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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삼성, iOS를 지원하는 건 아주 올바른 것 (8)
  2. 삼성, 2년 전 인수한 박시를 해체하다 (1)
  3. 삼성, iOS를 품어야 한다 (4)


 어제 삼성과 애플의 2차 특허 소송 항소심 재판이 시작되었습니다. 그렇습니다. 둘은 다시 전쟁터를 마련한 겁니다. 당연히 둘의 재판 상황을 설명하려는 건 아닙니다. 삼성은 여태 공식적으로 애플의 iOS와 연동하는 제품을 발표한 적이 없고, 상기했듯 애플은 최대 고객이자 최고 앙숙입니다. 삼성이 iOS를 지원한다는 건 이례적이죠.
 


삼성, iOS를 지원하는 건 아주 올바른 것
 
 앞서 삼성이 자사 제품에 애플과의 접점을 완전히 지웠던 건 아닙니다. 가령 스마트폰은 삼성 제품이지만, PC가 맥인 고객을 고려하여 맥을 지원하거나 프린터나 카메라, TV 등 제품의 모바일 앱도 iOS용을 개발해야 했습니다. 단지 플랫폼 관점에서 삼성의 영향력을 애플 제품으로 확대하는 시도는 아니었죠. 그랬던 삼성이 흥미로운 발표를 했습니다.
 
 


 CES 2016을 앞두고 진행한 삼성의 글로벌 프레스 컨퍼런스에서 앨러너 코튼(Alanna Cotton) 삼성아메리카 부사장은 로즈골드와 플래티넘, 두 버전의 기어 S2 클래식을 발표하면서 '기어 S2의 iOS 연동이 연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앱스토어에서 기어 S2 매니저 앱을 내려받으면 서로 연동할 수 있으며, 애플의 애플 워치보다 활용의 폭은 좁겠지만, 기어 S2에서 활용할 수 있는 기능의 설정이나 제어를 iOS 기기로 할 수 있게 된 겁니다. 이는 삼성이 공식적인 자리에서 처음 iOS 지원을 언급한 일입니다.
 
 삼성의 공식 발표 전 샘모바일은 '기어 S2 2015년 연말까지 iOS를 지원할 것'이라고 보도한 바 있습니다. 실제 연말까지 이뤄지진 않았지만, 어쨌든 이뤄지게 되었는데, 샘모바일은 'iOS 기기 사용자들이 기어 S2를 통해서 삼성 페이 등 삼성이 내놓은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구체적으로 어디까지 기능을 지원할지 알려지진 않았지만, 다소 기능이 줄어들더라도 자사 제품 고객에 활용할 방안을 최대한 제시할 것으로 보이므로 샘모바일의 추측대로 삼성의 여러 기능을 iOS 기기와 연동으로 가능하리라 예상합니다.
 
 그리고 이번 결정은 3년 안에 삼성이 시도한 것 중 가장 의미 있는 전략이라 필자는 생각합니다.
 
 


 지난해 7월, 필자는 '삼성, iOS를 품어야 한다'라는 글을 통해서 '삼성이 플랫폼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하려면 iOS를 지원해야 한다.'라고 주장했습니다.
 
 주장의 요지는 간단합니다. 이미 스마트폰으로만 벌어지는 소프트웨어가 주류인 플랫폼 경쟁 시기는 지났고, 웨어러블이나 사물인터넷 기기 등 하드웨어 경쟁력이 주류로 넘어가고 있기에 삼성은 스마트폰 판매를 기반으로 플랫폼 성장을 기대하는 게 아닌 경쟁 플랫폼을 지원하여 흡수하는 방향이 되어야 한다는 겁니다.
 
 이번 삼성의 발표로 가장 기대할만한 것이 삼성 페이입니다. 필자는 '갤럭시 시리즈처럼 MST(Magnetic Secure Transmission) 방식으로 결제하지 못하더라도 터치 ID로 온라인 결제를 가능하게 하는 방안도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여기에 기어 S2와 iOS가 연동하여 삼성 페이를 이용할 수 있다면 iOS 기기에 신용카드를 저장해야 하므로 저장한 신용카드를 온라인에서 이용할 가능성도 커지는 것입니다.
 
