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APPLE/APPLE Geek Bible

애플의 해상도 의무화, 독이 되나

 애플의 해상도 의무화 정책이 시작되었습니다. 이 의무화는 강제적으로 모든 앱이 아이폰5의 새로운 해상도에 맞도록 제작되어야 한다는 것이 아니라 업데이트 시 아이폰5 해상도 업데이트도 함께 포함되어야 한다는 반강제적인 정책입니다. 필자는 지난 3월 24일, '애플의 해상도 의무화는 누구를 위한 것인가?'를 통해 개발사들이 임시책으로 버티면서 애플의 의도와는 달리 소비자를 만족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레터박스가 등장할 수 있다는 의견을 밝혔습니다.




애플의 해상도 의무화, 독이 되나


 애플이 제시한 해상도 의무화는 어플리케이션들의 해상도를 아이폰5에 맞게 제작하여 레터박스를 없애 만족도를 높여 소비자들에 기여할 것으로 처음 기대받았습니다. 하지만 이내 단순히 해상도만 지원하라는 내용에 별별 임시책들이 생겨나면서 만족도를 높이긴 커녕 원상태와 별로 달라질 것이 없다는 의견이 압도하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의무화가 시작되자 드러납니다.




임시책



 임시책으로 검은 레터박스를 대체할 새로운 래터박스를 새로 제작하거나 사이드바를 늘리는 방법은 차라리 나은 것 같습니다. 아예 위아래로 잡아당겨 놓은 앱들이 생겨난 겁니다. 늘려놓기만 하니 당연히 이미지는 흐릿흐릿합니다. 레티나 디스플레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하나마나의 업데이트를 하는 것인데 의무화가 되어버리니 이를 넘겨 다음 업데이트를 진행할 포석으로 임시책을 쓰고 있는 겁니다. 아이폰5 해상도 업데이트야 나중에 하더라도 버그가 있거나 추가된 기능을 넣으려면 다음 업데이트를 진행할 수 있어야 하니 아이폰5 해상도를 지원하는 개발을 진해하기보다는 그냥 늘려버린 것이죠.


 이런 임시책이 많은 종류가 있는 게임이나 메모앱, TO-DO앱, 날씨앱들에서 나타난다면 다른 아이폰5 해상도를 지원하는 만족감 높은 앱을 선택하여 사용하면 그만입니다. 다만, 저런 늘리는 방식을 택하고 있는 것이 은행앱이나 직불카드앱, 모바일 결제앱, 몇몇 주요 카달로그앱 등 대체할 수 없는 앱들에서 나타나고 있다는 것입니다. 어차피 대체할 수 없으니 써야 할 테고 애플이 정책을 내놓았으니 화면을 늘리긴 하는데 화면이 제대로 나오지 않아도 기능은 동작하고 다음 업데이트를 진행할 수 있으니 그냥 내버려두는 겁니다. 더군다나 저들 대부분이 대행사를 이용해 제작한다는 점에서 자체적으로 신경을 쓰는 모습을 보여주지 않습니다.

 과연 이들이 아이폰5 해상도를 이후에는 지원할까요?








 앱스토어 전체 앱 중 12%가 아이폰5 해상도를 지원한다고 합니다. 서비스가 중단된 앱들까지 포함하더라도 상당한 수의 앱들이 아직 아이폰5 해상도를 지원하지 않고 있는 것입니다. 의무화를 진행함에 따라 남은 앱 중 절반 이상이 임시책을 쓰는 형태가 된다면 아이폰의 장점이라고 할 수 있었던 만족감 높은 최적화 된 어플리케이션이라는 부분이 타격을 받을 수 있습니다. 대부분의 앱이 흐리게 보이거나 버튼 사이즈가 어색하거나 식이 돼버릴 테니까요. 물론 신규 유입되는 앱들이 계속 있기 때문에 어느 순간이 되면 따라잡게 되겠지만, 막 시작한 지금 그런 효과를 바라기는 무리가 있습니다. 무엇보다 차기 아이폰이 아이폰5와 같은 해상도로 출시된다면 단말기 사용자 수는 늘어가는데 이를 어플리케이션이 맞춰주질 못하니 애플에 독이 될 수 있습니다.

 아이폰 사용자들은 애플의 검열 가이드라인을 믿고 있습니다. 고품질의 앱들이 이 검열을 통과하여 앱스토어에서 구매할 수 있기를 희망하며, 정책을 강화하더라도 그에서 나온 아이폰에 걸맞은 앱을 사용하길 원합니다. 하지만 이번 의무화는 애초부터 불만이 많았던 대행사 제작 앱들을 더 불만스럽게 하였습니다. 물론 저품질의 앱들을 제작하여 서비스를 제공하려는 쪽에 문제가 있는 것이지 딱히 해상도 의무화가 문제 될 것은 없습니다. 처음에는 소비자들이 드디어 아이폰5 해상도가 적용된 앱들이 늘어나겠다고만 바라봤으니까요. 하지만 막상 의무화가 진행되자 개발자들은 이를 피하기 위한 방책을 마련하는 것에 급급합니다. 애플이 딱히 이 의무화 정책에 임시책 사용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애플은 많은 앱이 아이폰5에 맞춰져 레터박스가 없는 만족감을 소비자에게 주고 싶었겠지만, 그것은 애플의 생각일 뿐 그럴 생각이 없는 개발자나 개발사가 있다는 점은 간과한 것입니다. 결과적으로 이미지만 잡아 늘인 앱들이 속출하기 시작했습니다.




애플


 이것은 파편화를 떠나서 애플에 꽤 고민거리로 작용할 것입니다. 만약 차기 아이폰의 해상도를 조절해버린다면 또 어떤 식이 될까요? 상당수의 앱이 새로운 해상도를 지원하는데 시간이 걸릴 것이며, 애플은 이에 정책을 마련하겠지만, 여전히 임시책을 쓰는 것으로 버틸 겁니다.

 개발자들은 항상 애플의 가이드라인과 리젝 사태에 불만이 많지만, 의도처럼 고품질의 앱을 제공하고 아이폰5의 디스플레이를 좀 더 세련돼 보이게 하고 싶다면 그에 걸맞은 서드파티 앱들이 늘어날 수 있도록 가이드라인을 철저하게 할 필요가 있습니다. 특히 대행사를 거쳐 대충 제작된 앱들 대부분이 사용자가 당장에 대체하는 것이 불가능한 경우가 많으므로 애초부터 대행사들이 저품질의 앱을 제공할 수 없도록 공고히 해야 합니다. 물론 가이드라인을 더 강화하여 다양한 아이디어를 막아서라는 뜻은 아닙니다. 적어도 레티나 디스플레이, 4인치의 아이폰5를 내세우기 위해서라면 흐리고 눈에 피로감만 들게 하는 어플리케이션은 어느정도 처리할 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요?

 애플의 이번 해상도 의무화가 이후가 되더라도 독이 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개발자에 대한 정책과 지원 면에서 한 번 더 생각해보는 것이 좋을 것입니다. 그래야 아이폰만의 고품질 앱에 소비자들이 움직일 것이고, 또 애플의 강제적인 가이드라인에 불만을 품지 않을 테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