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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Samsung

갤럭시 카메라, 와이파이 버전은 왜 빼버리나?

 우리나라의 기형적인 통신시장 이야기는 입이 마르도록 내뱉습니다. 그 기형적 구조를 바꾸려는 정부의 움직임은 미미한데다, 여론의 경우도 크게 동요하지 않기 때문에 어떤식으로든 이야기를 해주는 것이 좋다고 생각은 합니다만, 이 기형적인 구조를 더 기형적으로 만들고 싶은 통신사와 국내 제조사인가 봅니다. 언제나 그렇지만 이들이 움직이면 소비자는 그대로 따가가야 합니다.





갤럭시 카메라, 와이파이 버전은 왜 빼버리나?


 필자는 딱히 갤럭시 카메라가 좋지 않은 제품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물론 카메라라는 한 품목에 대한 집중도를 떨어졌을지 모르지만, 일단 깔끔한 외형과 갤럭시라는 브랜드의 활용, 그리고 디지털 카메라와 안드로이드의 조합으로써의 결과, 이동통신 활용이라는 부분에 있어서 꽤나 융합에 신경을 썼다라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필자가 얘기하고자 하는 것은 갤럭시 카메라의 이동통신에 대한 부분입니다.




이동통신만



 어제 29일, 삼성전자 서초사옥 딜라이트존에서 갤럭시 카메라를 국내에 공식 공개하고, 출시를 알렸습니다. 무엇보다 '갤럭시'라는 브랜드에 따라 관심도가 높을 수 밖에 없었는데요, 문제는 공식적으로 'LTE와 3G만' 지원하기로 한 것입니다. '와이파이 버전의 출시 계획은 없을 것'이라고 못을 박아버렸습니다.

 안드로이드가 탑재되었고 이동통신의 활용으로 좀 더 나은 사진을 촬영하면서 공유를 한다는 컨셉에 이동통신이 필요한 것은 맞지만, 굳이 이동통신이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소비자의 선택권은 배제했습니다. 차라리 '와이파이 버전'이라는 것이 애초부터 없었던 것이라면 모르겠지만 해외에는 출시가 되었고, 삼성은 이에 대해 '와이파이만 사용하는 카메라는 앞서 출시한 삼성 스마트 카메라 제품군이 있다'고 해명했습니다.


 기존 제품 중에 와이파이 제품군이 있으니 갤럭시 카메라는 와이파이를 지원하지 않겠다는겁니다.


 신종균 사장은 '데이터를 스마트폰과 태블릿, 카메라 등 여러 제품에서 함께 사용하는 데이터 요금제 패러다임의 변화가 세계적으로 일어날 것'이라고 이번 런칭 행사에서 언급한 바 있는데 어떻게 보면 갤럭시 카메라를 통해 '요금을 지불하고 사용하는 카메라의 시도'를 해보겠다는 의지 같기도 합니다. 이 시도 자체는 카메라를 구입하는 방법에 변화를 줄 수 있는 특별한 것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도 보여집니다.


 문제는 갤럭시 카메라라는 제품 자체가 이동통신에 어울리냐는 겁니다.




갤럭시 카메라




 갤럭시 카메라는 어떻게보면 카메라에 휴대폰을 얹어놓은 듯한 제품입니다. 그렇다면 이 반대는 휴대폰에 카메라를 얹은 제품이 될 것인데 우리는 그런 제품을 알고 있습니다. 바로 노키아의 '808 퓨어뷰'입니다. 카메라의 성능상 퓨어뷰가 갤럭시 카메라는 이길 수는 없지만, 휴대폰 카메라치고는 최고의 성능을 자랑한다고 할 수 있으니까요.


 소비자의 관점에서 생각해봅시다. 갤럭시 카메라는 '카메라'이고 '필수품목'은 아닙니다. 퓨어뷰는 '휴대폰'이고 대체로 '필수품목'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간단하게 생각해보면 퓨어뷰를 선택하게 되면 퓨어뷰만 구입하면 됩니다. 그런데 갤럭시 카메라를 구입하게 되면 또 다른 휴대폰까지 구입해야 합니다. 딱 이정도입니다. 과연 한달씩 요금을 내가며 두가지 기기를, 그것도 75만짜리 디지털 카메라에 선뜻 약정을 걸만한 소비자가 있을까요?


