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주장해 온 부자 증세, ‘버핏세’ 법안이 얼마 전 부결되었죠. 고소득층에 대한 증세 방안으로써 '가치투자의 귀재', '오마하의 현자'로 불리는 '워런 버핏'이 '월가의 부유층들이 노동으로 돈을 버는 사람들보다 세율이 훨씬 낮다'며 제기했던 문제입니다. 물론 이것이 사회적으로 좋은 것인지 아닌지에 대한 논란은 분분합니다만, 그런 와중에 애플의 세금 절약법이 기사화되었습니다.
애플의 세금 절약법, 이제 사회적 기업의 자세를 보여줄 순 없나?
뉴욕타임즈의 'Charles Duhigg'는 애플의 세금 회피에 대한 기사를 작성했습니다. 세금 징수를 피해 간 방법에 대한 자세한 방법을 장문으로 소개하고 있는데 기막힌 방법과 더불어 절약한 세금의 액수만도 어마어마합니다.
절세라는 의견도 있지만, 필자의 생각은 조금 다릅니다.
세금 절약법
뉴욕타임즈의 기사를 보면 애플이 'Double Irish With A Dutch Sandwich'라는 세금 절약법을 고안했으며, 이를 많은 다른 회사들이 이용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애플의 수익을 다른 나라로 빼돌리는 방법으로 아일랜드와 네덜란드 등 세금이 없는 곳으로 우회합니다. 작년 애플의 회계장부를 보면 아일랜드에서 나온 애플의 수익이 1/3이나 되며, 나머지 수익은 네덜란드로 가있습니다. 이의 일정 부분을 카리브에 있는 유령회사로 보내어 미국으로 우회해 들어갑니다.
또, 룩셈부르크의 경우 아이튠즈의 판매처로 지정되어 있는데 이는 룩셈부르크의 세금감면 혜택에 따른 것이고 우리가 아이튠즈에서 결제를 하게 되면 미국으로 가는 것이 아니라 룩셈부르크로 가게 되어있죠.
그리고 현찰의 경우 애플의 본사가 있는 캘리포니아 주로 가는 것이 아니라 네바다주로 가게 되는데, 캘리포니아 주는 법인세를 8.84% 징수하지만 네바다 주는 법인세가 없기 때문입니다. 고로 법인세를 땡전한푼 안내는 것이죠. 기사에 따르면 네바다 주에서 캘리포니아의 세금을 회피하면서 캘리포니아에서는 개발을 계속 해왔고, 그 덕에 $4억의 혜택을 보았다고 합니다.
그 외 여러 방법이 기사에 소개 되었고, 애플은 작년 $340억의 이익 중에서 $33억를 세금으로 냈는데 이는 9.8%의 세율이 적용되었다고 밝혔습니다. 세계적인 유통 업체 월마트의 24%라는 세율을 감안하면 엄청난 수치의 감면 혜택을 본 것입니다.
사회적 기업이 될 순 없나?
애플은 캘리포니아 쿠퍼티노에 새로운 사옥을 짓기로 했죠. 굉장히 멋진 사옥 도안으로 많은 사람들이 기대를 하고 있습니다. 스티브 잡스는 생전 이 애플의 신사옥에 대한 내용을 쿠퍼티노 시의회에서 프레젠테이션 하였고, 시의원과 질의하는 시간을 가졌죠. 거기서 이런 대화가 오갔습니다.
'우리 시에는 어떤 이익이 있느냐?'는 질문에 '쿠퍼티노에서 세금을 가장 많이 내는 회사가 애플이다. 쿠퍼티노가 새 건물 신축을 허가해주지 않으면 우리는 구글 본사가 있는 마운틴뷰로 이전해야 할지 모른다'고 맞받았고, '애플이 공짜 무선인터넷을 제공해줄 용의는 없느냐'는 질문에 '우리가 이만큼 세금을 내면 그 정도는 시당국이 해줘야 하는 것 아니냐'고 대답했죠.
그런데 애플의 절감한 세금은 캘리포니아가 아니라 네바다로 가고 있습니다. 그리고 캘리포니아는 파산 위기에 처해있죠.
미세계경제성장연구소 총재인 '리처드 W 란'은 버핏세에 대해서 '버핏세가 경제 균형을 맞출 것이라는 기대에 대해 몇가지는 이해 할 수 있어야한다'며, '국가가 세금을 걷고 빚을 내는 데 들어가는 비용을 정부 예산 지출의 비용 이익 분석에 입각하여 올바로 검토할 경우 대부분이 이를 통과하지 못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예를 들어 교육부의 한 해 예산만 1000억달러를 넘지만 교육부가 존재해온 지난 30여년 동안 학생들의 시험 성적은 전혀 오르지가 않았고, 교육수준이 높아진 것도 아니다'며 교육뿐 아니라 보건, 국방 예산 등 세금이 들어가는 모든 부분에 대해 국가의 낭비가 심하고 세금이 올라도 그런 일이 시정되거나 하는 일은 없었기 때문에 일자리를 창출하는 생산자들의 세율을 높히는 것만이 올바른 균형을 맞출 수 없다고 말했죠. 오히려 부자들이 일자리를 늘려주는 것이 효율적일지도 모른다는 것입니다.
