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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IT일반

사람의 기술 사용은 모노 태스킹으로 가야한다

 멀티 태스킹은 일상입니다. 빠른 현대 사회에서 몇 가지 일을 동시에 하는 것은 당연해 보이기도 하며, 전화를 받으면서 메모를 하는 수준을 넘어 시간을 절약하기 위한 멀티 태스킹의 필요성은 날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습니다. 당연하게도 기술발전은 그런 멀티 태스킹 동향에 따라 발전하고 있죠.




사람의 기술 사용은 모노 태스킹으로 가야한다


 그래서인지 더욱 효율적인 멀티 태스킹이 가능하도록 진화하고 있습니다. 멀티 태스킹을 하고 있으니 멀티 태스킹을 발전시키는 겁니다. 하지만 이것이 과연 궁극적인 기술 발전의 방향인지에 대해선 고민해봐야 합니다. 오히려 느려 보이고, 쿨해 보이지 않는 모노 태스킹이 더 나은 방향은 아닌지 말입니다.




스마트폰



 Mashable은 Cohen Children's Medical Center의 조사결과를 인용하여, 운전 중 스마트폰 사용이 음주운전보다 위험하다고 보도했습니다. Cohen Children's Medical Center의 조사결과를 보면, 매년 미국 10대 운전자 3,000명이 운전 중 스마트폰 사용으로 사망하고, 30만 명이 부상을 입은 것으로 집계되었습니다. 이는 음주운전의 2,700명, 28만 2,000명보다 높은 것으로 음주운전보다 스마트폰 사용으로 인한 교통사고 발생률이 높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미국 전역의 10대 운전자 9,000여 명 중 남성 운전자는 49%, 여성 운전자는 45%가 운전 중에 메세지를 보낸다고 응답했으니 상당한 수가 운전 중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있는 것입니다.

 운전 중 스마트폰 사용 시 전방 주시율은 음주운전보다 낮고, DMB와 비슷한 수준이며, 운전 중 메세지를 이용하면 사고 위험이 23배나 높아지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음주운전이야 술 때문인 사고지만, 술을 마시지 않았음에도 단지 스마트폰을 보는 것만으로 사고가 나는 위험에 항상 노출된 상태다 보니 음주운전의 사고 발생률보다 높은 것입니다.


 이런 문제가 생기자 스마트폰 제조사나 자동차 업체들은 이 두 가지를 사고를 줄이며 할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하고 선보입니다. 음성인식 기술이나 구글 글래스와 같은 전방에 스크린을 띄우거나 유리창에 정보를 인식하게 하는 방식들 말입니다. 손으로 두 가지 일을 하가기 쉽지 않으니 목소리를 이용해 멀티 태스킹을 수월하게 만들겠다는 겁니다.

 하지만 이것이 과연 적절한 기술 발전의 모습일까요? 분명 이런 기술들이 어쩔 수 없이 멀티 태스킹을 해야 하면 도와주는 역할이 될 수는 있을 겁니다. 그러므로 필요한 것은 맞습니다. 그러나 기본적으로 모노 태스킹을 지향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옳다고 필자는 생각합니다.




멀티 태스킹



 Institut für Arbeit und Gesundheit의 Dirk Windemuth 교수는 '모노 태스킹이 바람직하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동시에 여러 가지 일을 함으로써 더 많은 것을 해낼 수 있다고 믿는 것은 근본부터 잘못된 것'이라고 지적했는데, '사람은 애초에 멀티 태스킹에 적합하게 만들어진 존재가 아니다'라는 겁니다. 그는 근로문제 전문가로 활동하고 있는데, 많은 노동자가 멀티 태스킹을 하면 시간도 더 많이 걸리면서 실수가 늘어나 오히려 비효율적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그 때문에 잦은 스트레스에 시달릴 수 있으며, 차라리 한 가지 일을 제대로 처리하고 다음으로 옮겨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즉, 사람은 먼저 멀티 태스킹을 했을 때 작업에 대한 효율이 떨어집니다. 메세지와 TV 보는 것을 함께 하거나 게임을 하면서 밥을 먹거나 어떤 일이든 동시에 했을 때 집중력이 저하되고, 스트레스를 불러오는 겁니다. 모든 일이 그런 것은 아닙니다. 멀티 태스킹이 필요한 부분이 존재할 것이고, 그런 부분은 챙길 수 있어야 합니다. 하지만 궁극적인 기술 방향은 가장 중요한 부분을 모노 태스킹하면서 다른 부분을 기술이 멀티 태스킹 영역으로 채워주는 것입니다. 사람이 한 가지에 집중할 수 있도록 말입니다.

 운전 중에 메세지를 한다? 메세지가 오지 않는다면 답장할 일도 없을 겁니다. 그러니까 기술은 사용자가 계속 운전에 집중할 수 있게 하면서 메세지는 따로 처리할 수 있게 하여야 합니다. 예를 들어 운전 중 메세지가 도착하면 음성 인식으로 답하게 하여 멀티 태스킹을 유발하는 것이 아니라 알림이 울리지 않게 하거나 설정에 따라 상대방에게 위치와 함께 운전 중이라는 답장을 자동으로 보내어 운전 중 메세지에 신경 쓰지 않도록 하거나 메세지를 작성할 수 있는 구간에선 자동으로 크루저 모드를 이행하고 답장할 수 있게 하는 쪽 말이죠.

 이는 단순히 한 가지만 하게 하라는 것은 아닙니다. 멀티 태스킹으로 동시에 연산하게 하는 것보다 한가지 작업을 빠르게 처리하고, 다음 작업도 빠르게 처리할 수 있도록 하여 모노 태스킹의 속도를 높여 멀티 태스킹 보다는 효율적으로, 전보다는 빠르게 할 수 있도록 보조해주는 역할을 기술이 뒷받침해줘야 한다는 얘기입니다. 일종의 뇌의 연산 능력을 기술에 이행하는 것입니다.




모노 태스킹




 대부분의 기술은 멀티 태스킹을 강요합니다. 사람이 멀티 태스킹을 해낼 수 없지만, 멀티 태스킹을 해낼 수 있는 쪽으로 가닥을 잡고 있는 것입니다. 그 방향은 결국 멀티 태스킹을 하게 만들고 비효율적인 상태를 유지하게 합니다. 단순히 비효율적인 것만 아니라 사고까지 내버리죠. 애초 사람은 기계와 같이 모든 일에 집중하거나 2개, 4개의 머리를 가지고 있지 않아 동시에 처리하기가 쉽지 않음에도 상황에 따라 멀티 태스킹을 시도하려 할 뿐이니까요.

 궁극적으로 사람의 기술 사용은 모노 태스킹으로 가야 하고, 발전 방향도 거기에 맞춰져야 합니다. 실제 그런 기술 제품은 최근 많이 생겨나고 있습니다. 기존의 기술들도 모노 태스킹에 맞춰지기도 하고, 사람이 한 가지 작업에 집중하도록 하는 제품 말입니다. OmmWriter Dāna II 같은 것들 말이죠. 그것은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을 가장 잘할 수 있게 해주는 도구라고 생각합니다.

 빠른 현대 사회에서 멀티 태스킹을 당연하다고 느꼈다면, 이제는 모노 태스킹에 대한 고민을 해볼 차례입니다.