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의 하락세가 거론되기 시작한 것은 그리 오래 된 일이 아니지만, 감소폭은 매우 넓어졌습니다. 많은 분석가들이 PC 판매량을 예상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PC업체들도 이를 대처하는데 곤욕을 치루고 있습니다. 포스트PC라 불리는 모바일 시장은 연일 상승세를 타고 있지만, PC시장의 하락은 이제 보지 않아도 당연한 것처럼 받아들여 집니다. 하지만 재미있는 점은 각 가정마다 한대의 PC정도는 가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PC는 TV처럼 접근해야 한다
과거의 PC 시장은 윈도우를 중심으로 하드웨어 초점에 맞추어 구입하는 것이 다반사였습니다. 물론 지금도 그렇지만, 하드웨어 구성품들이 곧 사양을 말해주기 때문에 그에 따른 가격비교를 통한 구입이 대부분이었다는 겁니다. 그것만으로도 좋은 PC를 사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었습니다. 그러나 PC시장이 하락세인 지금 PC업체들이 접근해야 할 방법은 TV와 같습니다.
PC 하락세
이미 태블릿의 디스플레이 패널 공급량은 랩탑의 디스플레이 패널 공급량을 넘어선지 오래입니다. 그 차이만 거의 1천만대로 태블릿이 강세라는 점을 철저히 보여줍니다. IDC는 1분기 글로벌 PC 출하량이 약 7.7% 감소 할 것이라 예상했지만, 2월 보고서에는 두자리 수 감소를 예상하며 대폭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이는 국가별 상황에 따른 것들로 조정 된 부분이지만, 전체적으로 PC 판매량이 감소 할 것이라는 의견에는 이견이 없습니다.
20년 전 폭발적인 PC 수요 증가로 인한 PC 판매량 증가로 난리가 났던 때와는 분명 다릅니다.
BMO 캐피털 마켓은 올해 1분기 노트북 출하량이 전분기 대비 18%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는데, 지난 5년간의 평균 감소치인 9%의 2배 수준입니다. 대부분이 여기에 대한 이유로 태블릿의 급성장으로 인한 기존 PC 시장의 위축을 꼽고 있으며, 그다지 틀린 말도 아닙니다. 하지만 반대로 성장하는 PC 시장도 있다는 사실은 기억해야 합니다.
2012년 PC시장은 고성능/고가 제품의 상승률이 돋보였습니다. 전세계적으로 일체형PC 시장은 매년 22%씩 성장하고 있으며, IDC에 따르면 2015년에는 일체형PC가 전체 PC시장의 10%를 차지해 2천만대의 출하를 기록할 것이라고 합니다. 기존 저성능 고가 제품으로 인식되었던 일체형PC의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것입니다. 조립PC가 더 강세일 것 같은 국내 시장도 상황은 마찬가지입니다. 다나와에 따르면, 2012년 일체형PC의 판매량 점유율이 17.2%로 2011년 대비 8.5% 상승한 것이며, 노트북의 구매 단가는 7% 상승했습니다. 데스크탑의 단가는 5% 하락했지만, 이는 판매량에 따른 추이로 고급PC를 원하는 소비자가 늘어남에 따라 고급화로의 이동이라 볼 수 있습니다. 노트북 시장 또한 15인치 이상의 대화면을 갖춘 제품이 전체 55%의 점유율을 기록했다고 다나와는 밝혔습니다.
PC시장이 불황기라고 하지만, 갈수록 고가의 고급 PC를 소비하는 소비자는 늘고 있다는 것입니다.
PC시장 접근
위의 얘기대로라면 '하스웰이 등장하면 다시 PC시장 판도가 바뀌는거 아니야?'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을지 모르겠지만, 절대 좋은 접근법은 아닙니다. 고급PC의 수요가 늘어난 것은 성능의 객곽적인 분석에 따른 것이 아니라 고성능 제품을 오랫동안 사용해야 한다는 가구적인 생각이 PC에 적용되었기 때문입니다. 이미 많은 사람들이 수차례 PC를 바꾸었을겁니다. 10년 된 PC를 여전히 사용하고 있는 사람도 있을테죠.
스마트폰과 태블릿이 사용됨에 따라 그들로 인한 웹 사용이 증가하긴 했지만, 결과적으로 집에 PC 한대 정도는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대부분이고 이왕 구입할 것이라면 좀 더 나은 PC를 구입하자는 성향으로 바뀐 것입니다. 왜일까요? 스마트폰과 태블릿의 출시 주기가 빨라지고 종류가 많아짐에 따라 이들의 교체 주기는 매우 빨라졌습니다. 하지만 반대로 PC에 거의 올인했던 시절에는 PC의 출시 주기와 종류가 많았었기 때문에 그에 따른 비용 지출이 많았었습니다. 즉, PC에 대한 비용이 스마트폰과 태블릿에 전가 됨에 따라 PC의 교체 주기가 늘어나게 되었고, 그 때문에 오랫동안 사용할 수 있는 PC의 수요가 늘어난 것입니다. 사양이 낮다고 해서 오래 사용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신제품에 맞물려 평균적인 성능을 유지할 수 있는 제품에 몰린다는 것입니다.