쿠퍼티노 신사옥은 리처드의 의견에 걸맞는 것인데, 사옥의 공사가 끌날때까지 '9500여 명인 직원을 26% 증원해 1만2000명으로 늘릴 계획'이며 '전 세계 건축학도가 구경하러 몰려올 정도로 최고의 사무실을 만들 것'이고, '녹지와 숲을 조성하여 환경보존 등에 앞장 설 것'이라고 했죠. 그 많은 돈을 퍼부어 쿠퍼티노시에 거대한 관광단지를 조성하는 것과 다름없으며 일자리도 늘어나게 됩니다.
그러나 시가총액 1위, 천문학적인 현금 보유라는 타이틀을 지닌 애플이라면 굳이 세금을 회피하지 않고 캘리포니아와 쿠퍼티노에 세금을 내면서 사회적인 기여를 하는 것이 도덕적으로 옳다고 봅니다. 거기에 일자리 창출도 이루어준다면 더 좋겠죠. 그것도 쿠퍼티노에 새로운 사옥을 지으면서 '우리가 이만큼~~ 이나 낸다'고 세금에 대해 강조할 정도였다면 더더욱 말이죠. 정작 발언의 주인공인 잡스는 없지만 그 뒤를 이어가고 있는 애플이라면 이런 사회적 문제에 대해 이제부터라도 올바르게 다가갈 필요가 있습니다.
도덕적 기업의 제품을 쓴다면 사용자도 기쁘지 않을까?
'악법도 법이다'
소크라테스가 이렇게 말했다는 증거는 없지만, 우리는 이 말을 세기고 있습니다. 진짜 소크라테스가 했냐 안했냐를 따지려는 것은 아닙니다.
뉴욕타임즈의 기사에서는 '애플의 이런 세금 회피에 대한 해답은 세계 통상 기구들이 함께 해 세계적으로 일관된 정책을 세우는 것이다'고 했습니다. 실상 애플의 저런 세금 회피가 불법은 아닙니다. 엄연히 합법적인 것이고 현재 법상 제제 받을 일이 없죠. 그렇다고 그것을 악법이라고 부를 수도 없겠지만, 구시대의 세금법안이 현재 천문학적인 액수를 감당하기 위해 재정된 것은 아니라는 겁니다. 그렇다면 그 법안을 바꾸어서 현실에 맞도록 적용하는 것이 옳고 그 법안에서 애플이 움직이는 것은 현실적인 해답입니다.
다만, '세계적으로 일관된 정책을 세우는 것'이라는 부분에서 알 수 있듯이 캘리포니아에서 법을 바꾼다고 근본적인 해결이 되진 않는다는겁니다. 잡스가 말했던 것처럼 그렇게 했다가는 애플본사를 다른 주로 옮기거나 보따리를 싸고 미국을 떠나버릴 수도 있습니다. 분노에 차있는 캘리포니아지만 어찌할 도리가 없다는 겁니다.
법으로 감당하기 힘들다면 애플에게 사회적 책임을 언론과 여론이 물을 수 밖에 없습니다. 물론 애플 외 많은 다국적 기업이 이러한 형태로 세금을 회피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세금 더 낸다고 당장에 망할 기업도 아니거니와 막대한 수익을 챙기고 있는, 그것도 1위의 기업이라면 도덕적 눈총을 받아 마땅하며 사회적 재단에 대한 지원이나 기부조차 않는 애플이라면 적어도 세금은 제대로 내야 하지 않을까요? 다른 곳도 그런다고 할 것이 아니라 1위의 자리에서 여러 기업들의 모범이 되어야하지 않을까요? 그렇지 않다면 배당 파티나 벌이는 월가와 다를바 없으며, 반(反)월가의 화살에 충분히 애플을 포함해야겠죠.
필자는 꽤 많은 애플 제품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애플이 캘리포니아에 세금을 낸들 실상 필자에게 땡전한푼 돌아오는 것도 없으며, 오히려 필자가 살고 있는 곳에 노키아 최대 생산 공장이 있으니 노키아에 제품을 사거나 홍보하는게 이득이겠죠. 다만, 애플이 좋은 제품을 만들고 있고 그것을 사용하는데에 만족감을 느끼기 때문에 구입을 한다면, 그것이 도덕적으로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는 기업의 제품이라면 더할나위 없이 좋다고 봅니다.
이런 감시와 비판이 애플에게 좋은 영향으로 전해질 수 있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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