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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IT일반

다음TV, 스마트TV의 방향성을 제시하다


 20세기 폭스사의 대릴 F. 자눅(Darryl F. Zanuck) 회장은 1946년, TV는 6개월 만에 시장에서 사라질 것이고, 사람들은 합판으로 만든 상자에 질려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하지만 그 작았던 나무 상자는 커다란 플라스틱/합금 스크린으로 현재 존재하며 영화관을 가는 것보다 조용하게 개인 스크린으로 영화보는 것을 좋아하는 소지자도 늘었습니다.

 그리고 현재 '스마트'를 표방한 TV들이 등장하기 시작했죠.






다음TV, 스마트TV의 방향성을 제시하다



 다음이 스마트TV를 내놓았습니다. 커다란 액정 화면이 아닌 '다음TV'라는 플랫폼과 '다음TV+'라는 샛톱박스, 두가지를 말이죠.

  어제 25일, 다음커뮤니케이션 한남 사옥에서 블로거를 대상으로 한 '다음TV' 쇼케이스 행사가 있어 참석하게 되었습니다. 기사로 먼저 접하긴 했지만 직접 프레젠테이션을 보고 들으며 많은 생각을 할 수 있는 자라였는데요, 미래 홈스크린의 단초를 만난 것 같습니다.



 다음TV, 별거없습니다. 그 별거 없는 것이 매력입니다. 수많은 말들 중 필자가 주목한 것은 'TV를 왜!, 어떻게! 보나??'였습니다. 다음은 이를 중점으로 프로젝트를 진행했다고 했는데, TV가 무엇인가 부터 시작해서 스마트TV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TV라는 폼을 지키면서 나아갈 수 있는가를 '다음TV'가 제시했다고 봅니다.

 19만원, 안드로이드 2.3 진저브레드, 어떤 컨텐츠를 제공하는지, 얼마나 빠른지, 중요합니다. 하지만 그딴건 시간이 지나면 더 싸질 수도 있고 빨라질 수 있는 기술적인 요소이니 집어치우고 다음TV의 방향성을 생각해봅시다.




 TV




 ‘TV가 무엇인가?’, 대릴 자눅 회장은 TV를 뭐라고 생각해서 질릴 것이라고 말했을까요? 영상의 질일 것입니다. 20세기 폭스사는 영화 배급사이고, 가정에 스크린이 보급되는 것이 마땅치 않았을겁니다. 그것을 떠나 판권을 자신들이 소유하고 있으니 제공만 하지 않으면 영화 같은 고퀄리티의 영상을 볼 수 없을테고 질릴 것이라고 한거죠. 하지만 현재에 들어서 TV화면에 영화가 나오고, TV쇼도 나오고, 다큐멘터리도 나오지만 계속 보면 어떤 영상을 보더라도 질립니다. 그건 46년도에도 그러했을겁니다. 그런데도 계속 보고 있죠.(이게 바보 상자로 불리는 이유겠죠.) 딴짓도 하면서요. 그냥 틀어놓는 것, 이게 TV입니다.

 현재는 46년도 처럼 TV영상의 화질이나 컨텐츠의 질이 떨어지지 않습니다. 촬영 장비도 진화했고, 촬영 방식, 기획, 편집소프트웨어 등 영상 제작면에서 일반인도 46년도보다 좋은 영상을 제작할 수 있고 유통할 수 있습니다. 그런 ‘영상’을 가장 많이 접하는 기기는 지하철에 앉아 보는 스마트폰도 아니고, 27인치 LED 모니터도 아닌 ‘TV’입니다. 그래서 ‘다음TV’는 ‘영상(video)을 제공’하는데 집중합니다.

 TV로 웹브라우징, 응용프로그램, 게임, 다 좋지만 TV의 본질, 대릴 자눅 회장이 캐치하지 못했던 ‘영상 컨텐츠’의 본질적인 부분에 포커스를 맞춘 플랫폼입니다. 좋은 포지셔닝입니다. 또, 포커스를 그렇게 맞춰놓으니 당연히 사업의 방향에 있어서도 일관적이여 지겠죠. ‘앱도 늘려야되’, ‘VOD 수도 늘려야해’ 그런 무작정 늘려만 가는 것이 아니라 영상 부분 하나에 디테일해지죠.





 다음TV를 보면 그렇습니다. 리모콘? 거창하게 스마트 리모콘이라며 노래방 리모콘 같은 모습에 투박하지 않습니다. 영상이라는 포커스에 맞춘 영상의 재생, 이동, 조절에 용이한 디자인과 키보드를 뒷면에 두면서 부가적인 요소로 분리했습니다. 웹브라우징을 할 수 있지만 어찌됬건 중심은 편한 영상매체 시청이라는 것이죠.

 검색 기능의 경우 다음 포털을 통한 검색결과를 보여주지만, 검색어와 관련 된 방송을 상단에 올려주고 그 밑으로 관련 모든 영상을 집합합니다. 뉴스, 블로그, 웹문서의 결과는 내버려두고 영상을 먼저 찾게 하는 것이죠.

 그리고 인터페이스도 돋보이는데 많은 것을 하도록 사용자에게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편하게 영상을 보도록만 되어 있기 때문에 영상 컨텐츠를 중점으로 썸네일 제공이나 디자인 부분이 타 스마트TV나 IPTV와는 다릅니다. 애플TV나 우분투TV 같이 접근성을 높혔습니다.

