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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Samsung

타이젠, 생태계 중요하나 초기 성공요인은 아니다

 스마트폰이 등장하면서 더 주목받기 시작한 것이 바로 '생태계(Ecosystem)'입니다. '생태계가 중요하다'라는 얘기는 왠만한 칼럼니스트들이라면 한번쯤 해본 말일 것이고, 실제 중요하기도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 중요한 것을 어떻게 구축할 것인지는 여전히 IT업계의 최대 화두입니다. 단순히 운영체제 뿐 아니라 다양한 서비스들이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해 애쓰고 있고, 이는 메신저, SNS, 게임, 노트 등 물불을 가리지 않습니다.






타이젠, 생태계 중요하나 초기 성공요인은 아니다


 요미우리 신문에 따르면 도코모와 보다폰을 통해 삼성이 새로운 운영체제인 타이젠(Tizen)을 기반으로 한 스마트폰을 2013년에 판매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출시일, 사양, 가격 등에 대한 내용은 빠져있어 타이젠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긱들은 아쉬울 수 밖에 없었는데요, 타이젠 관련 뉴스들이 자주 등장하면서 출시가 임박했음은 알 수 있었습니다. 그렇다보니 타이젠의 성패에 대해 분분한 의견이 더욱 불이 붙고 있습니다.

 스마트폰의 성공요인으로 중요하다는 생태계, 타이젠의 성공에도 중요한 열쇠가 될까요?




타이젠 생태계




 타이젠은 개발자용을 공개할 때부터 생태계에 신경쓰는 모습을 보여왔습니다. 네이티브앱 뿐 아니라 비워진 공간을 빠르게 채우기 위해 HTML을 적극 채용하여 웹앱을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며, 기존 웹 생태계를 끌어들일 생각으로 타이젠 프로젝트를 진행 중에 있습니다. 태블릿, 노트북, TV, 게임기, 자동차 등에 탑재 할 수 있도록 구성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삼성의 자체적인 임베디드 시스템을 구축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여집니다. 삼성 제품간의 생태계를 향상시키는 기반이 될 수도 있겠죠. 삼성이 주도를 하고는 있지만 삼성만이 아닌 이외 통신사들과 연합을 하였기 때문에 유통 생태계 또한 넓히고 시작한다고 볼 수 있는 꽤 큰 프로젝트입니다.

 구글이 모토로라를 인수하고 정리함에 따라 자체적인 스마트폰을 선보일 것으로 보이면서 안드로이드 진영을 탈피하려는 삼성의 이런 움직임은 단순히 새로운 운영체제를 시범삼아 만드는 것이 아닌 사활을 걸어야 할 중요한 사안입니다. 그렇다보니 바다와 달리 오랜시간, 많은 비용을 들여 개발하고 있고 중요하다 여겨지는 생태계를 타이젠 성공의 열쇠로 내세우고 있습니다.




초기 성공 요인




 하지만 필자는 생태계가 초기 성공 요인이 아니라고 주장합니다. 생태계가 중요한 것은 분명하지만, 그것보다 더 필요한 것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심시티를 하더라도 땅만 늘리는 것이 아니라 늘린 땅에다 길을 놓고 건물을 세워 실제 활용할 수 있는 땅으로 만들어 낼 수 있어야 합니다. 웹앱을 통해 생태계 범위를 확장하는 것은 좋습니다. 그것이 기초적인 생태계 환경을 늘리는 것이니까요. 문제는 웹앱의 퍼포먼스입니다. 타이젠은 웹앱과 네이티브앱 두가지를 운용할 수 있도록 되어있지만, 웹앱의 속도가 네이티브앱에 미치지 못합니다. 마치 두가지를 모두 운용하는 유일한 운영체제처럼 설명하고 있지만, iOS나 안드로이드의 경우도 웹앱스토어에서 웹앱을 다운로드 받아 쓸수 있습니다. 하지만 역시 느립니다. 타이젠의 경우는 HTML을 기반으로 좀 더 빠르게 돌릴 수 있다는 설명이지만, 개발자 버전을 통해 보았을 땐 웹앱이 네이티브앱을 여전히 따라잡지 못하고 있습니다. 웹앱이 편하고 이미 많이 개발되어 존재하고 있지만 퀄리티에 있어서 미달이라는 것은 몇가지 주요 기능만 사용하는 사용자들에게도 어필하기 힘든 부분이 되버리는 것이죠. 그저 양만 많은겁니다.


