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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IT일반

스마트폰 불법 다운로더 앱, 검열 하는 것이 옳은가?

 불법 다운로드를 정당하다고 얘기하는 사람은 없습니다만, 불법 다운로드인지 아닌지 인지하지 못하는 만행은 여전히 만연하고 있으며, 그 경로가 PC에서 스마트폰으로 옮겨가고 있습니다. 윤회전생처럼 정품 사용자와 비정품 사용자의 비율은 계속 돌고 돌아 이제는 플랫폼을 넘나들며, 이 단말마는 끊어지지 않고 지속되고 있습니다. 좀 더 멀리가면 비디오나 카세트 테잎의 불법 복제부터 이어져왔다고 할 수 있는데, 디지털 시대의 접근 방식은 그보다 간단해졌습니다.






스마트폰 불법 다운로더 앱, 검열 하는 것이 옳은가?


 '불법'이라는 말이 들어가면, 자동 반사적으로 '검열해야지!'라고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불법에 대한 검열이 옳지 못하다고 하는 것이 오히려 이상하게 들릴 것입니다. 그렇다면 '불법 다운로더 앱, 검열 하는 것이 옳은가?'라는 제목부터 잘못된 것이 아닌가? 필자는 이 간단해보이는 문제에 대해 조금 더 생각해보기로 했습니다.




불법 다운로더 앱




 구글플레이에 재미있는 앱 하나가 올라와서 화제입니다. 바로 'MP3 다운로더'인데요, 검색한 음원을 불법으로 다운로드 받을 수 있도록 해주는 앱입니다. 출시된지 한달여만에 8만8천건에 달하는 리뷰를 얻은 인기 앱으로 자리잡았습니다.

 이런 다운로더 앱이 등장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지만, 이 앱이 화제가 된 이유는 구글플레이의 무료 어플리케이션 상위권에 랭크되어 있기때문입니다. 문제는 안드로이드 필수앱으로 불리는 '4shared'와 달리 '불법 음원을 다운로드 받기 위한 앱'으로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그렇다면 검열을 통해 배제해야하는 것이 맞지 않느냐고 볼 수 있지만, 구글 측에서는 '검수 과정을 거쳐 등록 된 앱'으로 일관하고 있습니다.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애초 검열이 탄탄하다고 여겨지는 애플의 앱스토어는 어떨까요? 이런 다운로더 앱은 앱스토어에도 무수히 존재합니다. MP3 다운로더는 물론이거니와 링톤, 동영상 다운로더 앱 등 다양하게 존재합니다. 하나, 둘 검열을 빠져나간 앱들이 있다면 모르겠지만, 이런 불법 다운로더 앱들은 계속해서 앱스토어에 머물러 있다는 걸 보면 딱히 검열에 신경쓰는 존재는 아니라는 겁니다.


 'Free Music'이라는 검색어만 이용하더라도 손쉽게 다운로드 받을 수 있는 불법 다운로더 앱에 대해 구글이나 애플이나 검열에서 손을 뗴고 있습니다.




방치?




 이런 일관 된 부분을 단순히 방치하고 있다고만 생각하는 것이 정답일까요? 어째서 검열에서 배제되어 있는지를 파악할 수 있어야 합니다.

 

불법 다운로더 앱들 대부분이 웹에 돌아다니는 음원을 긁어모아 만들어진 것입니다. 컨텐츠를 직접적으로 유통하는 것이 아니라 일종의 '공유'라는 것이죠. 가령 얼마전 앱스토어에 올라온 '원피스+'나 '나루토+' 같은 컨텐츠를 직접적으로 유통하는 앱들의 경우는 당연한 리젝 대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때문에 애플이 곤욕을 치루기도 했죠. 그러나 이 공유 컨텐츠를 다릅니다.