 전자상거래 분석 업체인 커스토라(Custora)에 따르면, 미국 연말 쇼핑 기간에 발생한 모바일 쇼핑의 77%가 iOS에서 발생한 거로 나타났습니다. 안드로이드는 불과 23% 수준이었는데, iOS 이용자의 구매력 일부를 삼성 페이로 옮기는 것만으로도 삼성 스마트폰에 국한하는 것보다 나을 수밖에 없습니다.
 
 실제 같은 날, 삼성은 '올해 안에 미국에서 삼성 페이를 온라인 결제에 이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도 발표했습니다. iOS와 연동한 신용카드 정보를 썩히고 싶지 않다면 iOS에서 온라인 결제가 가능하도록 지원하는 게 현명하겠죠. 즉, 기어 S2와 iOS의 연동만으로 웨어러블 경쟁력을 서비스 경쟁력으로 확장하고, 확장한 경쟁력으로 경쟁 플랫폼을 잠식하는 구도를 형성할 수 있는 겁니다.
 
 기어 S2가 MST 방식 결제를 지원하지 않는 점이 아쉽지만, 기어 S2의 경쟁 제품인 애플 워치도 NFC만 지원한다는 점에서 경쟁력이 크게 밀리지 않고, 자사 웨어러블 고객을 늘리는 방안으로 iOS 플랫폼 안에서 경쟁 구도를 만들 수 있다는 게 핵심입니다. 여태 애플과 안드로이드의 구글 사이에서 이도 저도 아닌 동떨어진 플랫폼 전략을 펼칠 수밖에 없었던 삼성이 드디어 제대로 된 활로를 찾은 셈이죠.
 
 삼성이 더 큰 시장에 뛰어들 생각이라면 삼성이 강점을 가질 수 있는 생태계에 iOS를 포함하도록 하고, 기어 S2의 iOS 지원은 그 단초입니다. 이를 바탕으로 삼성 스마트폰 고객이 아닌 훨씬 많은 고객을 자사 웨어러블이나 사물인터넷 기기로 끌어들일 수 있으니 말입니다.
 
 


 물론 이번 발표가 대단히 멍청하게도 삼성의 추진력을 의미하는 것이 아닐 수도 있습니다. 충격적이겠지만, 단순히 간만 보려는 의도일 여지도 충분하죠. 만약 그렇다면 삼성은 되레 이 지점을 발판 삼아서 공격적으로 iOS를 품을 계획을 마련해야만 할 것입니다.
 
 반대로 삼성이 iOS를 웨어러블이나 사물인터넷 경쟁력에 대한 실마리로 삼았다면, 그건 포화 상태의 스마트폰 시장에서 별다른 경쟁력을 찾기 어려운 삼성에 아주 올바른 결단입니다. 애플이 세탁기나 냉장고를 생산하지 않는다면 iOS는 삼성에 보물 창고가 될 테니까요.
 
 적어도 기어 S2가 iOS와 연동한다는 건 좋은 신호라고 필자는 생각합니다. 이제 삼성이 좀 더 넓게 iOS를 품을 수 있을지 기대해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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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때 삼성은 '콘텐츠 생태계 역량'에 많은 압박을 받아야 했습니다. 아이튠즈 스토어와 앱스토어를 지닌 애플과 비교한 경쟁력에서 삼성은 매번 소프트웨어와 콘텐츠 부족을 지적받았고, 의심을 떨치고자 했죠. 최근에는 기어 VR을 통해 새로운 콘텐츠 생태계의 확장으로 긍정적인 평가도 얻고 있지만, 잊힌 게 있습니다.
 


삼성, 2년 전 인수한 박시를 해체하다
 
 2013년 7월, 삼성은 이스라엘 셋톱박스 스타트업인 '박시(Boxee)'를 CEO인 에브너 로렌(Avner Ronen)을 포함하여 40명 정도의 직원을 삼성에 채용하는 조건으로 3,000만 달러에 인수했습니다. 2007년 설립한 박시는 XBMC 기반의 오픈 소스 프로젝트로 넷플릭스, 판도라, 부두, 스포티파이 등의 콘텐츠와 PC나 NAS의 콘텐츠도 재생할 수 있는 셋톱박스인 '박시 박스(BoxeeBox)를 개발한 업체입니다.
 
 


 더 버지는 삼성이 박시를 완전히 해체하고, 직원 전원을 해고했다고 밝혔습니다. 인수할 당시 인원을 40명이었으나 100명까지 늘리면서 공격적으로 투자한 인수였지만, 2년 만에 손을 떼게 된 것입니다.
 
