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성DMB 서비스가 종료됩니다. 아직 확정 된 것은 아니고 서비스를 제공 중인 SK텔링크가 지난 2일 방통위에 방송 종료 계획서를 제출했다고 합니다. 방통위가 계획서를 검토 후 종료로 인한 피해가 없다면 승인을 하게 되는데, 딱히 사업을 유지할 이유가 크게 없기 때문에 예외 없이 종료 될 것으로 보여집니다.
위성DMB, 미디어의 다각화로 인한 종료
2005년 5월 1일부터 본격적으로 방송을 시작 한 위성DMB(Satellite Digital Multimedia Broadcastin)는 TU미디어가 사업자로 등록되어, 단말기에 따라 여러 요금제를 선택하여 이용할 수 있었습니다. 2009년 11월에는 가입자 203만명을 넘으며 유료서비스임에도 탄탄한 수익 구조로 떠오르는 미디어로 꼽혔습니다.
같은 해 시작한 지상파DMB가 이후 수도권 뿐 아니라 주요 도시로 확대 되면서 위성DMB의 입지가 좁아지는 듯 했지만, 다양한 채널 편성을 통해 가입자를 유지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스마트폰의 보급으로 인한 N스크린 서비스의 확대로 굳이 DMB 모듈이 없더라도 실시간 TV를 방송 할 수 있게 되면서 수익 구조가 무너졌고, 위성DMB가 종료되게 되었습니다.
위성DMB
위성DMB가 시작 될 무렵 휴대폰으로 동영상을 스트리밍으로 본다는 개념은 일반적이지 않았습니다. 대부분 메모리에 동영상을 저장해야만 했죠. 이후 휴대폰의 웹이 발달하고 요금제도 생겨나면서 동영상을 스트리밍으로 보는 것이 일반화 되었습니다. 다만, 요금이 비싸 몇편 봤다간 요금폭탄을 맞아야 했고 컨텐츠도 많지 않았습니다. 결국에는 메모리에 동영상을 저장해야 했죠.
그랬기 때문에 DMB라는 것은 휴대용 디바이스에 있어 동영상을 마음껏 볼 수 있는 유일한 창구였습니다. 요금제도 데이터를 사용하는 것에 비해 훨씬 저렴했고, 스포츠붐으로 인해 중계를 어디서든 시청하는데 DMB만한 것이 없었습니다.
그런 황무지에 스마트폰이 떨어졌으니 컨텐츠의 홍수를 DMB가 버텨내긴 힘들었겠죠.
스마트폰의 보급이 주요 원인이긴 합니다. 'pooq'이나 'K' 같은 실시간 방송 서비스가 DMB를 대체한 것은 맞다는 것이죠. 이들 서비스는 무료이고, 다운로드만 받으면 지상파 방송 뿐 아니라 방송사의 케이블 채널도 시청 할 수 있습니다. 유료인 위성DMB에 비하면 훨씬 좋습니다. 화질까지도요.
다만, 필자는 스마트폰의 보급보다는 미디어의 다각화에 주목하고 싶습니다.
미디어의 다각화
'티빙'과 같이 영상 미디어를 플랫폼화 시킨 서비스가 있는가 하면, 'pooq'이나 'K'처럼 무료로 실시간 방송을 제공하기도 합니다. '아프리카 TV'나 '팟캐스트'에서 1인 미디어를 즐길 수도 있고, '유투브' 등에서 다양한 동영상을 즐길 수도 있습니다. DMB라는 조그만 구멍이 아니라 휴대용 기기를 통해 입맛에 맞게 다양한 영상 미디어를 고를 수 있도록 되었습니다.
또한 이들 서비스들은 N스크린 서비스로 스마트폰 뿐 아니라 태블릿과 PC에서도 동작합니다. 얼마전 유투브는 구글이 N스크린 서비스를 강화한다고 밝히기도 했었죠.
티빙의 경우는 VOD 서비스도 하고 있고, 보이스 코리아의 경우 전용관을 만들고 인기 투표, SNS을 통한 채팅(티빙톡), 화면 캡쳐 등의 기능을 탑재하면서 프로그램과 연계하는 서비스를 내놓는 모습도 보여줬습니다. 이는 기존 TV를 보는 방법이 아니라 영상 미디어를 즐기는 방식을 새롭게 편성한 좋은 예입니다. 300만 수준의 가입자를 보유하고, 15만명의 유료 회원을 확보하고 있는 티빙은 유료 회원 수입과 광고 수입 모두 얻을 수 있는 수익 기반도 마련되어 있습니다.
단순히 실시간 방송을 볼 수 있는 것을 넘어, 다양한 멀티미디어 기기를 이용하여 영상 미디어를 즐기는 방식 자체가 바뀌게 됨으로 해서 다각화를 이루게 되었습니다. 이런 미디어의 다각화는 현재 가장 많이 보급 된 스마트폰에서 일어나고 있지만, 태블릿이 보급되거나 차량의 무선 환경이 개선되면 내비게이션에서도 다각화를 경험하는 컨텐츠 사용자들이 늘어나게 될 것입니다.
그것은 어떤 경우로도 DMB가 메울 수 없는 영역이며, 위성DMB 뿐 아니라 지상파DMB도 설자리를 잃게 되면 사라지는 수순을 밟게 되겠죠.
새로운 영상 시장
이런 다각화는 여기서 멈추는 것이 아니라 계속해서 발전할 것입니다. 스마트폰 뿐 아니라 스마트TV도 TV를 보는 방법을 바꾸어 놓았고, 다양한 VOD 컨텐츠를 N스크린으로 스마트폰에서 스트리밍으로 감상하고 연속적으로 다시 TV로 감상하는 것도 가능해졌습니다.
모두 DMB만 붙들고 같은 방송을 보던 시점에서 올레TV는 스포츠 편파 중계 같은 컨텐츠도 만들어 냈습니다. 물론 편파 중계도 N스크린으로 즐기는 것이 가능합니다.
영상 미디어를 보는 기기, 방법, 미디어의 종류가 확연하게 늘어나면서 개개인이 자기가 원하는 컨텐츠가 있고 합리적인 가격이라 판단되었을 때 스스로 결정하고 볼 수 있는게 된 영상 미디어의 다각화는 분명 DMB가 해내지 못했던 영역에서 새로운 시장을 창출한 것이며, 일반 TV도 IPTV와 스마트TV로 넘어가면서 실시간 방송 외에도 즐길거리를 확보하고 제공하는 업체들도 늘어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그리고 이런 다각화 속에서 경쟁하고 사라지고 새로 생기는 컨텐츠 시장이 형성되어 가겠죠.
시대에 밀려 사라지게 된 위성DMB지만 영상을 즐기는 사람들이 바뀐 것은 아닙니다. 영상 미디어의 과거 한 축으로써 그 역활을 충분히 수행했으며, TV를 휴대기기로 볼 수 있다는 방법을 제시해줬던 서비스로써 기억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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