 일단 앱 자체가 직접 컨텐츠를 유통하는 것이 아니라 유통자와 다운로드 받는 자의 매개체 역할만을 합니다. 예를 들면 해킹툴을 제작하는 것은 문제가 없지만, 해킹툴을 악용하여 범죄를 저지르게 되면 문제가 생기는 것과 같은 원리입니다. 실질적으로 다운로더 앱이 있지만, 다운로드를 받지만 않으면 법적으로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다는겁니다. 같은 원리를 적용시키면 토렌트들도 불법으로 낙인을 찍어야 하죠. 그렇다보니 앱 제작자는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정작 저작권으로 문제가 발생하게 되는 것은 이를 이용해 공유한 사람들입니다.


 일정 장소를 격투기장으로 빌려줬는데, 격투기 중 살인이 일어났다고 해서 장소 제공자를 탓할 수 없다는 것이죠. 애플과 구글에게는 이 앱만 가지고 문제여부를 삼지 않을 충분한 이유가 된다는 것입니다. 격투장에서의 살인처럼 법에서는 불법 다운로드를 예외의 경우로 치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 이용자들은 예외가 아닌 '정당하다'와 근접하게 사용하고 있죠. 그렇다면 그 유통하게 하는 매개체 또한 문제로써 치부해야하지 않나하는 안건이 제시 될 수 있어야 합니다.



 

검열




 위에서 언급한데로 4shared의 경우 다양한 포맷을 공유할 수 있도록 제작되었습니다. 불법적인 다운로드의 빈도가 많다고 하더라도 순기능의 역할도 겸하고 있는 것이죠. 하지만 불법 다운로더 앱들은 특정적인 파일을 불법적으로 다운로드 받기 위해서 제작되었습니다. 그 앱을 통해 공유하지 않으면 법적 처벌 대상으로 적용되지 않더라도, 제작 의도 자체가 불법을 조장하기 위한 것입니다.


 필자의 생각은 이렇습니다. 이런 불법 다운로더 앱은 검열하는 것이 옳습니다. 구글이든 애플이든 유통 플랫폼을 운영하는 유통업자 중 하나일 뿐입니다. 그들은 자신들이 유통하는 컨텐츠에 있어서 문제가 있는지 없는지에 대한 충분한 책임을 지는 것이 바람직한 자세임은 당연합니다. 이 유통 플랫폼을 통해 불법 다운로드가 자행된다면 그 불법 컨텐츠에 대한 일부 책임은 유통업자에게도 있다는 얘기입니다. 적어도 그런 책임 의식이 있다면, 유연성 없이 '다운로더 자체는 문제가 없어'가 아니라 디테일한 검열 과정을 통해 불법을 유도하기 위한 앱인지를 구분하고 대중이 수긍할 수 있는 검열과정을 거칠 수 있어야 한다고 봅니다.


 물론 가장 큰 문제점은 이 불법 다운로더 앱을 순위권으로 올려놓은 사용자들입니다. '있으니 사용하는 것'이라고 반론할지 모르겠지만, 불법이라고 하는 범죄에 대한 불감증이 만연하고 있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습니다. 적어도 무단횡단한 것은 불법으로 인식하며 자랑하고 다니는 사람은 없으니까요. 무단횡단 방지용 안전 시설을 설치하든, 하지 않든 무단횡단 한 것의 범죄 구분은 변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방지용 안전 시설이 있는 것과 없는 것의 사고 발생률은 천지차이입니다. 스마트폰 마켓 또한 이런 안전 시설로써의 검열이 좀 더 제대로 작동할 수 있도록 신경쓰라는 겁니다.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이라는 새로운 생태계 조성에 있어 소프트웨어 산업이나 음원, 영상 등의 컨텐츠 산업이 활기를 띄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어찌보면 PC환경에서 된통당한 컨텐츠 시장이 다시금 재생할 수 있도록 발판이 된 것이 스마트폰인 것입니다. 필자는 이런 불법 다운로드의 유입이 새로운 생태계에 악영향을 끼치지 않길 진심으로 바라며, 이에 대한 검열 조치도 목놓아 주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