이는 마치 10년 된 TV를 새로 바꿀 때와 같은 심리로써, 오래 쓸거라면 차라리 한번 사는거 좋은걸 사자고 하는 '필수 가전형 구입 성향'을 띄게 되는 것입니다. 이부분에 대해 데스크탑을 한정 짓는 것이라고 얘기할지 모르지만, 실상 랩탑도 마찬가지입니다. 랩탑의 주요 수요층은 비즈니스맨이나 학생들로 이들조차 스마트폰과 태블릿을 사용하는 경향은 늘어났지만, 랩탑이 필요하기 때문에 이왕 사는거 고급 랩탑을 가지고 잦은 이동에나 특히 학생의 경우 데스크탑보다 기숙사나 고시원, 하숙에서의 정리가 편해 고급 랩탑의 수요가 늘어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새학기에 구입한 랩탑을 4년 간 사용할 것을 생각하게 되었지만, 반대로 그에 준하는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의 교체는 이 기간에 적게는 1번에서 많게는 손가락이 부족할 정도로 일어날 수 있기 때문에 고정되어 있는 제품으로써의 랩탑은 고급 랩탑이 되어야 한다는 성향이 반영되고 있는 것입니다.
일체형의 경우는 고급 PC임과 더불어 통합적인 홈 엔터테인먼트 환경과 인테리어까지 고려한 구입이 높아짐으로써 평준화 된 성능에 깔끔한 디자인 구성이 오랫동안 가정에 배치해 놓더라도 미려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일반적이 되었습니다. 단순히 성능만 높은 PC가 아니라 용도에 따라 그리고 디자인에 따라 가격이야 어떻든 어울릴 수 있다면 구입하는 형태로 바뀌었습니다. 어차피 활용 방안 자체는 똑같으니까요. TV가 아무리 발전하고 발달해도 방송을 시청하는 것이 대부분이듯 PC의 사용 환경이 고정되어 있다는 것에 대해서 소비자들이 인식하고 있으며, 그 자체가 변하지 않기 때문에 TV와 같이 고급 제품에 대한 수요 확장만 늘어가고 있는 것입니다.
고급 PC
이런 고급 브랜드 PC의 강자는 예나 지금이나 애플입니다. 하지만, 소비자들의 PC 소비 성향이 변함에 따라 레노버나 삼성과 같은 업체들은 발빠르게 수준 높은 고급 PC를 선보이고 있습니다. 고급 PC가 성능에만 치중한 것이 아니라 디자인의 요소와 함께 기능적으로 특별할 수 있는 혹은 가정의 특징을 반영할 수 있는 PC를 의미한다는 것을 이들은 빠르게 인식한 것입니다.
예를 들어 유아 교육용으로 사용할 PC라면 레노버의 27인치 대화면의 테이블 PC인 호라이즌과 같은 제품이 어울리는 것처럼 말입니다. 물론 기존의 해비 유저들, 특히나 고사양 게임을 즐기는 유저, 그리고 그래픽 작업용으로 PC를 구입하는 유저, 개인 사무용으로 사용하는 유저들의 수요는 끊어지지 않겠지만, 일반 대중의 PC 시장은 고정되어 갈 것입니다.
PC업체들은 고급스러운 재질과 디자인, 그리고 그에 걸맞는 성능을 지닌 고급 PC를 준비해야 하며, 이 PC에 대한 보증이나 서비스를 확대하여 장기적인 고객만족도를 올릴 수 있도록 체제 변화를 이뤄내야 합니다. PC 고급화 현상은 스마트폰과 태블릿의 판매가 성장하면서 더 활발해 질 것이며, 고급 PC에 대한 수요를 완벽히 대처할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합니다.
요즘 필자에게 PC 구입에 대한 문의를 할 때 좀 달라진 점이 있다면, 기본적으로 예상하고 있는 가격대가 높다는 사실과 일체형이나 울트라북과 같은 가격이 높다는 인식이 자리잡은 제품애 대한 질문이 많아졌다는 사실입니다. PC 소비자들은 고급 PC로 이동하고 있으며, 이런 사실에 따라 TV와 같은 레드오션에서 취할 수 있는 차별화 된 전략이 PC 시장에서 통할 수 있도록 PC 업체들은 많은 고민을 해야 할 것입니다.
'IT > IT일반' 카테고리의 다른 글
퍼플 저널리즘에 빠진 블로거들 (22) | 2013.03.31 |
---|---|
팬택, 브랜드파워가 밀린다? (26) | 2013.03.29 |
스마트 워치는 블루오션인가? (12) | 2013.03.25 |
기술시장에서 중요한 것은 디자인 (20) | 2013.03.19 |
스타트업만의 기회를 살려라 (11) | 2013.03.1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