 있다면 딱 IT긱 수준에서 그칠 것입니다.


 절대로 일반 소비자가 선택을 할만한 기준의 제품이 아닙니다. 그렇다고해서 프리미엄 카메라라고 할 수 있는가? 그렇지도 않습니다. 차라리 간편한 용도의 똑딱이를 구입하고 싶다면 이보다 훨씬 저렴한 가격에 구입이 가능할 뿐더러 미러리스 제품을 12개월 할부로 구입하는 것이 오히려 카메라를 합리적으로 소비하는 것이라는건 카메라에 대한 해박한 지식이 없더라도 일반 소비자가 느낄 수 있는 부분입니다.


 '요금을 지불하고 사용하는 카메라'에 대한 시도라고 하기에는 터무니 없는 가격이라는 것입니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닙니다. '데이터 요금제 패러다임'이라고 밝혔지만, 그냥 카메라에 돈을 지불하고 사용하는 것 밖에 되지 않습니다. 아마 신종균 사장은 하나의 명의로 데이터를 쉐어를 하고 한꺼번에 요금을 내는 방식을 의미했을 것이라고 보지만, 현재 국내에 3G와 LTE 모두 아우를 수 있는 요금제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무슨 말인가하면 LTE폰을 사용했을 때 쉐어링을 위해서는 갤럭시 카메라도 LTE로 개통을 해야하고, LTE 요금을 지불해야합니다. 어떻게 보면 LTE폰이 강세인 국내 시장에 LTE 개통을 강요하는 방식으로 보일 수 밖에 없습니다.


 차라리 가지고 있는 휴대폰으로 핫스팟을 뿌리거나, 모바일 라우터를 사용하는 것이 훨씬 저렴하고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방식이지만 일단 가입은 하고 보라는게 갤럭시 카메라의 진의라는 것이죠.




소비자 선택




 안사면 그만입니다.


 그러나 갤럭시 카메라의 와이파이 버전 배제는 국내 통신 시장이 얼마나 기형적인지를 잘 보여주고 있는 사례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단순히 '와이파이는 무료니까 통신사가 꺼려해'라는 것이 아니라, '어차피 IT긱들만 주로 구입 할 제품에 IT긱들은 구입을 할 것이고, 그렇다면 무조건 가입을 시키는 선택지만 주자'라는 것이죠. 삼성이 주장하는 어떤 새로운 패러다임을 바꿀만한 제품으로 보이지가 않습니다.


 '휴대폰이랑도 겹쳐', '일반 디지털 카메라보다 비싸', '한달마다 요금을 지불해야돼'


 이 모든게 과연 카메라 시장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들이기 위해서인지, 통신시장의 패러다임을 바꾸기 위해서인지 필자는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그것보다는 소비자를 한정시키고 선택지를 줄여버리는 것이 지속되었을 때 소비자의 선택권이 얼마나 더 줄어들지에 대한 우려만 생겨납니다. 가령 생각해봅시다. 필자는 이동통신의 확대가 크게는 휴대폰이나 랩탑, 갈수록 USB메모리 등에도 사용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이런 기형적인 구조에서 점점 다양해지는 이동통신 기기에 대해 소비자 선택권이 축소되게 되면 향후 더 많은 요금제를 덤탱이 쓰거나 아니면 한정 된 소비자만 이용하게 되는 이상한 구조가 발생하게 된다는 것이죠.


 한정 된 소비자라 함은 '자본에 여유가 있는 자'로 보일 수도 있고, 그런 소비자가 한정 된 소비를 하는 것은 당연한 것입니다. 그러나 그런 소비자 관점보다는 글로벌 시장에서 유독 국내 시장만이 통신시장이 한정되는게 과연 소비자 권리에 적합한가에 대한 회의감과 동반 된 우려라고 할 수 있습니다. 소비자는 이렇게 이동통신 버전만 내놓으면 이동통신 버전만 선택해야하는 강요받는 소비 생활을 도대체 언제까지 이어가야 할까요? 해외에는 당당히 와이파이 버전이 출시가 되있는데 말입니다.


 이를 통신사나 제조사라는 기업이 판단해서 한 나라의 소비 시장을 한정시킨다는 것은 매우 위험한 문제이며, 여기에 대한 조치를 강력히 할 필요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