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 한 통신 판매자가 루미아900을 보고 이런 말을 했었죠. '안드로이드를 탑재했다면 더 잘팔렸을 것이다.'
그만큼 윈도폰 자체가 경쟁력이 없다는 이야기이고, 필자도 거기에 동의합니다. 그렇다면 왜 안드로이드를 제조하지 않는 것일까요? 단지 MS와의 관계 때문에??
노키아와 RIM, 왜 안드로이드를 만들지 않을까?
스마트폰 시장에서 망한 업체를 말하라고 하면 두말없이 노키아나 RIM, 둘 중 한 업체가 먼저 나올 것이고 그 뒤를 이을 것입니다. 이제는 누가 말하지 않아도 이 둘이 완전히 경쟁력을 상실했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둘은 잘나가는 안드로이드는 놔두고 계속해서 자사의 운영체제나 시장평가가 좋지 못한 운영체제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RIM
RIM은 자사 회계연도 2013년 1분기 실적 발표에서 수입 28억달러, 5억1800만달러의 순손실을 기록했다고 밝혔습니다. 지난 분기보다 33%감소한 수익이며, 이로 30%의 직원, 총 5000명을 해고 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블랙베리 폰은 780만대, 플레이북은 26만대 팔리면서 저번분기 1천만대 판매했던 모습보다 더욱 쇠약해졌습니다.
그 때문인지 경쟁사의 압박도 같이 받고 있습니다. RIM의 이사회는 분사를 하거나 그게 아니면 MS와 협력을 맺으라며 압박했고, 구글의 안드로이드 사용자 경험 디렉터 Matias Duarte는 ABC 뉴스와 진행 된 인터뷰에서 'RIM이 안드로이드를 제작하면 환영한다'며 권유 아닌 권유를 했습니다.
블랙베리를 쥐고 있는 RIM으로써는 자존심 상하는 일이지만, 회사를 살리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방법일지도 모릅니다. 그럼 RIM이 안드로이드 쿼티폰이라도 만들면 되지 않을까요?
노키아
노키아가 안드로이드를 만들지 않는 이유에 대해 MS와의 관계때문이라고 쉽게 말할 수 있지만, 이번 윈도폰8의 공개에서 본 노키아의 모습은 협력이라기 보단 MS에 질질 끌려다니는 모습이였습니다. 더군다나 윈도폰이 노키아 단독 협럭이 아니아 삼성, 화웨이, HTC도 있다는 사실에 그들의 관계가 어떤 의미가 있는 것인지 모호하게 합니다.
삼성과 화웨이, HTC는 안드로이드폰을 잘만 만들고 있고, 노키아는 오로지 윈도폰만 밀고 있습니다. 그것도 MS가 기존 제품에 대한 업데이트를 중단하면서 완전히 낙동강 오리알이 되었음에도 여전히 '윈도폰은 최고야'를 외치고 있습니다.
윈도폰이 최고라는걸 외치는 건 그렇다치더라도 안드로이드를 제조하면서 윈도폰도 같이 만들 수 있음에도 노키아는 안드로이드에는 손을 대지 않으려고 합니다.
단지 MS와의 의리때문일까요?
안드로이드
단순히 이 둘의 고집이 너무 세기때문에 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그래보이기도 하죠. 아무도 자신들의 제품에 엄지를 치켜들지 않고, 회사가 위기라고 누누히 말하는데도 그들은 아직도 '우리가 최고'라고 말하니까요. 회사 이미지 차원에서 그렇게 말할 수도 있지만, 제품으로 보여주지 못하는 상황이라면 최고가 아니라는 것을 어떤 소비자라도 인식합니다.
다만, 단순한 고집때문만은 아닐 것입니다.
RIM은 블랙베리가 기업이 선호하지만, 직원이 선호하진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기업용으로는 적합하더라도 직원들을 만족시킬 수 없다는데서 기업용으로 사용 할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그래서 직원들도 만족시키면서 기업도 만족시킬 수 있는 제품을 만들 것이고, 그것에 블랙베리10이며 RIM이 해나갈 방향으로 제시했습니다. 다른 업체들이 보안에 신경을 쓰지 않는 것은 아닙니다. 보안 솔루션에 대한 개발은 여러 업체에서 하고 있고, 이미 RIM과 대등하다고 평가되며 굳이 RIM이 아니더라도 괜찮다는 의견도 많습니다.