 제공되는 컨텐츠는 아직 별거 없지만 디테일한 부분을 엿볼 수 있습니다. 스포츠의 경우 하이라이트만 따로 잘라 모아서 제공합니다. 굳이 경기 내용을 다 볼 필요없이, 하이라이트 영상 검색 할 필요없이 필요한 장면을 다음이 직접 모아줍니다. 다음 쪽에서 수고를 해줘야 할 부분이지만 제공받는 소비자의 입장에서 필요한 영상을 빠르게 제공 받을 수 있다는 것은 매력적입니다. 그것은 스포츠 이후 다른 영상 컨텐츠도 디테일하게 제공할 수 있음을 예상하게 하죠.

 관련영상 제공이나 마이뷰, 클라우드, USB를 통한 외장 디스크 또한 TV를 통한 영상의 접근성을 높혀줍니다.




방향성






 가만히 생각해봅시다. 마이크로 소프트가 다음 세대의 Xbox를 출시하는데 거기다가 스트리밍을 통한 영상제공, 웹브라우징, 클라우드 등을 달고 나온다고 칩시다. 그럴 가능성이 다분하죠. 그럼 Xbox가 스마트TV 셋톱박스인가요? 소니가 플레이스테이션에 그런 짓을 하면 또 어떨까요? 만들고 있는 일체형 스마트 TV는 어쩌고 말이죠.

 다음TV는 ‘영상’이라는 잡혀진 포지셔닝으로 뭘 만들고 싶은지 갈팡지팡 이것저것 집어넣어보는 제품들에 비해 우위에 있습니다. 그것을 증명하는 것이 바로 ‘로쿠(ROKU)‘입니다. 셋톱박스 형식의 스트리밍 제품으로 애플TV와 비견되고 있기도 한데, 완전히 ‘영상 컨텐츠에 올인’하고 있는 제품입니다. 앵그리버드 같은 게임을 할 수도 있지만 리모콘을 보면 이동, 볼륨조절, 메뉴 외 버튼은 없고 동작인식 정도가 포함되어 있을 뿐이죠. NBA, UFC, 애니메이션, 유튜브 등의 다양한 영상을 스트리밍 할 수 있는 기기로 단순함 때문에 적은 가격이 아님에도 인기있는 제품으로 책에 아마존의 킨들이 있다면, 영상에는 로쿠가 있다고 할 수준에 이르렀습니다. 2011년 최고의 IT제품 7위에 오르기도 했죠. 다음TV는 한술 더 떠 거기에다 외부입력의 번거로움을 덜기 위해 케이블 연결로 실시간 방송 수신이 가능하도록 만들어 놨습니다. 더 매력적이죠. 그리고 둘의 포인트는 영상 외 다른 것을 제공하는데에 힘을 덜 쓴다는겁니다.


 물론 Xbox에 그런 기능들이 제공되면 하나로 다 할 수 있어 좋다고 보겠지만, 그런걸 한번에 구입해 사용하고 싶어하는 사람보다 그렇지 않은 수요자가 더 많습니다. 게임을 안할건데 셋톱박스로 사용하려고 Xbox를 구입하는건 미련한 짓이니까요. 고로 영상 컨텐츠를 즐기고 싶다면 ‘다음TV’는 매력적인 제품이라는 겁니다.

 게임기에 TV를 집어넣으려 하거나, TV에 컴퓨터를 집어넣어 뭉치려고만 하는 것을 벗어나 TV 본연의 모습을 스마트하게 만들자는 것이 핵심입니다.




다음 TV




 좋습니다, 방향성. 영상에 올인하는 방향성은 좋다는 겁니다. 그런데 이미 국내에는 스마트 TV가 많이 보급되었고, IPTV 보급도 많이 이루어졌습니다. 거의 대부분의 가정이 이용 중이라고 볼 수 있죠. 거기에 다음TV가 비집고 들어가기란 어렵습니다.

 영상에 올인하는 제품인들 어차피 설치되어있는 IPTV로도 이미 가능한데 19만원을 들여서 왜 구입하나요.


 그래서 다음은 컨텐츠를 ‘무료’로 제공합니다. 영화 등의 컨텐츠 이용료는 받겠다고 했지만 그 외의 이용료는 무료라는 겁니다. 쉽게 생각해서 달달이 요금을 내면서 보고 있는 TV대신 19만원만 들여 다음TV를 설치하면 월 지불하는 요금없이 다양한 영상컨텐츠를 즐길 수 있게 됩니다. 앞으로 채널과 서비스를 늘여나갈 예정이라니 그런면에서 보면 교체를 하는 것도 나쁘지 않은 선택이 될 것입니다.


 쉽게 ‘영상 컨텐츠에 포커스를 맞추고 무료로 제공하는 제품’이 ‘다음TV’라고 할 수 있겠네요.


 사실 필자는 ‘다음이 TV제품이라니 신선하네’라고만 생각했었는데, 직접보고나니 포지셔닝과 방향성, 그리고 그걸 반영한 제품 자체를 보면서 한국의 로쿠나 애플TV격으로 충분한 가치를 엿볼 수 있었습니다. 이미 얻은 커다란 스크린과 거기에 걸맞는 플랫폼으로 과거에는 생각할 수 없었던 홈스크린 시대의 보편화를 이룰 수 있는 중요한 포인트에 ‘다음TV’가 있지않나 싶습니다. 그런 ‘단초’로써 가치가 분명 있다고 봅니다.

 그 가치를 잘 살리고 유지해서 1세대를 지나 2세대, 3세대로 발전해가면 다음TV가 TV플랫폼의 미래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모릅니다. 글로벌 시장으로 나아갈 수도 있겠죠. 그건 다음이 하기에 달린 문제일테고 지금은 적자나 볼지도 모르지만, '영상 플랫폼'으로써 좀 더 멀리보는 생각을 가지고 다음TV를 키워나가길 기대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