 박시의 가장 큰 특징은 본래 엑스박스(Xbox) 용으로 제작한 소프트웨어였으나 이를 오픈소스로 돌리면서 미디어 센터를 이용자가 직접 사용화할 수 있게 했다는 점입니다. 덕분에 미디어 센터 안에 서비스를 추가하기 쉽고, 개발자들이 참여하여 다양한 앱을 제공할 수 있으므로 생태계를 확장할 플랫폼으로는 당시 어느 셋톱박스와도 비교하기 어려웠습니다.
 
 애플이나 로쿠(Roku)조차 제공하는 콘텐츠에만 주목했고, 애플 TV는 콘텐츠, 로쿠는 가격으로 대결하는 지점이었기에 지금처럼 셋톱박스 경쟁이 여러 방향에서 일어나진 않았습니다. 그래서 삼성의 박시 인수는 아주 흥미로운 것이었죠. 콘텐츠 강화가 맞긴 하지만, 박시 플랫폼을 삼성 TV에 고스란히 넣을 수 있다면 삼성이 TV 콘텐츠 생태계를 쥘 수 있다는 예상까지 할 수 있게 했으니 말입니다.
 
 그런 박시를 해체했다는 건 2년 동안 마땅한 성과가 없었다는 걸 의미합니다. 실제로 삼성의 TV 제품만 보더라도 박시의 요소가 들어갔다는 걸 인지할 수 없고, 셋톱박스 자체도 발전이 없었으므로 삼성이 내버려뒀다기 보단 둘을 연계하는 데 한계에 부딪혔다고 보는 게 타당하다고 봅니다. 다만 삼성의 TV 전략 변경에는 주목할 필요가 있죠.
 
 


 삼성이 박시를 인수할 시기에 시장조사업체 NPD그룹의 보고서를 보면, 애플이 TV와 영화 다운로드 콘텐츠 전체 시장 점유율의 66%를 차지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영화 렌탈 점유율까지 45%였고, 이는 아마존, 부두, 엑스박스 비디오의 점유율을 합친 것보다 높은 수치였습니다.
 
 문제는 이런 애플의 콘텐츠 장악력과 함께 애플이 셋톱박스가 아닌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일체형 TV를 개발 중이라는 소식이 삼성을 바짝 긴장하게 만들었다는 겁니다. 물론 삼성의 TV가 높은 점유율를 차지하고 있었기에 쉽게 위협이 되리라 보긴 어려웠으나 콘텐츠가 경쟁력이 될 수 있다는 사실에 삼성은 긴장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래서 2012년에는 소니가 인수한 가이카이(Gaikai)와 제휴하여 삼성 스마트 TV 제품군에 클라우드 게임을 제공하기로 했고, 박시를 인수하기 한 달 전에는 스마트 TV용 게임 개발 업체인 '모블(MOVL)'을 인수하기도 했습니다. 직접 스마트 TV용 게임을 개발하고, 박시 플랫폼으로 제공하면서 TV 콘텐츠 생태계를 강화하겠다는 걸 누구나 알 수 있었죠.
 
 그런데 현재는 이런 성과가 공격적인 행보를 느낄 구석을 찾기 어렵습니다. 여전히 삼성의 TV는 시장에서 막강한 지위를 차지하고 있으나 애플이 일체형 TV를 내놓지도 않고, 스트리밍 시장에서 넷플릭스와 아마존의 성장, 차세대 콘솔 게임기인 플레이스테이션 4와 엑스박스 원의 등장 탓에 딱히 삼성이 콘텐츠 경쟁을 하려고 달려들지 않더라도 TV와 연결해야 하는 콘텐츠들로 오히려 TV의 존재감이 더욱 뚜렷해졌습니다.
 
 필자는 박시의 해체의 가장 큰 원인이 여기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고로 삼성이 TV 사업에서 자체적인 콘텐츠 공급에서 실패했다는 것보단 그래야 할 필요성을 당시보다 느끼지 못하게 되었고, 박시로 가시적인 성과도 내지 못했기에 TV 생태계 전략이 3년 전으로 다시 돌아갔다는 거죠.
 
 이는 어떻게 보면 회귀이지만, 달리 보면 삼성이 TV 사업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이 달려졌다는 걸 의미합니다. 콘텐츠 사업에 쏟았던 능력을 다른 곳으로 흘릴 수 있게 되었다는 신호이니까요.
 
