제작이 가능합니다.

 그리고 제작 된 교재는 iBooks로 유통되어집니다. 지금까지 PC로 다운로드 받아 디바이스에 집어넣거나 또는 교재가 탑재된 단말기와는 다른 것입니다. 그냥 와이파이가 연결 된 상태로 원하는 교재를 다운로드 받기만 하면 그것으로 끝입니다. 원하는 교재를 찾는 방법, 얻는 방법도 최대한 편해진 것입니다.

 이 매력적인 교재를 원하는 학교는 많을 것입니다.





경쟁사가 긴장해야하는 이유




 애플과 전자 교재에 대한 제휴를 맺은 교재 출판 업체 'PEARSON', 'HMH', 'Mc Graw Hill', 세곳은 미국 교재 시장의 90%를 차지하고 있는 거대 출판사입니다. 이 3사에서 애플과 제휴하여 전자 교재를 iBooks를 통해 발행합니다. 더욱이 현재 학교 교재로 아이패드를 사용하고 있는 학교도 굉장히 많습니다. 자연스레 새로운 방식으로 넘어갈 준비가 되어있다는 것입니다.

 이렇게 준비가 되어있는 교재 디지털화에 교육기관은 단순히 들어오기만 하면 됩니다. 새로이 제휴하고 중구난방으로 교재를 제작할 필요가 없어진 것이죠. 만약 이렇게 종이 교과서를 아이패드가 대체해 나갈 것이라고 예상을 해봅시다. 이것은 아이패드의 판매량과 직결되는 문제일 것입니다.

 어떤 학교가 아이패드를 교재로 지정하여 사용한다고 합시다. 그렇다면 모든 전교생에게 아이패드가 지급되어야합니다. 현재 미국의 초, 중, 고는 교재 비용 절약을 위하여 대부분 교재를 대여하는 방식으로 하고 있습니다. 아이패드를 대여한다고 하면 시행되는 당시에 전교생 인원 + 여분의 아이패드를 학교는 구비해야합니다. 물론 교육 할인이 붙어 저렴하게 구입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대학교의 경우는 어떨까요? 미국 대학 내에는 애플제품을 학생 할인으로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는 스토어가 있는 곳이 많습니다. 그래서 대학생들은 교내에서 애플 제품을 구입하는 경우가 많죠. 아이패드를 교재로 지정합니다. 그러면 아이패드를 구입하겠죠. 그 대학교 내 모든 학생은 개인 디바이스로 아이패드를 사용하게 되는 것입니다.
이것은 이익의 문제가 아닙니다. 전교생 분의 아이패드를 공급한만큼 iOS의 점유율은 계속 상승하는 것입니다.

 여기서 문제는 현재 아이패드의 전자교재 방식을 대체할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다는 것입니다.





교육시장은 아직 블루오션이다





 세상의 모든 학생들이 사라져서 교육이 존재를 감추는 날이 올까요? 절대로 없을거라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항상, 그 20년 전부터 교육의 디지털화를 사람들은 꿈꿔왔습니다. 애플은 그 꿈을 먼저 앞당기려 하고 있습니다.

 애플이 진행하려는 전자 교재 사업은 종이책을 완전히 디지털 텍스트 북으로 전환하는 거대한 프로젝트입니다. 그 전환점에 애플은 서있습니다. 디지털로 완전히 넘어가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겠지만, 애플은 그것을 앞당겼고 덕분에 경쟁사들에 비해 더 빨리 치고 올라갈 수 있습니다. 이것은 iOS 점유율과 더불어 교재로 사용했던 아이패드의 사용 환경을 학생들에게 확장하면서 향후 애플 제품의 구입을 유도하는 확장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굉장히 무서운 계획입니다.
 
 더군다나 삼성, 모토로라, HTC, 아수스, HP 등의 경쟁사들이 애플과 같은 교육시장에 참여할 수 있을까요? 애플과 같이 자신들의 규격화 된 전자 교재 방식으로 사업을 진행하여 확장성을 키우는 것이 가능할까요? 불가능합니다. 이 교육시장에서 애플과 붙을 수 있는 유일한 회사는 아마존 밖에 없습니다. 아직까지 누구도 크게 치고 들어오지 않는 블루오션의 선두에 애플이 있고 그나마 따라 붙을 수 있는 회사가 아마존 뿐이라는 것은 향후 몇년간은 이 아무것도 없는 교육시장을 애플이 독식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고, 실질적으로 애플의 점유율을 크게 높히는 결과를 낳게 됩니다.

 경쟁사들은 아이패드의, iOS의 점유율을 따라잡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애플은 또다시 한발짝 더 멀어져버렸습니다. 그리고 이것이 교육시장이라면 확장성을 통해 시너지를 받아 더 멀어져 갈 수도 있습니다.





애플의 무서움




 애플은 퍼스트 포지셔닝 마케팅의 달인입니다.

 이런 애플의 퍼스트 포지셔닝에 맞서 발빠르게 경쟁사들이 대응해나가지만 대응의 차원에서 머물 뿐 그 이상으로 나아가기도 전에 애플은 또 다른 퍼스트 포지셔닝을 시작합니다.


 물론 전자교재는 이전에도 존재했습니다. 하지만 애플의 이것은 완전히 새로운 접근방법입니다. 정말 애플이 교육시장을 잠식해간다면 iOS의 점유율뿐 아니라 결국에는 Mac OS X의 점유율로 직결될 수 있을 것입니다. 이것은 MS도 다른 제조사들과 마찬가지로 긴장하고 발빠르게 대응해 나가야함을 시사합니다. 모바일 전체 시장과의 경쟁이 아닌 PC시장에서 윈도우와 맥의 오래된 싸움을 뒤집어 놓을 수 있는 한 수가 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단지 전자 교재 사업만으로 이 모든 것을 예상가능하게 한 것은 애플이기 때문일 것이고 이것이 애플의 무서움일 것입니다. 항상 그렇게해 왔으니까요. 실로 경쟁사들은 애플에 맞서기 위해 교육시장에 같이 뛰어드는 것이 아닌 퍼스트 포지셔닝을 통한 다른 시장을 애플보다 먼저 공략하는 것이 오히려 절약적일 것입니다.

 애플의 교육시장 진출이 과연 어떤 결과를 끌고 올지 계속 지켜봐야하겠지만, 경쟁사들이 이런 부분을 놓쳐버린다면 애플과의 격차는 더더욱 벌어질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