그러나 RIM은 오랫동안 보안 시장에서 높은 평가를 쌓아왔고, 여전히 그 평가가 절하되지 않았습니다. 그렇다면 비즈니스 시장을 기대해 볼만 하지 않겠느냐는 것이 RIM의 입장입니다. 저번 분기때부터 비즈니스 시장에 대해서만 이야기 한 이유도 이때문일 것입니다. 더이상 대중 시장에서 경쟁해서 살아남기 힘들다는 것을 알고 있는 것이죠.
노키아는 윈도폰이 성공만 하면 두말할 것 없이 최대수혜주가 됩니다. 다른 3개의 협력 업체가 있더라도 윈도폰 초기부터 함께 해온 노키아는 윈도폰에서만큼은 신뢰가 높습니다. 어찌되었건 MS와 가장 밀접해 보이는 회사가 바로 노키아라는 것이죠. 그렇기 때문에 지금에 와서 안드로이드를 제조하면 '역시 힘드니까 MS랑 협력해도 안되는 모양이네'라는 소리를 다 받아내야 하지만, 윈도폰만 파고 있다면 윈도폰의 영웅이 될지도 모를 일이죠.
가장 큰 이유는 안드로이드 폰을 제조한다고 해서 이익을 남길 수 있는지 확신이 없기 때문입니다. 시장 조사업체인 비전모바일(VisionMobile)은 모바일 디바이스에 대한 통계를 내놓았는데, 기타를 포함한 총 9개의 업체들 중 수익을 내고 있는 곳은 애플과 삼성, 모토로라와 HTC고 그것도 애플이 절반에 가까운 수익을 내며 그 뒤를 삼성이, 모토로라는 그나마 본전을 찾고 있으며 HTC는 굉장히 적은 수익을 내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나머지 5개의 업체는 어디로 간 것일까요?
그 중 소니와 LG 같은 우리가 잘아는 안드로이드 업체가 포함이 되어있음에도 눈에 보일만큼의 성과도 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5개의 업체에 포함 된 것이 노키아와 RIM입니다. 점유율에 있어서는 노키아가 LG, 모토로라, HTC, 소니를 합친 것보다 높앗으며, RIM은 소니와 비슷한 수준이였습니다. 그럼에도 노키아와 RIM의 상황이 좋지 않은 이유는 소니와 LG는 휴대폰 사업 외 제작하는 것들이 많고, 노키아와 RIM은 휴대폰이 사업의 90%이상을 차지하기 때문에 다른 사업으로 회사 재정을 막아낼 수 없기 때문입니다.
결국에는 안드로이드 제조사들도 몇몇 업체를 제외하면 수익을 내지 못하는 상황이고, 휴대폰 시장에서는 노키아 보다 못하거나 RIM과 비등한 상황에서도 안드로이드가 아닌 것으로 승부를 보고 있다는 것이 그들이 안드로이드를 제조할 희망을 찾을 필요를 없게 하는 것이죠. 그것보다는 윈도폰으로 로또를 맞거나 비즈니스 시장의 강자로 떠오르는 편이 정말 나을지도 모릅니다.
안드로이드가 그들에 있어서 최후의 수단이라거나 좋은 플랜은 아닙니다. RIM의 CEO 토르스텐 하이즈는 구글의 OEM이 되는 것을 거부한다고 밝힌 바있고, 노키아는 안드로이드가 경쟁자로 밖에 보이지 않습니다. 안드로이드를 만든다고 해서 회복할 수 있지도 않기 때문에 이제 그들에게 남은 것은 자신들이 가지고 있는 역량으로 안드로이드와 시장에 부딪히는 것이고, 성공하거나 완전히 실패하거나 두가지에만 머물게 되었습니다.
'IT > IT일반' 카테고리의 다른 글
위성DMB, 미디어의 다각화로 인한 종료 (6) | 2012.07.05 |
---|---|
웹은 얼마나 발전할까? (6) | 2012.07.02 |
윈도우8이 실패하면 맥이 잘팔릴까? (16) | 2012.06.27 |
'스마트'가 무엇인지 다시 생각해보자 (8) | 2012.06.26 |
'운영체제 딜레마'에 빠진 제조사 (12) | 2012.06.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