 


 단지 이런 전략 수정에는 의심을 하여야 합니다. 분명 TV 성능에 중점을 두어 삼성 나름의 경쟁력 확보에 열을 올릴 수는 있겠지만, 결과적으로 콘텐츠 경쟁력이 앞지르게 되었을 때 삼성은 스마트폰처럼 제휴사 위치로 돌아설 가능성이 크기 때문입니다.
 
 최근 넷플릭스의 행보만 하더라도 주요 가전 행사에서 하드웨어도 없는 넷플릭스는 어디든 존재하고 있습니다. 어느 TV 제조사든 넷플릭스를 제공하고자 제휴하며, 그 탓으로 콘텐츠 경쟁력이 높아지고 있는데, 삼성이 TV 품질로 다른 업체들을 따돌린다고 하더라도 결과적으로 생태계가 강력하지 않다면 넷플릭스에 휘둘릴 수 있는 위치가 될 수 있다는 겁니다. TV는 장식품이 아니니 말입니다.
 
 삼성이 그런 부분을 간과하고 있진 않다고 생각합니다. 이미 스마트폰에서 겪고 있는 문제니까요. 그러나 박시 해체가 삼성의 전략 변경의 한 축이라면 이후 박시 플랫폼이 품었던 개념이 아닌 다른 해법을 제시해야 합니다. 이제는 그게 무엇일지 두고 봐야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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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이 iOS를 품어야 한다는 건 매우 이질적입니다. 삼성의 가장 큰 경쟁자이자 비교 대상인 애플의 iOS이니 말입니다. 그러나 그래야 할 이유가 있습니다. 삼성이 장기적으로 성장세를 되찾고자 한다면 iOS도 전략에 두어야 한다는 겁니다.
 


삼성, iOS를 품어야 한다
 
 삼성은 지난 2분기 1,800만 대의 갤럭시 S6를 판매했습니다. 여타 안드로이드 스마트폰과 비교하면 높은 수치지만, 예상치인 2,100만 대를 밑돌았습니다. 더군다나 평가가 좋지 않았던 전작인 갤럭시 S5가 주력이었던 기간보다 매출과 영업 이익이 줄었습니다.
 
 


 삼성의 2분기 실적에 영향을 끼친 원인 중 하나로 수요 예측 실패도 거론되고 있습니다. 엣지 모델의 수요가 더 높은데 플랫 모델에 더 많은 수요가 몰릴 것으로 예측했고, 이것이 판매량 감소로 이어졌다는 겁니다. 그래서인지 차기 제품인 갤럭시 노트 5와 갤럭시 S6 엣지 플러스로 가정된 대화면 제품에서는 만회할 가능성도 있다는 추측도 있습니다.
 
 그러나 수요 예측 실패는 둘째 치더라도 삼성이 지속해서 성장할 수 있는가는 별개 문제입니다. 분명 엣지 모델은 특이하면서 미려하고, 삼성의 기술력을 대표적으로 보여주는 제품인 건 맞습니다. 다만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의 평균 가격이 낮아지고 있으며, 거의 유일하게 프리미엄 시장에서 생존 중인 삼성조차 매출에 제동이 걸렸다는 건 전체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의 프리미엄 시장이 축소하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엣지 모델에 대한 수요 예측에 성공했더라도 프리미엄 제품에서 멀어진 소비자를 다시 끌어올 수 있는가에 대한 의심은 엣지 모델의 존재만으로 풀어낼 수 없다는 겁니다.
 
 하지만 애플은 여전히 프리미엄 시장에서 날고 있습니다. 이는 플랫폼 차이로 해석할 수 있지만, 달리 말하면 삼성이 플랫폼에서 어떤 우위를 점하고 있느냐입니다. 삼성이 플랫폼 확장을 위해 많은 시도를 한 건 맞으나 결국에는 안드로이드를 벗어나지 못하면서 제품 판매로는 애플이 가장 강력한 경쟁자지만, 플랫폼 시장에서는 안드로이드의 구글조차 경쟁자로 볼 수 있다는 거죠.
 
