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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IT일반

스마트 뱅킹, 비중있게 접근해야 할 때

 '휴대폰으로 은행 업무를 본다', 이 시대를 살며 이런 일을 신기해 하는 사람은 오지에 살지 않는 이상 흔치 않을 겁니다. 사용법을 몰라도 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것 쯤은 남녀노소 누구나 인지하고 있으니까요. 그럼에도 휴대폰으로 은행 업무를 보는 것은 그리 쉽지 않습니다. 어플리케이션이니 공인인증서니 보안인증이니 몇 가지 관문을 통과해야 하니까 말이죠.




스마트 뱅킹, 비중있게 접근해야 할 때


 스마트 뱅킹을 비중 있게 접근해야 한다고 했지만, 정확히는 '스마트 뱅킹 앱에 비중있게 접근해야 한다'가 될 것입니다. 스마트폰으로 은행 업무를 보는데 기본적인 것이 은행 어플리케이션이고, 이 어플리케이션은 마치 통장이나 크레딧 카드처럼 작용하는 요소로 자리 잡고 있기 때문입니다.




스마트 뱅킹


 한국은행이 15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3월 말까지 전체 모바일뱅킹 등록 고객 수는 4,113만 명이며, 스마트폰을 이용하는 사용자만 2,807만 명인 것으로 기록되었습니다. 동일인이 여러 은행에 가입한 경우도 포함한 것을 고려하더라도 상당한 수입니다. 이는 전 분기 2,397만 명보다 17.1%가 늘어난 것으로 분기마다 10% 이상의 스마트 뱅킹 사용자가 늘어나고 있다는 얘기입니다. 또한, 1분기 스마트폰 이용 실적은 1868만 건으로 1조2245억 원, 전체 모바일 이용 실적의 98.7%와 96.9%를 차지했습니다.

 스마트폰 보급으로 모바일 뱅킹의 접근이 수월해지면서 사용자 수도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는 것입니다. 이런 사용 증가 추세는 중복 가입까지 포함했을 때 계속해서 늘어날 것이며, 스마트 뱅킹 상품이 다양해짐에 따라 유동적인 고객 이동으로 활성화될 것입니다. 마치 이자율을 보고 예금 통장을 만들거나 카드의 혜택에 따라 카드를 선택하는 것이 스마트 뱅킹으로 넘어가고 있는 것입니다.

 물론 보안 문제에 민감한 사용자는 거리를 두겠지만, 그것과 달리 늘어나는 추세 자체는 멈추지 않을 것입니다.




스마트 뱅킹 앱



 그럼에도 스마트 뱅킹 사용의 기본이라 할 수 있는 뱅킹 앱은 제자리걸음입니다.

 잦은 튕김 현상이나 작동 불능, 느리거나 인터페이스가 엉망이거나 기능이 부실한 경우도 다반사입니다. 창구에서 친절한 은행원에게 서비스를 받던 것과 달리 이것이 은행 고객을 위한 서비스인지 망각하게 하는 앱들이 많은 겁니다. 이유는 간단한데, 은행 내 자체적인 스마트 뱅킹 개방 팀이라고 해봐야 기획부가 전부이고 대부분 개발을 외주로 넘기면서 품질저하를 낳기 때문입니다.

 은행이 직접 개발자와 UI/UX 디자이너, 기획자 등을 모집해 팀을 꾸리는 것이 아니라 필요한 기능과 전자금융거래법 기준만 넘긴 채 외주 업체에 전적인 개발을 맡겨버리는 것입니다. 외주 업체야 완성도 보다는 앱의 형태를 갖추고 기간 내 완성하는 것, 그리고 그에 따른 비용만 받으면 되기 때문에 은행 입장에서의 서비스 접근이 일어날 수 없습니다. 은행이 의도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스마트 뱅킹 앱에 접근하는 방식이 잘못된 것입니다.


 현재는 이런 부족한 스마트 뱅킹 앱에 대해 '어쩔 수 없이 사용한다'는 사용자가 많습니다. 스마트폰으로 은행 거래를 해야겠고, 월급이 특정 은행으로만 들어온다거나 같은 어쩔 수 없는 상황이 오면 부족하더라도 사용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스마트폰 뱅킹 유저가 늘어나고 있고, 아예 스마트폰으로만 거래해야 하는 상품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스마트폰만으로 이용하려는 상품이 있는데 뱅킹 앱이 계속 튕기는 등의 문제를 유발한다면 사용하는 고객으로서는 어떤 기분일까요? 더군다나 스마트폰 직불 서비스도 생기면서 아예 통장이나 카드 없이 스마트폰 뱅킹만으로 모든 거래를 할 수 있는 수준이 되었습니다만, 쓸 때마다 말썽이고 불편한 뱅킹 앱 때문에 차라리 카드를 사용하는 것이 여전히 편할 때도 있습니다.




은행



 은행들은 서서히가 아닌 아주 빠르게 이 문제를 대처할 수 있어야 합니다. 자체적인 스마트폰 뱅킹 개발팀을 꾸려야 하고 전문 인력과 은행 업무 교육을 통해 자신들의 은행에 걸맞은 뱅킹 앱을 제작해 서비스를 강화해 나가야 합니다. 스마트폰 뱅킹이 활성화되어도 통장이나 카드 사용은 줄지 않을 것입니다. 중요한 자금은 스마트폰 거래보다는 통장 거래를 더 선호할 테니까요. 하지만, 자금 회전력을 빠르게 하고 접근성을 높이는데 스마트 뱅킹과 비교할만한 서비스는 없습니다. 통장, 카드, 텔레뱅킹, PC 인터넷뱅킹 모두 말이죠.


 그렇다면 은행들은 스마트폰 뱅킹에 보다 비중 있는 접근을 시도해야 합니다.

 '스마트 뱅킹이 편하다?', 확실히 편합니다. 하지만 아직은 반만, 아니, 개념만 편한 수준입니다. 완벽히 고객을 위한 '서비스'로는 부족하며, 이것이 고객 불편으로 이어졌을 때 장기적인 경쟁력을 상실하는 일이 될 것입니다. 그것은 은행을 믿고 사용하는 고객이나 고객을 확보해야 하는 은행 모두에게 좋지 않은 것이죠. 더욱 나은 경쟁력을 얻기 위해 뱅킹 앱을 근본적으로 손봐야 합니다.


 궁극적으로는 보안 문제도 은행이 자체적으로 고민하고 기술적 접근을 할 수 있는 곳까지 갈 수 있어야 장기적으로 은행들이 모바일 고객을 확보하는 방향이 될 것입니다. 이자율이나 혜택과 더불어 뱅킹 앱과 모바일 뱅킹 서비스 자체의 안정성 또한 은행을 선정하는 주요 항목이 될 것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