 두번째 문제는 미려하지 못하다는 것입니다. 한마디로 못생겼습니다. 아이콘이며 인터페이스, 버튼들 하나까지 못생겼습니다. 그 못생겼다는 안드로이드도 점점 발전하여 지금은 굉장히 미려해졌습니다. 디자인적으로 발전해있죠. 그러나 타이젠은 못생겼고, 소비자들은 못생긴건 좋아하지 않습니다. 좋습니다. 여기까지는 개발자 버전을 토대로 지적한 것들입니다. 하지만 다르게 얘기하면 삼성이 풀어내야 할 과제입니다.


 일단 웹앱이 빠르게 동작할 수 있도록 해야합니다. 타운영체제의 네이티브앱과 차이가 벌어지지 않으면서 웹앱 특유의 거리감을 느낄 수 없도록 지원 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미려해져야 합니다. 고급스러운 아이콘들과 자연스러운 인터페이스를 통해 기계적이고 딱딱한 것이 아니라 사용자들에게 심미적 만족감을 줄 수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기본 기능이 충실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스마트폰 사용자들 대부분이 많은 양의 어플리케이션을 설치하여 사용한다고 할 수 없습니다. 대개 캘린더, 메신저, SNS, 노트, 사진, 뉴스, 날씨 등 많이 사용되는 기능들 위주로 사용하며 나머지는 필요보다는 호기심이 필요로 바뀌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이 기능들은 서드파티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좀 더 다양하게 제공받을 수 있지만, 기본 기능이 충실하다면 사용자는 거기에 중심을 두고 사용하기 마련입니다. 기본적으로 제공되는 기능들만 충실하다면 절반이상은 먹고 들어간다고 할 수 있는 것이죠. 딱히 생태계가 다른 운영체제에 비해 부족할지라도 사용에 대한 만족도는 높힐 수 있고, 그것이 곧 성공으로 가는 가장 큰 길입니다.




집중하고 충실한 것이 진짜 열쇠




 정확히는 현재 완전히 새로운 운영체제를 내놓고 기존 플랫폼들의 생태계를 쫓아가는 것은 거의 무리에 가깝습니다. 불가능이라고 못받아도 될 정도죠. 그나마 개발자 생태계가 탄탄한 블랙베리조차 새로운 BB10은 생태계가 발목을 잡을 것이라 얘기하곤 하는데 하물며 처음부터 시작하는 타이젠은 오죽 할까요. 허나 생태계는 나중에 생각할 문제입니다.


 일단은 휴대폰입니다. 휴대폰으로써 갖춰야 할 기본적인 것에 집중하고 충실하게 수행할 수 있도록 해야합니다. 그 기본이 충실했을 때 판매가 원활할 수 있다는 것인 안드로이드와 근래 윈도폰 중 몇몇 기종들이 보여줬던 바입니다. 아무리 생태계에서 iOS가 압도하고 있다하더라도 이들은 따라붙고 또 나름의 생태계를 구축해왔습니다. 제조사나 개발사는 그 생태계를 구축하는 기초적인 기반을 제공하는 것이 가장 신경써야 할 부분이지, 그것도 제대로 하지 못하면서 생태계부터 신경쓰는 것은 매우 잘못 된 것입니다. 땅이 비옥하지 못한데 어떤 작물을 심을까부터 생각해서는 안된다는 것이죠.


 타이젠 개발자 버전을 통해 드러난 것들은 기본이 부실하다는겁니다. 몇몇부분, 안드로이드와 iOS의 장점을 녹아들게하여 잘 구성된 곳도 있긴합니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봤을 때는 역시나 부족한 것들이 더 많이 보였습니다. 부족함에도 내년에 출시하겠다는 것에서 매우 회의적입니다.


 삼성에게 있어 타이젠은 삼성의 소프트웨어 분야 성과를 한몫에 볼 수 있는 그런 프로젝트로써 주목받을 것입니다. 타이젠이 실패하게 되면 이미 저질러 놓은 바다도 있기 때문에 소프트웨어 측면에서 외면당하고 '역시나 하드웨어 회사'라는 명찰을 줄곧 달아야 할지 모릅니다. 그렇다면 서두르지 말고 천천히 아주 천천히 준비하고 기획하고 개발하여 완전한 모습을 갖추게 해야합니다. 타이젠은 그런 준비가 되어있나요?


 과연 초기 성공을 이룰 수 있는 충분한 기반을 가지고 시장에 모습을 드러낼 수 있을지 기대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