 삼성이 그 플랫폼 차이를 스스로 극복하지 못한다면 결과적으로 안드로이드 플랫폼과 iOS와의 경쟁에 머물 수밖에 없습니다. 이를 다시 플랫폼 차이로 해석하면, 축소하는 프리미엄 시장에서 삼성이 성장할 여지도 줄어드는 게 당연합니다. 그렇기에 삼성이 iOS를 품을 수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굳이 따지면, 삼성은 하드웨어 기반 플랫폼을 구축하고자 합니다. 스마트폰에 서비스와 기능을 추가하는 방식으로 최근 서비스를 시작한 삼성 페이가 대표적인 예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갤럭시 시리즈와 연동할 수 있는 웨어러블을 선보이는 등 제품 간 시너지를 만들어 판매를 꾀하는 전략이죠. 즉, 필자가 말하는 삼성이 iOS를 품어야 한다는 건 삼성이 플랫폼 요소로 내세우는 것들을 iOS에서도 사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겁니다.
 
 가령 마그네틱 결제가 가능한 루프페이 기술이나 NFC 결제는 어렵더라도 터치 ID를 채용한 온라인 결제에 이용할 수 있는 삼성 페이나 iOS와 연결할 수 있는 웨어러블, 홈킷을 채용한 세탁기, 냉장고 등 가전제품, 또는 밀크 뮤직도 iOS용으로 제공할 수 있겠죠.
 
 '그럼 삼성이 가진 플랫폼 영향력이 떨어뜨리지 않을까?'
 '닌텐도가 여전히 많은 하드웨어를 판매하는 건 플랫폼을 유지하는 덕분이잖아?'

 
 닌텐도가 분명 자사 콘텐츠를 이용해서 하드웨어를 판매하는 건 맞습니다. 단지 삼성이 삼성 페이나 웨어러블 기기 등 플랫폼 요소를 토대로 스마트폰을 판매하고 있는 건 아닙니다. 영향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지만, 기본적으로 삼성이 내세우는 플랫폼 요소가 삼성의 스마트폰을 구매하는 데 막강한 영향력을 주진 않는다는 겁니다. 되레 안드로이드 플랫폼의 영향력과 삼성의 하드웨어 신뢰성에 삼성이 내세우는 것들이 부가적인 기능이나 혜택 정도로만 인식될 뿐이죠.
 
 예를 들어, 그나마 삼성이 내세울 수 있는 플랫폼 역량을 보면 '스마트폰 판매를 기반으로 자사 스마트폰과 연결되는 웨어러블 기기를 팔겠다.' 정도인데, 앞서 얘기한 것처럼 프리미엄 시장이 축소한다면 웨어러블 수요도 줄어드는 구조입니다. 더 아래의 시장으로 갈수록 샤오미 등 경쟁자가 늘고, 프리미엄 시장에서는 iOS라는 플랫폼이 버티고 있으니까요.
 
 문제는 이를 반대로 하는 카드를 삼성이 쥐고 있진 못하다는 겁니다. 다른 플랫폼 요소로 스마트폰을 구매하도록 유도하지 못한다는 거죠. 하드웨어 기반의 플랫폼을 형성하고자 하지만, 구글이 더 상위 플랫폼으로 존재하니 의도와 다르게 안드로이드의 시장 동향이 사업에 영향을 끼치는 것입니다. 그래서 필요한 게 iOS입니다.
 
 만약 iOS와 연동할 수 있는 스마트 워치에 삼성 페이를 탑재한다면 꼭 자사 스마트폰 이용자가 아니더라도 웨어러블 판매와 삼성 페이를 보급할 수 있습니다. 또는 iOS용 밀크 뮤직을 출시하여 기본은 유료로 서비스하되, 자사 스마트 워치 구매자라면 자사 스마트폰처럼 무료로 이용할 수 있게 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삼성으로는 하드웨어 경쟁력에 좀 더 치중해야겠지만, 현재 어중간한 플랫폼 역량보다는 자사 제품을 더 판매할 기회를 얻을 수 있겠죠.
 
 어떻게 보면 안드로이드뿐만 아니라 iOS까지 상위 플랫폼으로 두는 것처럼 보이지만, 결과적으로는 상기한 예의 사용자 경험에서 좋은 영향을 준다면 지금처럼 무작정 하드웨어만으로 플랫폼 경쟁을 하는 것보다 프리미엄 시장에서 소비자가 아이폰에서 갤럭시로 넘어오게 할 여지를 남기는 것이 될 수 있습니다.
 
 그건 비단 삼성이 아니더라도 구글, 최근에는 마이크로소프트도 적극적으로 시도하는 방법입니다. 여태 마이크로소프트는 오피스 등 자사 소프트웨어를 윈도 제품을 구매하게 할 방법으로만 사용했지만, 모바일에서 기회를 얻지 못한 탓으로 축소하는 PC 시장의 영향이 겹쳐 성장을 멈추게 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전략을 바꿔 경쟁 플랫폼에 오피스 제품을 적극적으로 출시하면서 자사 제품을 경험할 기회를 만들고 있습니다. 이런 방식이 장기적으로는 소비자들의 자사 제품에 대한 접근을 늘리고, 구매할 가능성도 키운다고 생각하는 거죠. 표면적으로는 iOS와 안드로이드를 상위 플랫폼으로 두는 것이지만, 클라우드 사업이 성장하게 했으며, 윈도로 접근할 길을 만들었으니 마이크로소프트의 플랫폼도 긍정적인 영향을 받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삼성이 미래 성장 동력으로 생각해야 할 것이 스마트폰이 아닌 사물인터넷, 즉, 커넥티드 가전에 있다고 본다면 플랫폼을 자사 스마트폰에 옭아매는 건 좋은 방향이 아닙니다. 사물인터넷 시장이 확대한다고 했을 때, 아이폰 사용자라면 가전제품을 선택하는 데 있어서 삼성 제품보다 iOS를 지원하는 제품을 선택할 가능성이 크겠죠. 삼성 가전을 구매하기 위해 아이폰에서 삼성 스마트폰으로 교체하려 하지 않는다면 말입니다.
 
 이미 구글은 이점을 고려하여 네스트의 사물인터넷 플랫폼을 통합한 네스트 앱을 iOS에 지원하고, 가전 회사인 월풀은 네스트 플랫폼을 지원하는 세탁기를 내놓았습니다. 고로 스마트폰이 아닌 커넥티드 가전의 플랫폼에서 구글과도 경쟁하려면 현재 자사 스마트폰에 고립한 플랫폼 역량이 아닌 iOS도 대상으로 받아들여야 하고, 이게 스마트폰 경쟁보다 더욱 중요한 부분이 되리라는 겁니다.
 
 iOS 지원을 통한 삼성 페이, 밀크 뮤직, 웨어러블 등 기존 삼성 제품들의 경험을 커넥티드 가전으로도 연결할 수 있을 테니까요. 세탁기 구매자도 아이폰에서 무료로 밀크 뮤직을 이용할 수 있거나 아이폰과 삼성의 웨어러블 제품이 연결되지만, 웨어러블과 가전제품이 연결되도록 하여 iOS를 포함한 삼성의 생태계를 형성토록 하는 등 말이죠.
 
 더 큰 시장에 뛰어들고자 한다면 경쟁의 방향을 바꾸어야 하고, 현재가 적절한 지점이라고 필자는 생각합니다.
 
 


 사실 삼성이 몇 가지 iOS용 앱을 내놓긴 했습니다. 세탁기나 에어컨, 로봇 청소기나 CCTV를 제어하기 위한 것이 대부분인데, 이들 지원이 플랫폼 관점에서 제시되진 않았습니다. 네스트가 하나의 앱으로 커넥티드 가전을 구현하려는 것과 다르게 개별 앱으로만 존재하며, 사용자 인터페이스와 사용자 경험은 일치하지 않습니다.
 
 아직은 큰 문제가 없어 보이지만, 네스트는 통합한 앱에 네스트 캠이라는 가정용 보안 카메라를 출시했고, 네스트의 온도조절장치와 연결하여 시너지를 낼 수 있게 했습니다. 기본적인 기능도 삼성이 제공하는 앱보다 출중하지만, 시너지 탓으로 두 개의 제품을 판매했다는 게 핵심입니다. 이것이 곧 소형 가전이 아닌 TV나 세탁기, 냉장고, 오븐이 될지 모를 일이죠.
 
 애플과의 경쟁도 생각해야 하지만, 전반적인 플랫폼 경쟁과 자사의 경쟁력이 오직 스마트폰에 있다고 생각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그렇기에 iOS에 대한 지원을 늘려야 하고, 갤럭시가 아닌 삼성이라는 플랫폼을 키울 수 있어야 한다고 필자는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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